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the next day (and there are many such days), we're frightened, and the fear, tension and despair can be read on our faces.
다음 날이면(그런 날이 아주 많아) 잔뜩 겁에 질리곤 해. 우리 얼굴엔 공포와 긴장, 절망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웃음은 찰나고, 공포는 일상이지. 얼굴이 이미 모든 걸 스포일러 하고 있어서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가 없는 상태야.
Miep and Mr. Kugler bear the greatest burden for us, and for all those in hiding—Miep in everything she does
미프 언니랑 쿠글러 씨가 우리랑 숨어 지내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큰 짐을 지고 계셔. 미프 언니는 행동 하나하나가 다 그렇고,
숨어 있는 사람들보다 이들을 돕는 조력자들이 사실 더 가시방석이지. 자기가 잡혀갈 수도 있는데 말이야. 진짜 갓생 사는 영웅들이라고 봐도 무방해.
and Mr. Kugler through his enormous responsibility for the eight of us, which is sometimes so overwhelming
쿠글러 씨는 우리 여덟 명에 대한 엄청난 책임감 때문에 가끔은 너무 힘들어 보이셔.
여덟 명의 생사를 책임진다는 게 보통 일이겠어? 멘탈 관리 레벨이 만렙이어야 가능한 일인데, 쿠글러 씨도 가끔은 과부하가 걸리는 모양이야.
that he can hardly speak from the pent-up tension and strain.
긴장과 압박이 너무 심해서 가끔은 말조차 제대로 못 하실 정도라니까.
속에서 곪아 터지기 일보 직전인 거지. 말 한마디 꺼내는 것조차 에너지가 안 남을 정도로 방전된 상태라니 너무 안쓰러워.
Mr. Kleiman and Bep also take very good care of us, but they're able to put the Annex out of their minds,
클라이만 씨랑 벱 언니도 우릴 정말 잘 돌봐주시지만, 그분들은 은신처 일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잖아.
우리를 도와주는 고마운 분들이지만, 안네는 그들이 부러운 거야. 왜냐고? 그들에겐 'OFF 스위치'가 있거든. 우리는 24시간 은신처 모드인데 말이야.
even if it's only for a few hours or a few days.
비록 몇 시간이나 며칠뿐이라 해도 말이야.
안네에게는 단 한 시간의 자유도 꿈같은 일이야. 조력자들이 잠시라도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안네 눈에는 엄청난 특권처럼 보였을 거야.
They have their own worries, Mr. Kleiman with his health and Bep with her engagement, which isn't looking very promising at the moment.
그분들도 걱정거리가 있어. 클라이만 씨는 건강 문제, 벱 언니는 지금 상황이 좋지 않은 약혼 문제로 고민하시지.
도와주는 사람들도 각자의 삶에서 고군분투 중이야. 클라이만 씨는 몸이 아프고, 베프는 결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 인생 참 쉽지 않다, 그치?
But they also have their outings, their visits with friends, their everyday lives as ordinary people,
하지만 그분들은 외출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일상을 보내기도 해.
안네가 가장 부러워하는 포인트야. 밖을 돌아다니고, 친구를 만나고... 우리에겐 사치인 일들이 그들에겐 당연한 일상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하지.
so that the tension is sometimes relieved, if only for a short while,
그래서 아주 잠깐이라도 긴장을 풀 수 있지만,
꽉 끼는 신발을 벗었을 때의 그 해방감 알지? 조력자들은 밖에서 그런 숨구멍을 찾을 수 있지만, 안네는 신발을 벗을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야.
while ours never is, never has been, not once in the two years we've been here.
우린 단 한 번도 그러질 못했어. 여기 온 지 2년이 다 되어가도록 단 한 순간도 말이야.
안네의 서러움이 폭발하는 대목이야. 조력자들에겐 있는 그 짧은 휴식이 안네에겐 2년 내내 0.1초도 없었대. 진짜 마음이 찢어진다.
How much longer will this increasingly oppressive, unbearable weight press down on us?
갈수록 무거워지는 이 견디기 힘든 짐을 우린 얼마나 더 버텨낼 수 있을까?
은신처 생활 2년 차, 안네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일보 직전이야. 밖으로 나갈 기약은 없고 상황은 점점 나빠지니까 마음속 응어리가 폭발해 버린 거지. 분위기가 아주 무거워.
The drains are clogged again. We can't run the water, or if we do, only a trickle;
배수구가 또 막혔어. 물을 아예 못 쓰거나, 겨우 졸졸 나오는 정도야.
마음도 답답해 죽겠는데 이제는 물리적으로 배수구까지 속을 썩이네. 숨어 지내는 상황에서 물이 안 나오는 건 진짜 대재앙이나 다름없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