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 inside the pages of this book my parents’ problems vanished.
하지만 이 책의 페이지 안에서는 우리 부모님의 문제들이 사라져 버렸어.
현실 도피 끝판왕! 책장을 여는 순간 거실에서 들리는 부모님의 잔소리랑 한숨 소리가 다 뮤트(Mute) 처리되는 기분이야. 주인공 딜라일라가 되어 Grayson의 품에 안겨 있으면 현실의 시궁창 같은 문제는 안드로메다로 가는 거지.
It was just Delilah and her hero, Grayson—a man whose kiss would save her from her heartache and make her feel alive.
거기엔 오직 딜라일라와 그녀의 영웅 그레이슨뿐이었어. 그의 입맞춤 한 번이면 그녀를 마음의 상처에서 구해내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줄 그런 남자 말이야.
완전 소설 속으로 영혼까지 로그인해 버린 상태야! 현실의 짜증 나는 일들은 다 로그아웃하고, 오직 여주인공이랑 그 잘생긴 그레이슨 오빠한테만 집중하고 있는 거지. 아주 핑크빛 필터가 제대로 끼었구만?
Love felt possible. One kiss—the right kiss—could conquer all!
사랑이 가능할 것만 같았어. 단 한 번의 입맞춤, 그 제대로 된 입맞춤 하나가 모든 걸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지!
지금 에반젤린은 로맨스 소설의 마법에 완전히 걸려버렸어. '현실에 그런 게 어디 있어?' 하던 냉소적인 태도는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키스 한 번에 세상이 변할 것 같다는 초긍정 모드에 진입한 거야. 사랑의 힘이 대단하긴 하네!
So I read on, devouring the book until I was jolted back to reality by my mother jangling through the front door.
그래서 난 계속 읽어 내려갔어. 엄마가 현관문에서 열쇠를 짤랑거리며 들어오는 바람에 현실로 튕겨 나올 때까지 그 책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듯 읽었지.
거의 책 속으로 들어갈 기세로 읽다가 엄마가 오는 소리에 강제 로그아웃 당하는 장면이야. 집중력이 아주 무아지경 수준이었다고 보면 돼. 엄마의 열쇠 소리가 마치 마법을 깨는 알람 소리 같았겠지?
Busted! In my panic, it didn’t even occur to me that she was really the one busted.
딱 걸렸어! 너무 당황해서 정작 진짜로 들킨 사람은 엄마라는 사실조차 생각나지 않았지 뭐야.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이 딱 이거지! 엄마 물건 몰래 보다가 엄마 소리 들리니까 자기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뜨끔해서 난리가 난 거야. 사실 엄마의 은밀한 취미를 발견한 건 에반젤린인데, 로맨스 소설 보다가 머릿속이 꽃밭이 돼서 판단력이 흐려졌나 봐.
I just shoved her books back under her bed and escaped to my room with A Crimson Kiss.
난 그저 엄마의 책들을 다시 침대 밑으로 쑤셔 넣고선 '크림슨 키스'를 챙겨 내 방으로 도망쳤어.
엄마 발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완전 범죄를 꾸미는 중이야. 엄마의 은밀한 취향이 담긴 책들을 원래 있던 침대 밑으로 빛의 속도로 숨기고, 자기가 꽂힌 그 로맨스 소설 한 권만 싹 챙겨서 자기 방으로 튀는 거지. 완전 첩보물이 따로 없네!
2 Shifting Paradigms
2장. 패러다임의 전환
드디어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야! 에반젤린의 생각이나 세상을 보는 눈이 확 바뀔 거라는 걸 암시하는 멋진 제목이지. 로맨스 소설 하나가 이 냉소적인 아이의 가치관을 어떻게 뒤흔들어 놓을지 벌써부터 기대되지 않아?
OVER THE NEXT FEW MONTHS I read every book in my mother’s sub-mattress library
그 후 몇 달 동안, 나는 엄마의 매트리스 밑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을 다 읽었어.
완전히 로맨스 소설에 중독돼버렸어! 한 권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침대 밑에 숨겨진 엄마의 시크릿 컬렉션을 아주 싹 다 섭렵해버린 거지. 며칠도 아니고 몇 달 내내 파고들었다니, 이 정도면 덕력 인정해줘야 해.
including a self-help book on finding your inner power and another one titled A Call to Action on how to take charge of your life.
거기엔 내면의 힘을 찾는 방법에 대한 자기계발서 한 권과, 삶의 주도권을 쥐는 방법에 대한 '행동 촉구'라는 제목의 또 다른 책도 포함되어 있었어.
로맨스 소설만 잔뜩 있는 줄 알았더니, 엄마의 침대 밑 도서관에는 자기계발서도 있었네! 아마 부모님 사이가 안 좋아지면서 엄마도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려고 무던히 노력하셨나 봐. 뭔가 찡하면서도 엄마의 비밀스러운 노력들을 딸이 다 읽어버린 셈이야.
(Books she’d gotten, no doubt, to help her get over my two-timing dad.)
(그건 우리 바람둥이 아빠를 잊는 데 도움을 받으려고 엄마가 샀던 책들이 분명했어.)
엄마의 침대 밑 비밀 도서관에 왜 그런 책들이 있었는지 이제야 퍼즐이 맞춰지는 장면이야. 아빠가 밖에서 딴짓하고 돌아다니니까 엄마도 멘탈 잡으려고 독학 중이었던 거지. 에반젤린도 이 사실을 알고는 마음 한구석이 씁쓸했을 거야. 아빠, 제발 정신 좀 차려!
But it was A Crimson Kiss that I kept going back to. It was A Crimson Kiss that I read and reread.
하지만 내가 계속 다시 펼쳐 보게 된 건 바로 '크림슨 키스'였어. 읽고 또 읽은 것도 바로 그 책이었지.
엄마의 침대 밑에 수많은 책이 있었지만, 에반젤린의 원픽은 오직 하나였어. '크림슨 키스'라는 책에 완전히 꽂혀버린 거지. 마치 우리가 인생 드라마 만나면 정주행하고 또 하는 거랑 똑같아. 질리지도 않나 봐!
The other romance novels didn’t have any layers to them; no real guts. It was like pop versus rock.
다른 로맨스 소설들은 깊이가 없었어. 진짜 알맹이가 없었달까. 마치 팝이랑 락의 차이 같았지.
에반젤린의 확고한 취향이 드러나는 부분이야. 그냥 달달하기만 한 뻔한 로맨스는 싫다는 거지. 팝 음악처럼 매끈하기만 한 것보다 락 음악처럼 뭔가 거칠고 진한 맛이 있어야 진짜 소설이라고 생각하나 봐. 아주 힙한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