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1, 1942
1942년 7월 1일 수요일
일기장의 날짜가 또 바뀌었어. 6월이 가고 7월이 시작됐네. 그동안 헬로랑은 얼마나 더 친해졌을지 궁금하지 않아?
Dearest Kitty, Until today I honestly couldn't find the time to write you.
사랑하는 키티, 오늘까지 정말이지 너에게 편지 쓸 시간이 전혀 없었어.
오호, 안네가 일기를 쓸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빴다니! 무슨 즐거운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일기장 친구 키티가 조금 서운해했을지도 모르겠어.
I was with friends all day Thursday, we had company on Friday, and that's how it went until today.
목요일엔 하루 종일 친구들이랑 있었고, 금요일엔 손님이 오셨거든. 오늘까지 계속 그런 식이었어.
안네가 그동안 왜 일기를 못 썼는지 키티에게 변명하는 중이야. 친구들에 손님까지, 안네의 인기가 거의 아이돌 급 스케줄인데? 키티가 질투하지 않게 조심해야겠어!
Hello and I have gotten to know each other very well this past week, and he's told me a lot about his life.
헬로와 나는 지난 일주일 동안 아주 가까워졌고, 그애는 나한테 자기 삶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줬어.
헬로와 안네의 관계가 급진전됐어! 일주일 만에 인생사를 다 털어놓을 정도면 이건 거의 영혼의 단짝 수준 아니니? 안네의 일기장에 헬로 지분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He comes from Gelsenkirchen and is living with his grandparents. His parents are in Belgium, but there's no way he can get there.
그애는 겔젠키르헨에서 왔고 지금은 조부모님이랑 같이 살아. 부모님은 벨기에에 계시는데, 거기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대.
헬로의 안타까운 사연이네... 전쟁 때문에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야 한다니, 헬로의 그 밝은 유머 뒤에는 이런 그리움이 숨어 있었나 봐.
Hello used to have a girlfriend named Ursula. I know her too. She's perfectly sweet and perfectly boring.
헬로에겐 우르술라라는 여자친구가 있었어. 나도 아는 애인데, 정말 착하지만 정말 따분한 애야.
전 여친 등판! 안네의 평가가 아주 칼 같지 않니? '완벽하게 착하고 완벽하게 지루하다'니, 이건 칭찬인 듯 칭찬 아닌 욕 같은 평가야. 역시 안네의 관찰력은 아무도 못 속여.
Ever since he met me, Hello has realized that he's been falling asleep at Ursula's side.
나를 만난 이후로 헬로는 우르술라 옆에 있으면 잠이 쏟아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대.
안네의 자신감 보소! 나를 만나고 나서야 전 여친이 얼마나 지루했는지 알게 됐다니, 안네가 헬로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주고 있다는 증거지? 거의 인간 레드불 수준이야!
So I'm kind of a pep tonic. You never know what you're good for! Jacque spent Saturday night here.
그러니까 내가 일종의 활력소가 된 셈이지.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는 정말 모를 일이야! 토요일 밤엔 자클린이 우리 집에서 잤어.
안네가 스스로를 '활력소(pep tonic)'라고 부르는 거 너무 귀엽지 않니? 그러다가 갑자기 친구가 자고 갔다는 일상 얘기로 휙 넘어가는 게 영락없는 수다쟁이 소녀야.
Sunday afternoon she was at Hanneli's, and I was bored stiff. Hello was supposed to come over that evening, but he called around six.
일요일 오후에 자클린은 하넬리네 집에 갔고, 난 지루해 죽을 뻔했지. 그날 저녁에 헬로가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6시쯤 전화가 왔어.
단짝 친구는 다른 집 가버리고, 혼자 남겨진 안네의 처절한 몸부림이 느껴지지? 지루함의 끝판왕을 달리고 있을 때 구세주 같은 헬로의 전화벨이 울린 거야!
I answered the phone, and he said, “This is Helmuth Silberberg. May I please speak to Anne?”
내가 전화를 받았더니 그애가 그러더라. “저, 헬무트 질버베르크인데요. 안네와 통화할 수 있을까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헬로의 풀네임! '헬무트'라니, 평소 부르던 별명 '헬로'보다 훨씬 격식 차린 느낌이지? 안네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을 거야.
“Oh, Hello. This is Anne.” “Oh, hi, Anne. How are you?” “Fine, thanks.”
“어머, 헬로. 나 안네야.” “아, 안녕, 안네. 어떻게 지내?” “응, 잘 지내. 고마워.”
아주 전형적인 전화 첫마디지만, 왠지 모를 풋풋함이 뚝뚝 묻어나지 않니? "나 안네야" 한마디에 헬로의 목소리 톤이 확 바뀌었을 것 같아.
“I just wanted to say I'm sorry but I can't come tonight, though I would like to have a word with you.”
“오늘 밤에는 못 갈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말하려고 전화했어. 그래도 너랑 얘기 좀 하고 싶어서 말이야.”
아니, 못 온다니! 실망하려던 찰나에 "너랑 얘기는 하고 싶어"라고 덧붙이는 헬로의 센스 보소. 병 주고 약 주는 밀당의 고수인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