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to live in that vacuous uncreated space alone with the Word.
그리고 아직 창조되지 않은 그 텅 빈 공간에서 말씀과 단둘이 살고 싶었다.
텅 빈 공간에서 말씀과 단둘이라니 참 고요하면서도 슬픈 소망이네요. 신학적인 은유를 빌려서라도 이 지옥 같은 현실을 지우고 싶은 겁니다.
People talk about the courage of cancer patients, and I do not deny that courage.
사람들은 암 환자들의 용기에 대해 말하고, 나 또한 그 용기를 부정하지 않는다.
투병을 용기로 포장하는 세상의 시선에 대해 조용히 입을 엽니다. 주인공은 그 칭찬 뒤에 숨겨진 진짜 민낯을 보여주려는 것 같네요.
I had been poked and stabbed and poisoned for years, and still I trod on.
나는 몇 년 동안이나 바늘에 찔리고 난도질당하고 독극물 주입을 견뎌내며 계속해서 걸어왔다.
수년간 이어진 고통의 기록을 담담하게 읊고 있네요. 계속 걸어왔다는 말 뒤에 숨겨진 피로감이 독자님 마음도 찌를 것 같군요.
But make no mistake: In that moment, I would have been very, very happy to die.
하지만 분명히 해두자면, 그 순간 나는 죽는다면 정말이지 행복했을 것이다.
죽는 게 행복하겠다고 말할 정도면 얼마나 아픈 건지 짐작조차 안 가네요. 용기니 뭐니 하는 말보다 당장 이 고통을 끝내는 게 급선무였을 거예요.
I woke up in the ICU. I could tell I was in the ICU because I didn’t have my own room,
중환자실에서 눈을 떴다. 독방이 아닌 걸 보고 내가 중환자실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눈을 떴는데 중환자실이라니 정말 절망적인 상황이네요. 자기 방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분위기를 바로 파악해 버립니다.
and because there was so much beeping, and because I was alone:
사방에서 삐삐 소리가 들렸고, 나 혼자였기 때문이다.
기계음 가득한 공간에 홀로 남겨진 공포가 느껴지시나요. 중환자실 특유의 차가운 정적이 삐 소리 뒤에 숨어 주인공을 압박하는 것 같네요.
They don’t let your family stay with you 24/7 in the ICU at Children’s because it’s an infection risk.
어린이 병원의 중환자실은 감염 위험 때문에 가족들이 24시간 내내 곁에 머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보호자 면회 제한은 병원의 가장 가혹한 규칙 중 하나죠. 아픈 아이를 혼자 둬야 하는 부모님 마음은 또 얼마나 아플까요?
There was wailing down the hall. Somebody’s kid had died. I was alone.
복도 저편에서 통곡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의 아이가 죽은 것이다. 나는 혼자였다.
옆방 아이의 죽음이 복도를 타고 전해지는 비극적인 순간입니다.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과 타인의 죽음이 교차하며 불안함이 극에 달하겠네요.
I hit the red call button. A nurse came in seconds later.
나는 빨간색 호출 버튼을 눌렀다. 몇 초 후 간호사가 들어왔다.
빨간 버튼은 환자에게 유일한 생명줄 같은 도구죠. 누르자마자 달려오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Hi,” I said. “Hello, Hazel. I’m Alison, your nurse,” she said.
"안녕." 내가 말했다. "안녕, 헤이즐. 난 네 담당 간호사인 앨리슨이야." 그녀가 말했다.
앨리슨이라는 이름의 담당 간호사가 등장했습니다. 병원이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만나는 첫 번째 인간적인 연결고리네요.
“Hi, Alison My Nurse,” I said. Whereupon I started to feel pretty tired again.
"안녕, 내 담당 간호사 앨리슨." 내가 대답했다. 그러고 나서 나는 다시 꽤나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앨리슨을 '내 간호사'라고 부르며 다시 잠드는 모습이 짠합니다. 안심이 되는 건지 아니면 몸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But I woke up a bit when my parents came in, crying and kissing my face repeatedly,
하지만 부모님이 들어와 울면서 내 얼굴에 연신 입을 맞췄을 때 정신이 좀 들었다.
부모님의 울음 섞인 입맞춤이 차가운 병실 공기를 녹여줍니다. 깨어난 딸을 보는 부모님의 안도감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기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