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ghtn't I to sign something? Don't I get a policy of some kind?”
“어딘가에 서명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증서 같은 건 안 주시나요?”
policy는 여기에서 보험 증권이나 증서를 의미합니다. 피가로 씨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계약의 증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Agent No. XYQ/384/b, who had already reached the door, turned and regarded Mr Figaro with faint annoyance.
이미 문가에 다다른 대리인 제XYQ/384/b호는 몸을 돌려 약간 짜증 섞인 눈초리로 피가로 씨를 바라보았다.
“What on earth for?” he demanded. “Timesaving can't be compared with any other kind of saving - it calls for absolute trust on both sides.”
“도대체 무엇 때문입니까?” 그가 물었다. “시간 저축은 다른 저축과는 다릅니다. 양측의 절대적인 신뢰가 필요하거든요.”
What on earth for?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라며 강한 의구심이나 부정을 나타내는 강조 표현입니다.
“Your word is good enough for us, especially as you can't go back on it.”
“당신의 말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특히 당신은 그 말을 결코 되돌릴 수 없으니까요.”
go back on은 약속이나 말을 어기다 혹은 번복하다라는 뜻입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돌이킬 수 없다는 회색 신사의 말에 묘한 강압이 서려 있군요.
“We'll take care of your savings, though how much you save is entirely up to you - we never bring pressure to bear on our customers.”
“저희가 당신의 저축을 관리해 드리겠습니다. 다만 얼마나 아낄지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저희는 고객에게 절대로 압력을 가하지 않으니까요.”
bring pressure to bear on은 누구에게 압력을 가하다라는 뜻입니다. 겉으로는 자율성을 강조하지만 사실은 이미 강력한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죠.
“Good day, Mr Figaro.” On that note, the agent climbed into his smart gray car and purred off.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피가로 씨.” 그 말을 끝으로 대리인은 번듯한 회색 승용차에 올라타 조용히 사라졌다.
차가 purred off 했다는 표현은 엔진이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매끄럽게 출발했다는 뜻입니다. 회색 신사들의 세련되면서도 은밀한 이미지를 잘 보여줍니다.
Mr Figaro gazed after him, kneading his brow. Although he was gradually becoming warmer again, he felt sick and wretched.
피가로 씨는 이마를 주무르며 그가 떠난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몸에 다시 온기가 돌기 시작했지만, 그는 구역질이 날 것 같았고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회색 신사가 떠나자 한기가 사라지지만, 피가로 씨의 영혼은 이미 상처를 입어 sick and wretched(병들고 비참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The air still reeked of smoke from the agent's cigar, a dense blue haze that was slow to disperse.
공기 중에는 여전히 대리인이 피우던 시가 연기 냄새가 진동했고, 짙푸른 연기는 좀처럼 흩어지지 않았다.
Not till the smoke had finally gone did Mr Figaro begin to feel better.
연기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피가로 씨는 기분이 조금 나아지기 시작했다.
But as it faded, so did the figures chalked up on the mirror,
하지만 연기가 사라지면서 거울 위에 분필로 적어놓은 숫자들도 함께 사라져 갔다.
시가 연기가 사라지며 거울의 낙서와 기억이 함께 사라지는 이 장면은, 회색 신사들이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존재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환상적인 연출입니다.
and by the time they had vanished altogether Mr Figaro's recollection of his visitor had vanished too.
숫자들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을 때, 피가로 씨의 기억 속에서 그 방문객에 대한 생각도 깨끗이 사라졌다.
He forgot the man in gray but not his new resolution, which he believed to be his alone.
그는 회색 신사를 잊었지만 새로운 결심만큼은 잊지 않았다. 그는 그 결심이 오직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믿었다.
방문객의 존재는 잊히고 결심만 남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의 의지로 시간을 아끼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무서운 수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