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don’t do that, Scout. Scout?” “Wha-t?” He had been on the verge of telling me something all evening;
“아냐, 그러지 마, 스카웃. 스카웃?” “왜-애?” 오빠는 저녁 내내 나한테 뭔가를 말하려고 했었어;
젬 오빠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스카웃을 말리고 있어. 비밀을 털어놓을까 말까 고민하며 저녁 내내 젬의 입술이 들썩거렸던 모양이야. 말할 듯 말 듯 사람 애간장을 태우는 그 미묘한 분위기, 느껴지니?
his face would brighten and he would lean toward me, then he would change his mind. He changed it again.
오빠의 얼굴이 밝아졌다가 나를 향해 몸을 숙이더니, 그러고는 마음을 바꾸곤 했어. 오빠는 또 마음을 바꿨어.
젬의 얼굴이 '말할까?' 하고 환해졌다가, '아냐!' 하고 다시 어두워지는 게 거의 신호등 수준이야. 몸까지 앞으로 쓱 내밀었다가 다시 뒤로 빼는 저 갈지자 행보! 비밀을 지키려는 자와 말하고 싶은 자의 자아 분열이 최고조에 달했어.
“Oh, nothin’.” “Here, let’s write a letter.” I pushed a tablet and pencil under his nose.
“아, 아무것도 아냐.” “자, 우리 편지 쓰자.” 나는 연습장과 연필을 오빠 코앞으로 밀어 넣었어.
젬은 결국 입을 닫아버렸어. '아무것도 아냐'라는 말로 상황을 종료시키려 하지만, 우리 눈치 빠른 스카웃은 오빠의 어색함을 감지하고 잽싸게 화제를 돌려버려. 편지 쓰라는 명목하에 연습장을 코앞에 들이미는 스카웃의 저 패기, 정말 대단하지 않니?
“Okay. Dear Mister…” “How do you know it’s a man? I bet it’s Miss Maudie—been bettin’ that for a long time.”
“좋아. 아저씨께...” “그게 남자인 줄 어떻게 알아? 난 모디 아줌마라고 확신해. 꽤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해 왔단 말이야.”
나무 구멍에 선물을 두고 가는 사람이 당연히 남자일 거라고 생각하고 편지를 쓰기 시작한 젬 오빠한테 스카웃이 딴지를 걸고 있어. 우리 스카웃은 벌써부터 나름의 추리력을 풀가동 중인 모양이야!
“Ar-r, Miss Maudie can’t chew gum—” Jem broke into a grin.
“에이, 모디 아줌마는 껌 못 씹어—” 젬이 활짝 웃음을 터뜨렸어.
젬 오빠가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웃으면서 스카웃의 추리를 반박하고 있어. 껌을 못 씹어서 선물 주인이 아니라는 논리가 참 단순하면서도 젬다워!
“You know, she can talk real pretty sometimes. One time I asked her to have a chew and she said no thanks,
“있잖아, 아줌마는 가끔 진짜 우아하게 말하거든. 한번은 내가 껌 좀 씹으실 거냐고 물어봤더니 사양하시더라고.”
모디 아줌마가 얼마나 교양 있는 말투를 쓰는지 젬이 설명해주고 있어. '껌 좀 씹으실래요?'라는 아주 일상적인 제안에 아줌마가 어떻게 대답했는지 궁금하지 않니?
that—chewing gum cleaved to her palate and rendered her speechless,” said Jem carefully.
“그게—껌이 입천장에 딱 달라붙어서 말을 못 하게 만든다고 말이야.” 젬이 조심스럽게 말했어.
모디 아줌마가 껌을 거절하며 했던 아주 어려운 말들을 젬이 기억해내서 그대로 따라 하고 있어. 'cleaved', 'palate', 'rendered' 같은 단어들... 젬한테는 거의 마법 주문처럼 들렸을 거야!
“Doesn’t that sound nice?” “Yeah, she can say nice things sometimes. She wouldn’t have a watch and chain anyway.”
“그거 참 근사하게 들리지 않니?” “응, 아줌마는 가끔 멋진 말을 하곤 해. 어차피 아줌마가 시계랑 시계 줄을 갖고 있지는 않았을 테니까.”
모디 아줌마의 우아한 어휘력에 감탄 중인 젬과 스카웃! 아줌마가 쓰는 고급진 단어들이 꽤나 인상 깊었나 봐. 하지만 감탄은 감탄이고, 나무 구멍에 선물을 넣은 범인(?)을 찾는 추리 레이더는 멈추지 않아. '아줌마는 시계가 없으니 범인 제외!'라는 꼬마 탐정들의 논리적인 배제법, 아주 날카롭지?
“Dear sir,” said Jem. “We appreciate the—no, we appreciate everything which you have put into the tree for us.”
“아저씨께,” 젬이 말했어. “저희는 그—아니, 아저씨가 저희를 위해 나무 속에 넣어두신 모든 것에 감사드려요.”
드디어 감사의 편지를 쓰기 시작한 우리 예의 바른 남매! 젬이 'Dear sir'라고 운을 떼는 게 꽤나 비장하지? 선물 하나하나를 나열하려다가 '에라 모르겠다, 다 감사해!'라며 통 크게 뭉뚱그려 표현하는 저 센스. 익명의 기부자님, 이 편지 읽으면 감동 좀 받으시겠는데?
“Yours very truly, Jeremy Atticus Finch.” “He won’t know who you are if you sign it like that, Jem.”
“진심을 담아, 제러미 애티커스 핀치 드림.” “오빠, 그렇게 이름을 쓰면 그 사람이 오빠가 누군지 모를 거야, 젬.”
젬 오빠, 편지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격식을 차리려고 풀 네임을 다 적었네? 평소엔 그냥 '젬'이라고 부르면서 이럴 때만 '제러미 애티커스 핀치'라니, 폼 잡는 게 아주 귀여워. 옆에서 지켜보던 스카웃이 '그렇게 쓰면 못 알아본다'며 현실 조언을 날리는데, 꼬마들의 이름 쓰기 논쟁이 참 정겹지?
Jem erased his name and wrote, “Jem Finch.” I signed, “Jean Louise Finch (Scout),” beneath it.
젬은 자기 이름을 지우고 '젬 핀치'라고 썼어. 나는 그 밑에 '진 루이스 핀치 (스카웃)'라고 서명했지.
스카웃의 충고를 듣고 젬이 쿨하게 이름을 고쳐 썼어. 역시 젬은 소통할 줄 아는 오빠야! 스카웃도 질세라 자기 본명 뒤에 '스카웃'이라는 별명까지 괄호 치고 야무지게 적어 넣었네. 이 정도면 나무 구멍 주인님도 누군지 바로 아시겠지? 둘의 이름이 나란히 적힌 편지지가 참 훈훈해.
Jem put the note in an envelope. Next morning on the way to school he ran ahead of me and stopped at the tree.
젬은 편지를 봉투에 넣었어. 다음 날 아침 학교 가는 길에 오빠는 나보다 앞서 달려가더니 나무 앞에서 멈춰 섰지.
젬 오빠가 정성껏 쓴 편지를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나무로 달려가는 장면이야. 우체통도 아닌 나무 구멍에 편지를 넣으려고 봉투까지 준비한 저 디테일! 아주 귀염뽀짝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