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bed our back fence and were at the back steps before Jem would let us pause to rest.
뒷마당 울타리를 넘고 나서야 뒷문 계단에 도착했는데, 그때까지 젬은 우리가 숨을 돌릴 틈도 주지 않았지.
젬 이 녀석, 거의 호랑이 선생님 빙의했네! 동생들 숨넘어가기 직전까지 몰아붙여서 집 앞까지 도착했어. 바지도 잃어버린 판에 일단 살고 봐야 하니까 스피드가 생명이지. 멈추면 죽는다는 기세야.
Respiration normal, the three of us strolled as casually as we could to the front yard.
호흡을 가다듬고 나서, 우리 셋은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앞마당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어.
방금 전까지 죽을힘을 다해 뛰었지만, 이제는 연기 지망생 모드야. 심장은 쿵쾅대는데 겉으로는 '어머, 밤공기 좋네?' 하면서 산책하는 척하는 거지. 메소드 연기의 시작이야. 들키면 진짜 큰일 나니까!
We looked down the street and saw a circle of neighbors at the Radley front gate.
길 저편을 바라보니 이웃들이 래들리네 집 정문 앞에 둥글게 모여 있는 게 보였어.
총소리에 놀란 동네 사람들이 다 기어 나왔어. 래들리네 집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걸 보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동네 구경이 시작될 것 같아. 구경꾼 모드로 자연스럽게 합류해야 의심을 안 받겠지?
“We better go down there,” said Jem. “They’ll think it’s funny if we don’t show up.”
“우리 저기로 가보는 게 좋겠어,” 젬이 말했어. “우리가 안 나타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총소리 듣고 동네 사람 다 모였는데, 우리만 쏙 빠지면 오히려 '어라? 저 꼬맹이들 어디 갔어?' 하고 의심받기 딱 좋잖아. 젬은 지금 바지도 없으면서 완전 범죄를 꿈꾸며 알리바이를 만들러 가는 중이야. 역시 범죄 현장에는 구경꾼인 척 슬쩍 끼어드는 게 국룰이지.
Mr. Nathan Radley was standing inside his gate, a shotgun broken across his arm.
네이선 래들리 아저씨가 자기 집 대문 안에 서 있었는데, 산탄총을 꺾어서 팔에 걸치고 있더라고.
사건의 주인공, 네이선 아저씨 등장! 총을 그냥 들고 있는 게 아니라 '장전 해제' 상태로 팔에 툭 걸치고 있는 모습이 완전 서부 영화 무법자 포스야. 내가 도둑이라도 저 비주얼 보면 바로 무릎 꿇고 용서 빌 것 같은 압도적인 분위기지.
Atticus was standing beside Miss Maudie and Miss Stephanie Crawford.
애티커스 아빠는 모디 아줌마랑 스테파니 크로포드 아줌마 옆에 서 계셨어.
우리 아빠랑 동네 소식통 아줌마들이 한자리에 모였네? 스테파니 아줌마는 벌써 눈을 반짝이며 '내가 다 봤는데 말이야~' 하면서 썰 풀 준비 마친 표정일 게 뻔해. 아빠는 그 옆에서 묵묵히 상황 파악 중이신데, 이 조합 자체가 벌써 동네 반상회 느낌이지.
Miss Rachel and Mr. Avery were near by. None of them saw us come up. We eased in beside Miss Maudie, who looked around.
레이첼 아주머니랑 에이버리 아저씨도 근처에 있었어. 아무도 우리가 오는 걸 못 봤지. 우리는 슬며시 모디 아주머니 옆으로 끼어들었는데, 아주머니가 주위를 둘러보시더라고.
다들 총소리에 정신이 팔려 있어서 우리가 슬그머니 합류하는 걸 아무도 몰라. 완전 닌자가 따로 없네! 근데 눈치 백 단인 모디 아주머니가 딱 돌아보는 바람에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어. 제발 우리 바지 없는 거(특히 젬!) 들키지 말아야 할 텐데!
“Where were you all, didn’t you hear the commotion?” “What happened?” asked Jem.
“너희 다 어디 있었니, 소동 일어난 거 못 들었어?” “무슨 일이에요?” 젬이 물었어.
애들이 슬쩍 군중 속에 끼어드니까 모디 아주머니가 바로 레이더망 가동해서 물어보시네. 젬은 지금 속으로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데, 연기 지망생 모드로 '잉? 무슨 일임?' 하면서 모르는 척 연기하는 중이야. 발연기면 바로 들통날 텐데 말이지.
“Mr. Radley shot at a Negro in his collard patch.”
“래들리 씨가 자기네 배추밭에 들어온 흑인한테 총을 쐈단다.”
네이선 아저씨가 도둑을 쫓으려고 총을 쐈다는 소문이 벌써 쫙 퍼졌어. 사실 그 '도둑'이 젬이랑 스카우트였다는 건 꿈에도 모르고 말이야. 배추밭에 도둑이 들었다고 총부터 갈기는 래들리 아저씨 클래스... 진짜 무섭다.
“Oh. Did he hit him?” “No,” said Miss Stephanie. “Shot in the air. Scared him pale, though.”
“오. 맞혔대요?” “아니,” 스테파니 아줌마가 말했어. “공중에 대고 쐈지. 그래도 아주 혼비백산해서 하얗게 질리게 만들었어.”
젬은 자기가 범인이니까 혹시 누가 맞았을까 봐 식은땀 흘리며 물어보는 거야. 스테파니 아줌마는 특유의 수다 본능을 발휘해서, 총소리에 도둑이 얼마나 쫄았을지 상상력을 보태서 썰을 풀고 계시네.
“Says if anybody sees a white nigger around, that’s the one.”
“누구든 주위에 하얗게 질린 흑인을 보면, 그놈이 바로 그 도둑이라고 하더구나.”
네이선 아저씨가 나름의 추리력을 발휘해서 선전포고를 했네. 범인이 너무 놀라서 흑인인데도 안색이 하얗게 질렸을 거라는 거야. (물론 우리는 그게 젬의 엉덩이가 하얬기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말이야!) 아주 오싹한 농담 같은 진담이지.
“Says he’s got the other barrel waitin‘ for the next sound he hears in that patch, an’ next time he won’t aim high, be it dog, nigger, or—Jem Finch!”
“그 아저씨 말로는, 밭에서 다음번에 또 무슨 소리가 들리기만 하면 쏘려고 남은 총구 하나를 아껴두고 있대. 그리고 다음번엔 하늘에 대고 쏘지 않겠다더군. 그게 개든, 흑인이든, 아니면— 젬 핀치 너든 간에 말이야!”
스테파니 아줌마가 네이선 아저씨의 말을 전하면서 젬을 빤히 쳐다보는 상황이야. 젬은 지금 바지도 없는데 자기 이름이 언급되니까 심장이 멎을 지경이지. 아줌마의 입방정이 거의 예언 수준이라니까? 젬의 정체가 들통나기 일보 직전의 아슬아슬한 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