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y case, that’s just how things are, and unfortunately they’re not liable to change.
어쨌든 상황이 그렇고, 안타깝게도 이건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아.
안네는 현재의 답답한 관계가 금방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어. 'not liable to change'라는 표현에서 느껴지는 씁쓸한 체념이 안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네.
This is why I’ve started the diary. To enhance the image of this long-awaited friend in my imagination,
그래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 친구의 모습을 내 상상 속에서 더 멋지게 그려보고 싶어서 말이야.
안네가 왜 일기장에 이름을 붙이고 말을 거는지 알 것 같지? 그냥 종이가 아니라 진짜 살아있는 친구처럼 느끼고 싶어서 상상력을 풀가동하는 중이야. 외로운 마음을 달래려는 안네만의 특별한 방법인 셈이지.
I don’t want to jot down the facts in this diary the way most people would do,
보통 사람들이 하듯이 일기장에 단순히 사실만 나열하고 싶지는 않아.
안네는 '오늘 뭐 먹었다', '누구 만났다' 식의 흔한 팩트 나열형 일기는 사절이래! 힙한 10대 소녀답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감성을 듬뿍 담아 쓰겠다는 선언이야. 역시 범상치 않지?
but I want the diary to be my friend, and I’m going to call this friend Kitty.
대신 이 일기장 자체가 내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 친구를 ‘키티’라고 부를 거야.
드디어 일기장의 이름이 정해졌어! 바로 '키티'야. 이제부터 안네의 모든 비밀을 공유할 세상에서 가장 입 무거운 단짝 친구가 탄생하는 순간이지. 키티야, 잘 부탁해!
Since no one would understand a word of my stories to Kitty if I were to plunge right in,
그런데 다짜고짜 키티에게 내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무도 못 알아듣겠지?
드라마도 1화부터 봐야 재밌잖아? 안네도 다짜고짜 고민 상담부터 하면 독자들이(혹은 키티가) '얘 뭐래?' 할까 봐 걱정됐나 봐. 센스 있게 배경 설명부터 깔아주려나 보네.
I’d better provide a brief sketch of my life, much as I dislike doing so.
그래서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내 삶에 대해 짧게 소개해 볼게.
자기소개하는 거 쑥스럽고 귀찮을 때 있잖아? 안네도 지금 딱 그 마음이야. 그래도 우리의 키티를 위해 싫은 내색 꾹 참고 인생 요약본을 준비하겠대. 안네의 배려심이 돋보이지?
My father, the most adorable father I’ve ever seen, didn’t marry my mother until he was thirty-six and she was twenty-five.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우리 아빠는 서른여섯 살 때, 스물다섯 살이었던 엄마랑 결혼하셨어.
아빠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지? '가장 사랑스러운 아빠'라니! 근데 당시 기준으로도 아빠가 꽤 늦장가를 가셨나 봐. 엄마랑 나이 차이가 열한 살이나 나네. 안네네 가족의 역사가 이제 막 시작되려나 봐.
My sister Margot was born in Frankfurt am Main in Germany in 1926. I was born on June 12, 1929. I lived in Frankfurt until I was four.
언니 마르고트는 1926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태어났고, 나는 1929년 6월 12일에 태어났어. 난 네 살 때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살았지.
안네의 가족사를 훑어보는 시간이야! 마르고 언니랑은 세 살 터울이었구나. 네 살 때까지 살았던 고향에 대한 기록을 꼼꼼히 남기는 걸 보니, 안네는 어릴 때부터 기억력이 좋았거나 아니면 가족들한테 이야기를 많이 들었나 봐.
Because we’re Jewish, my father immigrated to Holland in 1933, when he became the Managing Director of the Dutch Opekta Company,
우리는 유대인이기 때문에 아빠는 1933년에 네덜란드로 망명을 가셨어. 거기서 아빠는 네덜란드 오펙타 사의 사장님이 되셨지.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던 안네네 가족의 긴박함이 느껴져. 하지만 네덜란드에 가자마자 '전무이사' 자리를 꿰차신 걸 보니 안네네 아빠, 정말 능력자셨나 봐!
which manufactures products used in making jam.
그 회사는 잼을 만드는 재료를 생산하는 곳이야.
아빠 회사가 뭘 만드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안네. 잼 재료라니, 왠지 달콤하고 끈적한 냄새가 날 것 같은 회사지? 사실 잼을 굳히는 데 쓰는 '펙틴'이라는 성분을 주로 다뤘대.
My mother, Edith Hollander Frank, went with him to Holland in September, while Margot and I were sent to Aachen to stay with our grandmother.
엄마인 에디트 홀랜더 프랑크는 그해 9월에 아빠를 따라 네덜란드로 가셨고, 언니랑 나는 할머니가 계시는 아헨으로 보내졌어.
부모님이 먼저 네덜란드에서 자리를 잡으시는 동안 자매는 할머니 댁에서 지냈나 봐. 'were sent'라는 표현에서 어린아이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른들의 결정에 따라 움직여야 했던 당시 상황이 보여.
Margot went to Holland in December, and I followed in February, when I was plunked down on the table as a birthday present for Margot.
언니는 12월에 네덜란드로 갔고, 나는 다음 해 2월에 갔어. 그때 난 언니의 생일 선물처럼 탁자 위에 툭 올려졌대.
안네의 귀여운 묘사 좀 봐! 자기가 언니 생일 선물로 식탁 위에 올려졌대. 'plunked down'이라는 단어에서 안네 특유의 재치와 장난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니? 식탁 위에서 언니를 깜짝 놀라게 했을 꼬마 안네를 상상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