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eard Jem laugh softly. “Bet nobody bothers them tonight,” he said.
젬 오빠가 나직하게 웃는 소리를 들었어. “장담하는데 오늘 밤엔 아무도 저 사람들을 귀찮게 못 할 거야,” 오빠가 말했지.
젬 오빠가 픽 웃으면서 한마디 해. 예전엔 자기들이 그 집 근처만 가도 난리법석을 떨었잖아? 근데 오늘은 분위기가 너무 으스스해서 아무도 감히 그 집 근처에 얼씬도 못 할 거라는 걸 비꼬는 거야. 여유가 생겼네, 우리 젬!
Jem was carrying my ham costume, rather awkwardly, as it was hard to hold. I thought it gallant of him to do so.
젬 오빠는 내 햄 의상을 들고 가는 중이었는데, 잡기가 불편해서 꽤나 엉거주춤한 모습이었어. 난 오빠가 그러는 게 참 신사답다고 생각했지.
그 커다란 '인간 햄' 코스튬을 오빠가 대신 들어주고 있어. 철조망 들어간 뻣뻣한 옷이라 들기도 힘든데, 낑낑대며 들어주는 오빠가 스카우트 눈에는 완전 기사님처럼 보였나 봐. 햄 옷을 든 기사님이라니, 비주얼은 웃기지만 마음은 따뜻하네!
“It is a scary place though, ain’t it?” I said. “Boo doesn’t mean anybody any harm, but I’m right glad you’re along.”
“그래도 여긴 참 무서운 곳이야, 그치?” 내가 말했어. “부 래들리가 누구한테 해를 끼칠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빠가 옆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밤길에 래들리 집 앞을 지나려니 스카우트도 살짝 쫄았나 봐. 머리로는 부 래들리가 착하다는 걸 알지만, 어두컴컴한 분위기 때문에 몸은 정직하게 오빠 팔을 꽉 붙잡게 되는 그런 상황이지. 역시 밤길엔 오빠 찬스가 최고야!
“You know Atticus wouldn’t let you go to the schoolhouse by yourself,” Jem said. “Don’t see why, it’s just around the corner and across the yard.”
“애티커스 아빠가 너 혼자 학교에 가게 두지 않으셨을 거라는 건 너도 알잖아,” 젬 오빠가 말했어. “왜 그런지 모르겠어, 그냥 모퉁이 돌아서 마당만 가로지르면 되는데 말이야.”
젬 오빠는 아빠의 보호 본능을 지적하면서도 은근히 스카우트를 챙기고 있어. 스카우트는 '코앞인데 왜 유난이야?'라며 씩씩한 척하지만, 사실 젬 오빠 없었으면 발걸음이 안 떨어졌을 거라는 거, 우리끼리만 아는 비밀로 하자.
“That yard’s a mighty long place for little girls to cross at night,” Jem teased. “Ain’t you scared of haints?” We laughed.
“밤에 어린 여자애들이 가로지르기에 그 마당은 엄청나게 넓은 곳이지,” 젬 오빠가 놀렸어. “너 유령 안 무서워?” 우린 웃음을 터뜨렸어.
젬 오빠의 전매특허 '동생 놀리기' 발동! 아까는 기사님처럼 짐 들어주더니 금방 초딩 오빠 모드로 복귀했네. '귀신 안 무섭냐'며 겁주는데, 이게 다 밤길 무서워하는 동생 웃겨주려는 오빠의 츤데레 같은 마음 아니겠어?
Haints, Hot Steams, incantations, secret signs, had vanished with our years as mist with sunrise.
유령, 핫 스팀, 주문, 비밀 신호 같은 것들은 해가 뜨면 안개가 사라지듯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서 함께 사라져 버렸어.
어릴 적엔 그렇게 무서워하고 진지하게 믿었던 미신들이 이제는 추억이 됐다는 뜻이야. 우리도 어릴 땐 화장실 귀신 무서워하다가, 크고 나면 귀신보다 '카드 명세서'가 더 무서워지는 거랑 비슷한 이치랄까? 성장한다는 건 그런 건가 봐.
“What was that old thing,” Jem said, “Angel bright, life-in-death; get off the road, don’t suck my breath.” “Cut it out, now,” I said.
“그 옛날 주문이 뭐였더라,” 젬 오빠가 말했어, “밝은 천사여, 죽음 속의 삶이여, 길에서 비켜나고 내 숨을 뺏어가지 마라.” “이제 그만 좀 해,” 내가 말했지.
젬 오빠가 분위기 파악 못 하고 옛날에 귀신 쫓을 때 외우던 유치한 주문을 읊조리며 스카우트를 놀리고 있어. 밤길은 어두워 죽겠는데 옆에서 이러면 진짜 등짝 스매싱 각이지? 스카우트가 진심으로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는 게 여기까지 느껴져.
We were in front of the Radley Place. Jem said, “Boo must not be at home. Listen.”
우린 래들리네 집 앞에 있었어. 젬 오빠가 말했지, “부 래들리는 집에 없는 게 분명해. 들어봐.”
마을의 흉가 같은 래들리 집 앞에 도착했어. 평소라면 쥐 죽은 듯 조용해야 할 집 근처에서 뭔가 소리가 들리는 상황이야. 젬 오빠가 '집주인 없으니까 한 번 들어봐'라고 하는데, 이게 더 소름 끼치는 거 알지?
High above us in the darkness a solitary mocker poured out his repertoire in blissful unawareness of whose tree he sat in,
어둠 속 우리 머리 위 높은 곳에서 외로운 흉내지빠귀 한 마리가 자기가 누구의 나무에 앉아 있는지도 모른 채 즐겁게 자신의 장기인 노래들을 쏟아내고 있었어.
주인공들은 무서워서 발발 떨고 있는데, 나무 위 새는 세상 편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어. 그 나무가 하필 그 무시무시한 부 래들리의 나무인데 말이야! 새의 평화로움과 아이들의 심리적 압박감이 대조를 이루는 멋진 문장이야.
plunging from the shrill kee, kee of the sunflower bird to the irascible qua-ack of a bluejay, to the sad lament of Poor Will, Poor Will.
해바라기 새의 날카로운 키-키 소리에서 어치새의 성미 급한 깍깍 소리로, 다시 ‘가엾은 윌’새의 슬픈 비탄의 노래로 급격히 넘나들면서 말이야.
흉내지빠귀가 얼마나 노래 천재인지 보여주는 대목이야. 이 새 저 새 소리를 완벽하게 복사해서 부르는데, 그 소리들이 공포스러운 밤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어. 마치 자연의 오케스트라가 연주되는 기분인데, 소리 하나하나가 배경과 어우러져 묘한 기분을 주네.
We turned the corner and I tripped on a root growing in the road. Jem tried to help me, but all he did was drop my costume in the dust.
우린 길 모퉁이를 돌았는데 내가 길바닥에 튀어나온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질 뻔했어. 젬 오빠가 날 도와주려고 했지만, 결국 내 의상을 먼지 구덩이에 떨어뜨리기만 했지.
밤길이라 눈에 뵈는 게 없는데 나무뿌리까지 복병으로 등장했어! 스카우트가 휘청하니까 오빠가 멋있게 구해주려나 싶었는데, 현실은 소중한 햄 의상을 냅다 흙바닥에 패개친 상황이야. 아끼는 코스튬이 먼지 범벅이 됐으니 스카우트 속이 얼마나 쓰리겠어?
I didn’t fall, though, and soon we were on our way again. We turned off the road and entered the schoolyard. It was pitch black.
그래도 넘어지지는 않았고, 우린 곧 다시 길을 재촉했어. 우린 큰길에서 벗어나 학교 운동장으로 들어갔지. 그곳은 칠흑같이 어두웠어.
다행히 무릎 팍은 안 깨졌나 봐. 근데 이제 진짜 무서운 구역인 학교 운동장에 진입했어. 가뜩이나 밤인데 학교 운동장은 왜 그렇게 넓고 시커먼 건지, 상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분위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