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does he pay you like that?” I asked. “Because that’s the only way he can pay me. He has no money.”
"왜 저런 식으로 돈을 내는 거예요?" 내가 물었지. "그게 그분이 지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야. 돈이 없으시거든."
어린 스카우트 눈에는 왜 아빠가 돈 대신 자꾸 풀떼기를 받아오는지 이해가 안 갈 법도 해. 아빠는 커닝햄 씨의 사정을 아주 담백하고 명확하게 설명해주면서, 가난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처한 상황일 뿐이라는 걸 은연중에 알려주고 있어.
“Are we poor, Atticus?” Atticus nodded. “We are indeed.”
"우리 가난해요, 아티커스 아빠?" 아티커스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셨어. "정말 그렇단다."
남의 집 가난 얘기하다가 문득 우리 집 사정이 궁금해진 스카우트! 아빠는 군더더기 없이 쿨하게 인정하셔. '가난하지만 비굴하지 않다'는 아빠의 철학이 이 짤막한 대답 속에 다 녹아있어. 아빠 멋짐 폭발 중!
Jem’s nose wrinkled. “Are we as poor as the Cunninghams?”
젬 오빠가 코를 찡긋거렸어. "우리가 커닝햄네만큼 가난해요?"
가난을 쿨하게 인정하는 아빠의 말에 젬이 살짝 충격을 받은 모양이야. 자기들이 저번에 땔감 가져다준 진짜 가난한 커닝햄네랑 동급인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저 절박한 콧망울의 움직임이 느껴지니?
“Not exactly. The Cunninghams are country folks, farmers, and the crash hit them hardest.”
"꼭 그렇지는 않아. 커닝햄네는 시골 사람들이고 농부들이잖니. 경제 대공황이 그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줬단다."
아빠가 가난의 '급'을 나눠주고 있어. 우리도 가난하긴 하지만, 현금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농부들에 비하면 양반이라는 현실적인 설명이지.
Atticus said professional people were poor because the farmers were poor.
아티커스 아빠는 농부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전문직 종사자들도 가난한 거라고 말씀하셨어.
아빠가 경제 순환의 원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주네. 주 고객인 농부들이 돈이 없으니 변호사나 의사 같은 사람들도 덩달아 가난해지는 도미노 현상을 설명하는 거야.
As Maycomb County was farm country, nickels and dimes were hard to come by for doctors and dentists and lawyers.
메이콤 카운티가 농촌 지역이라서, 의사나 치과 의사나 변호사들도 푼돈조차 구경하기 힘들었거든.
마을 전체에 현금이 말라버린 상황을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의사나 변호사 같은 고소득 직종도 '니켈'이나 '다임' 같은 작은 동전 하나 구경하기 힘들 정도였다니 당시 불황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겠지?
Entailment was only a part of Mr. Cunningham’s vexations.
한정 상속이라는 법적 굴레는 커닝햄 씨가 겪고 있는 골칫거리들 중 고작 일부분일 뿐이었어.
커닝햄 씨의 삶이 얼마나 팍팍한지 보여주는 대목이야. '엔테일먼트'라는 법적 굴레가 있는데,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게 진짜 소름이지. 산 넘어 산인 아저씨의 상황, 눈물 없이 볼 수 없다구!
The acres not entailed were mortgaged to the hilt, and the little cash he made went to interest.
한정 상속에 묶이지 않은 땅들은 이미 빚이 산더미처럼 깔려 있었고, 그나마 벌어들이는 푼돈도 죄다 이자로 빠져나갔지.
설상가상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걸까? 묶여 있지 않은 땅조차 이미 은행 담보로 잡혀서 영혼까지 털린 상태야.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 내 지갑을 스치기도 전에 은행 이자로 사라지는 마법... 현대인들도 공감할 만한 뼈 아픈 상황이지.
If he held his mouth right, Mr. Cunningham could get a WPA job, but his land would go to ruin if he left it,
커닝햄 씨가 처신을 잘하고 비위만 잘 맞췄더라면 공공사업촉진국(WPA)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가 땅을 비우면 농사는 엉망이 되어버릴 게 뻔했어.
여기서 '입을 잘 놀린다'는 건 정부 보조를 받기 위해 자존심을 좀 굽힌다는 뜻이야. 하지만 뼛속까지 농부인 커닝햄 씨에게는 땅을 버리고 도시 일자리를 구하는 게 자기 자식 버리는 것만큼 힘들었을 거야. 자존심과 생존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라고나 할까?
and he was willing to go hungry to keep his land and vote as he pleased.
그래서 그는 땅을 지키고 자신의 소신껏 투표하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배를 곯을 각오가 되어 있었던 거야.
굶어 죽어도 내 땅은 못 포기하고, 내 정치적 소신도 못 굽힌다는 이 아저씨의 고집! 요즘 말로 '상남자' 정신의 결정체지. 비록 가난할지언정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남고 싶어 하는 커닝햄 씨의 간지가 느껴지지 않아?
Mr. Cunningham, said Atticus, came from a set breed of men.
커닝햄 씨는, 아티커스 아빠 말에 따르면, 아주 고집이 센 부류의 사람이란다.
커닝햄 씨가 왜 굳이 돈 대신 감자를 들고 왔는지, 아빠가 그분의 '캐릭터'를 한마디로 정의해주는 장면이야. 뼛속까지 농부인 그들만의 자존심과 고집이 느껴지지? 아빠는 그들의 방식을 존중하며 설명해주고 있어.
As the Cunninghams had no money to pay a lawyer, they simply paid us with what they had.
커닝햄네가 변호사비로 낼 돈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그냥 자신들이 가진 것으로 우리에게 지불했어.
현금이 귀하던 대공황 시절, 서비스 이용료를 물물교환으로 해결하는 훈훈하면서도 짠한 상황이야. 변호사 선임비로 농산물을 받는 광경, 요즘 시대엔 상상도 못 할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