We sat, Gus in his chair and me on the damp grass, as near to Funky Bones as we could get him in the chair.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거스는 휠체어에, 나는 눅눅한 잔디 위에. 휠체어를 탄 그가 갈 수 있는 한 최대한 '펑키 본즈' 가까이로.
펑키 본즈에 다시 왔습니다. 예전엔 같이 뛰어다녔는데 이제는 휠체어에 의지해야 한다는 게 참 야속하게 느껴지죠.
I pointed at the little kids goading each other to jump from rib cage to shoulder
나는 갈비뼈에서 어깨로 뛰어넘으라고 서로를 부추기는 꼬마 아이들을 가리켰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지켜보는 두 사람입니다. 저 아이들도 언젠가는 이 거대한 해골 조각상의 의미를 깨닫는 날이 오겠죠?
and Gus answered just loud enough for me to hear over the din, “Last time, I imagined myself as the kid. This time, the skeleton.”
거스는 소란스러운 소리 너머로 내가 간신히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난번에는 내가 저 아이라고 상상했어. 이번에는 저 해골이야.”
해골이 되어버린 것 같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합니다. 장난스러운 말투 속에 뼈아픈 진실을 숨기는 거스 특유의 화법이네요.
We drank from paper Winnie-the-Pooh cups. A typical day with late-stage Gus:
우리는 곰돌이 푸가 그려진 종이컵으로 샴페인을 마셨다. 암 말기 거스와 보내는 전형적인 하루는 이랬다.
곰돌이 푸 컵에 담긴 고급 샴페인이라니 참 언밸런스한 조합입니다. 거스와의 하루는 항상 이렇게 예상을 빗나가곤 하죠.
I went over to his house about noon, after he had eaten and puked up breakfast.
그가 아침 식사를 하고 그걸 다 게워낸 뒤인 정오쯤 나는 그의 집으로 갔다.
정오가 다 되어서야 만남이 시작됩니다. 아침 먹고 토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말기 환자의 현실이 참 무겁네요.
He met me at the door in his wheelchair, no longer the muscular, gorgeous boy who stared at me at Support Group,
그는 휠체어를 타고 문 앞에서 나를 맞이했다. 서포트 그룹에서 나를 빤히 바라보던 그 근육질의 멋진 소년은 더 이상 없었다.
근육질 미소년은 어디 가고 수척해진 모습만 남았네요. 그래도 헤이즐 눈에는 여전히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일 거야.
but still half smiling, still smoking his unlit cigarette, his blue eyes bright and alive.
하지만 여전히 비스듬히 미소를 지으며 불 붙지 않은 담배를 물고 있었고, 그의 파란 눈은 밝게 살아 있었다.
불 안 붙인 담배와 파란 눈은 여전합니다. 육체는 시들어도 영혼만은 끝까지 빛나려는 의지가 느껴지네요.
We ate lunch with his parents at the dining room table. Peanut-butter-and-jelly sandwiches and last night’s asparagus.
우리는 다이닝 룸 식탁에서 그의 부모님과 점심을 먹었다. 피넛버터 젤리 샌드위치와 어젯밤 남은 아스파라거스였다.
점심 메뉴가 소박하다 못해 좀 짠하네요. 어제 먹다 남은 아스파라거스라니 거스 아빠의 알뜰함이 돋보입니다 ㅋ.
Gus didn’t eat. I asked how he was feeling. “Grand,” he said.
거스는 먹지 않았다. 내가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그는 “아주 좋아.”라고 답했다.
상태가 안 좋은데도 아주 좋다고 답합니다. 저 근거 없는 자신감과 허세가 거스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 아닐까요.
“And you?” “Good. What’d you do last night?” “I slept quite a lot.
“너는?” “나도 좋아. 어젯밤에는 뭐 했어?” “잠을 아주 많이 잤지.”
잠만 잤다는 말이 왜 이렇게 슬프게 들릴까요. 깨어있는 시간보다 잠든 시간이 더 많아지는 게 이별의 신호 같아서요.
I want to write you a sequel, Hazel Grace, but I’m just so damned tired all the time.”
“너에게 속편을 써주고 싶어, 헤이즐 그레이스. 하지만 그냥 항상 너무 젠장맞게 피곤해.”
속편 써주고 싶은데 너무 피곤하답니다. 헤이즐을 향한 마음은 굴뚝같은데 몸이 안 따라주니 본인은 얼마나 답답할까요.
“You can just tell it to me,” I said. “Well, I stand by my pre–Van Houten analysis of the Dutch Tulip Man.
“그냥 나한테 말해주면 되잖아.” 내가 말했다. “글쎄, 나는 네덜란드 튤립 남자에 대해 반 호텐을 만나기 전 내 분석을 고수해.”
반 호텐은 무시하고 본인만의 분석을 고수합니다. 저 고집 있는 모습이 예전의 거스를 보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