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 vest was buttoned, his collar and tie were neatly in place, his watch-chain glistened, he was his impassive self again.
조끼 단추는 다 잠겨 있었고, 깃과 넥타이는 가지런히 제자리에 있었으며, 시계 줄은 반짝거렸어. 아빠는 다시 무표정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지.
아빠의 옷차림이 너무 완벽해서 좀 무서울 정도야. 방금 전까지 법정에서 온갖 고초를 다 겪었는데, 단추 하나 안 풀린 이 완벽한 수트핏 좀 봐. 역시 우리 아빠는 젠틀맨의 끝판왕이야.
“It ain’t right, Atticus,” said Jem. “No son, it’s not right.”
“이건 옳지 않아요, 아빠,” 젬이 말했어. “그래 아들아, 이건 옳지 않단다.”
젬은 세상의 불공평함에 너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어. 그런데 아빠도 그 마음을 다 안다는 듯 맞장구쳐주네. 짧은 대화지만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묵직한 공감이 느껴져서 마음 한구석이 찡해.
We walked home. Aunt Alexandra was waiting up. She was in her dressing gown, and I could have sworn she had on her corset underneath it.
우린 집으로 걸어갔어. 알렉산드라 고모는 안 자고 기다리고 있었지. 고모는 가운을 입고 있었는데, 장담하건대 그 안에 코르셋을 받쳐 입고 있었을 거야.
집에 오니 깐깐한 고모가 딱 기다리고 있네. 밤늦게 가운만 입고 있어도 몸매 보정용 코르셋은 절대 포기 못 하는 고모의 그 철저함... 스카웃의 날카로운 관찰력에 무릎을 탁 치게 된다!
“I’m sorry, brother,” she murmured. Having never heard her call Atticus “brother” before,
“미안하구나, 오라버니,” 고모가 나직하게 중얼거렸어. 고모가 아빠를 “오라버니”라고 부르는 걸 이전에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집안의 꼰대 대마왕 알렉산드라 고모가 아빠한테 '오라버니'라고 부르며 사과를 하다니! 이건 거의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야. 평소엔 가문 체면만 따지던 고모도 이번 재판 결과가 아빠한테 얼마나 큰 상처일지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지. 분위기 갑자기 숙연해지는 거 봐.
I stole a glance at Jem, but he was not listening. He would look up at Atticus, then down at the floor,
난 젬 오빠를 힐끗 훔쳐봤지만, 오빠는 듣고 있지 않았어. 오빠는 아빠를 한 번 올려다봤다가, 다시 바닥을 내려다보곤 했지,
고모의 파격적인 호칭 변화에도 젬은 완전히 영혼이 탈탈 털린 상태야. 지금 오빠 머릿속은 '이 세상에 정의가 있긴 한 건가?'라는 생각으로 꽉 차서 주변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리는 거지. 아빠 얼굴을 봤다가 바닥을 봤다가 하는 게 딱 멘붕 온 모습이야.
and I wondered if he thought Atticus somehow responsible for Tom Robinson’s conviction.
그리고 혹시 오빠가 톰 로빈슨의 유죄 판결에 대해 아빠에게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궁금해졌어.
스카웃은 옆에서 오빠 눈치를 보며 소설을 쓰고 있어. 혹시 젬이 '우리 아빠가 변호를 제대로 못 해서 톰이 유죄를 받은 거 아니야?'라고 아빠를 원망하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거지. 젬의 그 복잡한 표정이 어린 스카웃 눈에도 심상치 않아 보였나 봐.
“Is he all right?” Aunty asked, indicating Jem. “He’ll be so presently,” said Atticus. “It was a little too strong for him.”
“그 애는 괜찮은 거니?” 고모가 젬을 가리키며 물었어. “곧 괜찮아질 게다,” 아빠가 말했어. “그 아이에게는 조금 버거운 일이었거든.”
고모도 젬의 상태가 정상이 아닌 걸 보고 걱정이 됐나 봐. 하지만 아빠는 젬이 겪는 이 고통이 성장통이라는 걸 알고 있어. 세상의 추악한 면을 한꺼번에 마주한 어린 소년에게 지금 이 현실은 너무 독한 술처럼 '강력하게' 다가온 거지.
Our father sighed. “I’m going to bed,” he said. “If I don’t wake up in the morning, don’t call me.”
아빠는 한숨을 내쉬었어. "난 자러 가마," 아빠가 말했지. "만약 아침에 내가 안 일어나거든, 깨우지 마라."
애티커스 아빠도 사람인지라 이번 재판 결과에 기운이 쏙 빠진 거야. 내일 아침에 못 일어날 정도로 피곤하니까 건드리지 말라는, 아빠들의 흔한 '주말 모드' 선언 같은 느낌이랄까? 정의를 위해 싸웠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니 몸도 마음도 천근만근인 상태지.
“I didn’t think it wise in the first place to let them—” “This is their home, sister,” said Atticus.
"애초에 애들을 거기 보내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지 않았는데—" "여긴 얘들의 집이에요, 누님," 애티커스 아빠가 말했어.
고모는 애들을 법정에 보낸 게 화근이었다고 잔소리를 시전하려고 해. '내 그럴 줄 알았다' 모드지. 하지만 아빠는 단호하게 말을 끊어버려. 여기가 얘들이 평생 살아가야 할 동네고 현실인데, 피한다고 능사가 아니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어.
“We’ve made it this way for them, they might as well learn to cope with it.”
"우리가 세상을 얘들한테 이런 식으로 만들어 줬으니, 얘들도 그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게 나을 거예요."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이 불합리하고 차별 찌드는 세상을 애들이 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거지. 쓴맛도 좀 보고 어떻게 버텨야 할지 배워야 한다는 아빠의 뼈 때리는 교육 철학이야. 애들을 과잉 보호하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하려는 리더십이 돋보여.
“But they don’t have to go to the courthouse and wallow in it—”
"하지만 굳이 법정까지 가서 그 오물 속에 뒹굴 필요는 없잖아요—"
고모는 아직도 포기 못 했어. 아무리 세상이 험하다 해도 그 험악하고 지저분한 법정 분위기를 애들이 직접 겪게 한 건 오바라는 거지. 'wallow'라는 표현을 써서 재판장의 그 편견 가득하고 더러운 분위기를 진흙탕에 비유하고 있어.
“It’s just as much Maycomb County as missionary teas.”
“그건 선교사들의 다과회만큼이나 이곳 메이콤 카운티의 진실한 모습인걸요.”
고모는 점잖은 선교사 모임 같은 것만 진짜 마을의 모습이라고 믿고 싶어 해. 하지만 아빠는 이번 재판의 추악한 결과도 결국 이 동네의 본모습 중 하나라고 뼈 때리는 소리를 하는 거야. 겉으론 고상한 척해도 속은 편견으로 가득 찬 현실을 꼬집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