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you are. We’ve now laid the basis for our friendship. Until tomorrow. Yours, Anne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 우리 우정의 기초는 다 닦은 것 같네. 내일 또 올게. 너의 안네가.
드디어 키티에게 자기소개를 완벽하게 마쳤어! 인기 만점이지만 철벽도 잘 치는 자기 모습을 솔직하게 다 보여줬네. 'laid the basis'라는 말에서 키티를 진짜 친구로 받아들인 안네의 설렘이 느껴져.
SUNDAY, JUNE 21, 1942
1942년 6월 21일 일요일
하루가 지나고 새로운 일기가 시작됐어. 어제는 자기 인기를 자랑하더니, 오늘은 또 어떤 학교생활 이야기를 들려줄까?
Dearest Kitty, Our entire class is quaking in its boots.
사랑하는 키티, 지금 우리 반 전체가 공포에 떨고 있어.
아니,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애들이 신발 속에서 발을 다 떨고 있을까? 알고 보니 성적표가 나오는 날인가 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적표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게 떨리는 법이지.
The reason, of course, is the upcoming meeting in which the teachers decide who’ll be promoted to the next grade
이유는 당연히 곧 있을 회의 때문이야. 선생님들이 누가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고
교실 안이 왜 이렇게 난리법석인가 했더니, 드디어 올 것이 왔어! 바로 진급 회의! 성적표 나오는 날 아침의 그 쫄깃한 긴장감, 너도 알지? 선생님들의 입 하나에 내년 운명이 결정되는 그 떨리는 순간이야.
and who’ll be kept back. Half the class is making bets.
누가 유급될지 결정하시거든. 반 아이들의 절반이 내기를 하고 있을 정도야.
올라가는 애가 있으면 남는 애도 있는 법! '낙제'라는 무시무시한 단어 앞에서 우리 반 친구들은 슬퍼하기는커녕 도박사로 변신했어. 역시 위기는 기회... 아니, 내기의 수단인가 봐!
G.Z. and I laugh ourselves sick at the two boys behind us, C.N. and Jacques Kocernoot, who have staked their entire vacation savings on their bet.
G.Z.랑 나는 우리 뒤에 앉은 두 남자애 때문에 웃겨 죽을 지경이야. C.N.이랑 자크 코세르누트라는 애들인데, 방학 때 쓰려고 모아둔 돈을 몽땅 털어서 내기를 걸었거든.
소년들의 패기 좀 봐! 방학 때 아이스크림 사 먹으려고 모은 돈을 낙제 내기에 올인하다니! 안네랑 친구가 옆에서 보기에 얼마나 한심하면서도 웃겼겠어? 진짜 배꼽 잡는 광경이었을 거야.
From morning to night, it’s “You’re going to pass, No, I’m not,” “Yes, you are,” “No, I’m not.”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이 소리뿐이야. “넌 합격할 거야”, “아니야, 난 안 돼”, “그래, 넌 합격한다니까”, “아니라니까”.
이건 뭐 무한 루프 아니니? 옆에서 듣는 사람 귀에 딱지 앉겠어! 한 명은 희망 고문하고 한 명은 부정 탄다고 손사래 치고... 교실 분위기가 아주 정신없었겠어.
Even G.’s pleading glances and my angry outbursts can’t calm them down.
G.의 간절한 눈빛이나 나의 짜증 섞인 폭발도 걔들을 진정시킬 순 없었어.
친구들이 제발 좀 그만하라고 눈치를 줘도, 이미 멘탈이 나간 소년들에겐 아무 소용이 없어. '공포'라는 녀석이 이 친구들의 이성을 완전히 마비시켜 버린 거야.
If you ask me, there are so many dummies that about a quarter of the class should be kept back,
내 생각엔 우리 반에 멍청이들이 너무 많아서 사분의 일 정도는 유급되어야 마땅한데,
안네의 팩폭(팩트 폭격) 시작! 공부 안 하고 내기나 하는 친구들을 'dummies'라고 부르는 저 당당함 좀 봐! 안네는 아마 자기는 절대 낙제 안 할 거라는 자신감이 뿜뿜하나 봐.
but teachers are the most unpredictable creatures on earth.
선생님들이란 존재는 세상에서 가장 속을 알 수 없는 법이잖아.
안네의 마지막 명언! 선생님들의 변덕은 날씨보다 더 예측 불가하다는 거지. 공부 잘해도 떨어뜨릴 수 있고, 바보 같아도 붙여줄 수 있는 게 바로 선생님들의 'unpredictable'한 매력(?) 아니겠어?
Maybe this time they’ll be unpredictable in the right direction for a change.
어쩌면 이번엔 선생님들이 뜻밖에도 좋은 쪽으로 결정을 내려주실지도 몰라.
선생님들의 그 '예측 불가한' 변덕이 이번에는 제발 우리를 합격시키는 방향으로 터져주길 바라는 안네의 간절한 희망 회로야. 이번 한 번만 특별히 자비를 베풀어달라는 뜻이지!
I’m not so worried about my girlfriends and myself. We’ll make it.
내 친구들이나 나는 별로 걱정 안 해. 우린 어떻게든 해낼 거야.
안네의 근거 있는 자신감! 뒤에서 남자애들이 전 재산을 걸고 벌벌 떠는 동안, 안네랑 단짝 친구들은 이미 합격을 따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나 봐. 역시 공부를 좀 하는 친구들이었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