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u Klux’s gone,” said Atticus. “It’ll never come back.”
“쿠 클럭스 클랜은 사라졌어,” 애티커스가 말했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아빠가 젬이랑 스카웃을 안심시키려고 던지는 한마디야. 예전에 극성부리던 무서운 형님(KKK)들이 이제는 이 동네에 발도 못 붙인다는 걸 아주 확신에 차서 말씀하시네. 거의 '라떼는 말이야' 급의 역사 속 이야기로 종지부를 찍어주시는 거지.
I walked home with Dill and returned in time to overhear Atticus saying to Aunty,
나는 딜이랑 같이 집에 걸어왔고, 애티커스가 고모한테 말하는 걸 엿들을 수 있는 시간에 딱 맞춰 돌아왔어.
스카웃이 딜이랑 놀다가 집에 왔는데, 마침 아빠랑 알렉산드라 고모가 뭔가 심각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애들은 참 신기하게도 어른들이 중요한 얘기 할 때만 귀신같이 나타나서 엿듣는 능력이 있단 말이지. '엿듣기 만렙' 스카웃의 활약이 시작되는 순간이야.
“…in favor of Southern womanhood as much as anybody,
“…나도 남부 여성들의 품위를 지키는 거라면 누구 못지않게 찬성하지만,”
아빠가 고모랑 논쟁 중인데, 일단 고모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부 여성의 품위'를 존중해 주는 척하면서 운을 떼는 거야. '네 말도 맞긴 한데~' 하면서 자기 주장을 펼치기 위한 고도의 빌드업이라고 볼 수 있지. 갓티커스의 협상 기술이야!
but not for preserving polite fiction at the expense of human life,”
“사람의 목숨을 희생해가면서까지 예의 바른 가식을 지키는 것에는 찬성할 수 없어.”
드디어 아빠의 진심이 나왔어! 남부의 고상한 전통(가식)도 중요하지만, 무고한 사람의 생명이 달린 일에서는 그런 가식 따위 집어치워야 한다는 거지. 톰 로빈슨 사건을 대하는 아빠의 확고한 가치관이 드러나는 아주 멋진 명대사야.
a pronouncement that made me suspect they had been fussing again.
그 선언을 듣고 나는 그들이 또다시 다퉜을 거라고 짐작했어.
아빠가 방금 하신 말씀이 워낙 단호하고 무게감이 있어서, 스카웃은 직감적으로 '아, 고모랑 아빠랑 또 한바탕 하셨구나'라고 눈치챈 상황이야. 집안 분위기가 싸한 걸 단번에 알아차린 눈치 빠른 꼬맹이의 모습이지.
I sought Jem and found him in his room, on the bed deep in thought.
나는 젬을 찾아 나섰고, 자기 방 침대 위에서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그를 발견했어.
집안 분위기가 심상치 않으니까 스카웃은 의지할 수 있는 오빠 젬을 찾아가. 그런데 평소랑 다르게 젬이 침대에 누워 엄청 진지하게 고민에 빠져 있는 걸 보고 스카웃도 덩달아 마음이 복잡해지는 장면이야.
“Have they been at it?” I asked. “Sort of. She won’t let him alone about Tom Robinson.
“어른들이 또 시작하셨어?” 내가 물었어. “그런 셈이지. 고모가 톰 로빈슨 일로 아빠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으셔.”
젬과 스카웃의 비밀스러운 대화야. 어른들이 또 싸우는지 묻는 질문에 젬은 체념한 듯 대답해. 고모가 톰 로빈슨 사건 때문에 아빠를 계속 들볶고 있다는 걸 아이들도 다 알고 있는 거지.
She almost said Atticus was disgracing the family. Scout… I’m scared.”
고모는 거의 아빠가 가문의 수치라고 말할 뻔했어. 스카웃... 나 무서워.”
젬이 느끼는 불안함이 최고조에 달한 장면이야. 남부에서 가문의 명예는 목숨보다 소중한데, 고모가 그걸 건드린 거지. 아빠가 마을 사람들에게 해를 입을까 봐 걱정하는 젬의 진심이 느껴져서 가슴이 찡해.
“Scared of what?” “Scared about Atticus. Somebody might hurt him.”
“뭐가 무서운데?” “아빠가 걱정돼서 그래. 누군가 아빠를 해칠지도 모르잖아.”
스카웃은 아직 상황 파악이 덜 된 눈치인데, 오빠 젬은 이미 동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고 있어. 아빠 애티커스가 톰 로빈슨 편을 드니까 마을 사람들이 가만히 안 있을 것 같아서 잠도 못 자고 끙끙 앓는 중이지. 동생은 천하태평인데 오빠만 속이 타들어 가는 전형적인 K-남매... 아니, 미국 남매의 모습이야.
Jem preferred to remain mysterious; all he would say to my questions was go on and leave him alone.
젬은 계속 신비주의를 고수하고 싶어 했어. 내가 묻는 말에 그가 해준 대답이라곤 그냥 저리 가서 자기 좀 내버려 두라는 것뿐이었지.
젬이 이제 좀 컸다고 스카웃한테 속마음도 안 보여주고 혼자 심각한 척은 다 하고 있어. 동생 입장에선 '아니, 같이 좀 알자니까?' 싶겠지만, 젬은 지금 자기만의 고독한 생각의 늪에 빠진 거지. 사춘기 소년의 그 알 수 없는 벽 같은 게 느껴지는 대목이야.
Next day was Sunday. In the interval between Sunday School and Church when the congregation stretched its legs,
다음 날은 일요일이었어. 주일 학교와 예배 사이, 신도들이 잠시 몸을 좀 풀고 있을 때였지.
미국 남부의 일요일은 교회 가는 게 거의 국룰이야. 주일 학교 끝나고 본 예배 시작하기 전에 사람들이 밖에서 서성거리며 기지개도 켜고 수다도 떠는 그 짧은 휴식 시간! 평화로워 보이지만 왠지 모를 폭풍전야의 느낌이 살짝 나지 않아?
I saw Atticus standing in the yard with another knot of men.
마당에서 아빠가 또 다른 한 무리의 남자들과 서 있는 걸 봤어.
아빠 애티커스 주변엔 왜 이렇게 남자들이 자주 몰려드는 걸까? 팬클럽은 아닌 것 같고... 이번에도 예사롭지 않은 남자들이 아빠를 둘러싸고 있어. 스카웃은 이 광경을 보고 뭔가 일이 또 벌어지겠구나 싶은 본능적인 예감이 들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