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ouldn’t seem to stop thinking about Juli. Was she still up in the tree? Were they going to arrest her?
줄리 생각이 도무지 멈추질 않더라고. 걔는 아직도 나무 위에 있을까? 아저씨들이 걔를 체포해 가려는 건 아니겠지?
학교에 가긴 갔는데 브라이스의 영혼은 이미 가출해서 시카모어 나무 위를 떠돌고 있어. 줄리가 걱정돼서 미치겠는 거지. 이게 바로 '입덕 부정기'의 전형적인 증상 아니겠어? 머리로는 싫다는데 마음은 이미 줄리네 나무에 전세 냈네.
When the bus dropped us off that afternoon, Juli was gone and so was half the tree.
그날 오후 버스가 우리를 내려줬을 때, 줄리는 사라지고 없었고 나무의 절반도 같이 사라진 상태였어.
학교 끝나고 돌아오니 상황 종료! 줄리도 안 보이고, 그 거대했던 나무는 이미 반토막이 나버렸어. 뭔가 휑해진 풍경을 보니까 브라이스 마음도 같이 휑해졌을걸? 추억의 장소가 파괴되는 건 늘 씁쓸하지.
The top branches, the place my kite had been stuck, her favorite perch – they were all gone.
꼭대기 가지들, 내 연이 걸려 있던 곳, 걔가 제일 좋아하던 자리까지 전부 사라지고 없었어.
브라이스에게는 연을 뺏어갔던 원망의 장소였고, 줄리에게는 세상을 내려다보던 안식처였던 그 모든 공간이 전기톱 한 방에 날아갔어. 하나하나 나열하는 걸 보니 브라이스도 그 나무에 정이 꽤 들었나 봐.
We watched them work for a little while, the chain saws gunning at full throttle, smoking as they chewed through wood.
우린 잠시 동안 작업하는 걸 지켜봤는데, 전기톱은 최대 출력으로 굉음을 내며 돌아가고 나무를 갉아먹으면서 연기를 뿜어대고 있었어.
전기톱이 나무를 베어 넘기는 현장을 아주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어. '갉아먹는다(chewed)'는 표현을 쓴 걸 보니 나무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느껴졌나 봐. 분위기가 꽤 살벌하지?
The tree looked lopsided and naked, and after a few minutes I had to get out of there.
그 나무는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앙상해 보였어, 그래서 몇 분 뒤에 난 거기서 벗어나야만 했지.
나뭇가지가 다 잘려 나가서 처참해진 시카모어 나무를 보니까 브라이스도 마음이 영 안 좋았던 모양이야. 평소엔 그렇게 싫어하더니 막상 망가진 걸 보니 마음 한구석이 찌릿해서 더 이상 눈 뜨고 못 보겠는 거지.
It was like watching someone dismember a body, and for the first time in ages, I felt like crying.
그건 마치 누군가 시신을 절단하는 걸 지켜보는 것 같았고, 정말 오랜만에 눈물이 날 것 같았어.
나무가 베어지는 걸 시신 훼손에 비유할 정도로 브라이스가 받은 충격이 어마어마했나 봐. '나무 따위!'라고 쿨한 척하던 녀석이 울 것 같다고 고백하는 걸 보니 드디어 감정이 폭발한 거지.
Crying. Over a stupid tree that I hated. I went home and tried to shake it off,
울다니. 내가 미워했던 바보 같은 나무 때문에 말이야. 난 집에 가서 그 기분을 털어내려고 애썼어.
울컥하는 마음이 들자마자 '아니, 내가 왜 이딴 나무 때문에?'라며 자아성찰(이라 쓰고 부정이라 읽는다)을 하는 중이야. 애써 쿨한 척하며 집에 돌아와 기분을 전환하려 하지만 이미 늦었지.
but I kept wondering, Should I have gone up the tree with her?
하지만 난 계속 궁금했어, 내가 걔랑 같이 나무 위로 올라갔어야 했을까?
기분을 털어버리려고 노력은 하는데, 자꾸 '그때 내가 올라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 섞인 물음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후회는 언제나 늦는 법인데 말이야.
Would it have done any good? I thought about calling Juli to tell her I was sorry they’d cut it down, but I didn’t.
그게 무슨 소용이 있었을까? 줄리한테 전화해서 나무가 잘려 나가서 유감이라고 말해줄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러진 않았어.
브라이스가 후회와 미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어. 전화라도 해서 위로해주고 싶지만, 그동안 쌓아온 '쿨가이' 이미지가 무너질까 봐 차마 번호를 못 누르는 소심한 모습이지.
It would’ve been too, I don’t know, weird. She didn’t show at the bus stop the next morning and didn’t ride the bus home that afternoon, either.
그건 너무, 뭐랄까, 이상했을 거야. 걔는 다음 날 아침 버스 정류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날 오후 집으로 가는 버스도 타지 않았어.
전화하려다 관둔 이유가 '어색해서'래. 아주 전형적인 회피형 인간의 변명이지? 근데 줄리가 버스에도 안 나타나니까 브라이스 마음은 더 타들어 가는 거야. 츤데레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네.
Then that night, right before dinner, my grandfather summoned me into the front room.
그러고 나서 그날 밤, 저녁 식사 직전에 할아버지께서 나를 거실로 부르셨어.
평소에 말도 안 섞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소환장을 날리셨어. 이건 마치 보스전 입장하기 직전의 그 묘한 설렘... 이 아니라,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순간이지.
He didn’t call to me as I was walking by – that would have bordered on friendliness.
할아버지는 내가 지나갈 때 나를 부르지 않으셨어. 그건 거의 친근함에 가까운 행동이었을 테니까.
할아버지와 브라이스의 평소 관계가 얼마나 드라이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야. 그냥 지나가다 부르는 법이 없으셔. 아주 엄격, 근엄, 진지하신 분이라는 걸 뼈 때리는 설명으로 보여주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