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aturdays, armed with our nickels, when Jem permitted me to accompany him (he was now positively allergic to my presence when in public),
토요일마다 각자 5센트씩 손에 꼭 쥐고, 젬 오빠가 같이 가는 걸 허락해 줄 때면 (오빠는 이제 남들 앞에서 나랑 같이 있는 걸 아주 병적으로 싫어했지만 말이야),
애들한테 토요일은 전 재산인 5센트를 들고 시내 구경 나가는 일주일 중 최고의 날이야. 근데 사춘기가 왔는지 젬 오빠가 여동생을 무슨 전염병 환자 취급하면서 같이 다니는 걸 엄청 쪽팔려 하기 시작했어. 오빠들 사춘기 오면 꼭 저러더라, 그치?
we would squirm our way through sweating sidewalk crowds and sometimes hear, “There’s his chillun,” or, “Yonder’s some Finches.”
우리는 땀 흘리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보도를 비집고 지나갔고, 그러다 보면 가끔 “저기 걔네 애들이다,”라거나, “저쪽에 핀치네 집 애들이 있네.” 같은 소리가 들려왔어.
마을 사람들이 아빠가 맡은 재판 때문에 애들을 대놓고 수군거리기 시작했어. 좁은 길을 비집고 가는데 등 뒤에서 쑥덕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진짜 기분 묘하지 않겠어? 대놓고 욕은 못 하고 들릴 듯 말 듯 뒷담화 까는 어른들의 모습이야.
Turning to face our accusers, we would see only a couple of farmers studying the enema bags in the Mayco Drugstore window.
우리를 비난한 사람들을 확인하려고 고개를 돌려보면, 메이코 약국 진열창 안에 있는 관장용 주머니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농부 두어 명만 보일 뿐이었어.
소리가 들려서 홱 돌아보면, 범인은 없고 웬 아저씨들이 약국 쇼윈도에서 민망한 물건(관장기)이나 구경하고 있는 거지. 다들 대놓고는 욕 못 하고 뒤에서만 궁시렁거리는 꼴이 참 가관이야. 비겁하게 딴청 피우는 어른들의 민낯이지!
Or two dumpy countrywomen in straw hats sitting in a Hoover cart.
아니면 밀짚모자를 쓰고 후버 마차에 앉아 있는 땅딸막한 시골 아주머니 두 분뿐이었지.
이번엔 마차에 앉아 있는 아줌마들이네. 후버 마차는 당시 가난한 시절을 상징하는 이동 수단인데, 그런 거 타고 와서 남의 집 애들 뒷담화나 하고 있는 모습이 딱 그려지지? 겉모습만 봐도 '나 뒷담화 전문가요'라고 쓰여 있는 듯한 시골 아줌마들의 포스야.
“They c’n go loose and rape up the countryside for all of ‘em who run this county care,”
“이 군을 다스리는 인간들이 신경이나 쓰나 몰라, 그놈들이 고삐 풀린 채 돌아다니며 온 시골을 들쑤시고 강간을 하든 말든 말이야.”
길에서 마주친 어떤 아저씨가 아빠의 재판 때문에 화가 났는지, 들으라는 듯이 아주 험악한 말을 내뱉고 있어. 당시 인종차별이 심했던 분위기 속에서 흑인들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와 혐오를 배설하듯 쏟아내는 장면이야. 어린 스카우트가 듣기엔 너무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섞여 있지?
was one obscure observation we met head on from a skinny gentleman when he passed us.
이건 우리 옆을 지나가던 한 깡마른 신사가 던진, 우리가 정면으로 맞닥뜨린 정체 모를 한마디였어.
방금 그 험악한 말을 한 사람이 누군지 설명해주는 부분이야. 스카우트는 그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그 아저씨의 날 선 태도와 말투 때문에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걸 온몸으로 느낀 거지.
Which reminded me that I had a question to ask Atticus.
그 말을 들으니 아빠한테 물어볼 질문이 하나 있다는 게 생각났어.
어른들이 하는 험악한 말 속에서 '강간'이라는 단어를 들은 스카우트! 호기심 왕성한 아이답게 그 뜻이 궁금해졌고, 세상 모든 걸 다 알고 있을 것 같은 아빠에게 질문 찬스를 쓰기로 결심한 순간이야.
“What’s rape?” I asked him that night. Atticus looked around from behind his paper.
“강간이 뭐예요?” 그날 밤 내가 아빠한테 물었지. 아빠는 보시던 신문 너머로 고개를 들어 우리를 보셨어.
아이쿠, 결국 터질 게 터졌네! 스카우트가 저녁 시간에 아빠한테 아주 핵직구 질문을 던졌어. 신문을 보며 평온한 시간을 보내던 아빠가 얼마나 당황하셨을지, 신문 위로 쓱 올라오는 아빠의 눈동자가 그려지지 않니?
He was in his chair by the window. As we grew older, Jem and I thought it generous to allow Atticus thirty minutes to himself after supper.
아빠는 창가 옆 당신 의자에 앉아 계셨어.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서, 젬 오빠랑 나는 저녁 식사 후에 아빠가 혼자만의 시간을 30분 정도 갖게 해드리는 게 관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
아빠 아티커스의 소중한 퇴근 후 루틴이야. 애들이 철이 좀 들었는지 아빠의 '혼신문' 시간을 존중해주기로 했나 봐. 물론 자기들이 관대해서 봐준다는 초딩 마인드는 덤이고! 아빠의 소중한 30분을 지켜주려는 남매의 눈물겨운(?) 배려랄까?
He sighed, and said rape was carnal knowledge of a female by force and without consent.
아빠는 한숨을 내쉬더니, 강간은 강압적이고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여성에 대한 육체적 관계라고 말씀하셨어.
스카우트의 핵직구 질문에 아빠가 드디어 입을 떼셨어. 거짓말로 얼버무리는 대신, 아이의 눈높이에서 가장 정중하고 법률적인 용어로 팩트를 전달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진짜 리스펙트야. 분위기가 급 진지해졌지?
“Well if that’s all it is why did Calpurnia dry me up when I asked her what it was?” Atticus looked pensive.
“글쎄요, 그게 전부라면 제가 칼퍼니아 아줌마한테 그게 뭐냐고 물었을 때 왜 아줌마는 제 말을 딱 잘라버렸을까요?” 아빠는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보였어.
아빠의 설명이 너무 깔끔했나? 스카우트는 칼퍼니아 아줌마가 왜 그렇게 정색하며 말을 돌렸는지 이해가 안 가는 거지. 아이들의 논리는 가끔 어른들을 뇌정지 오게 만든다니까. 아빠는 이제 딸의 질문 공세에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 중이야.
“What’s that again?” “Well, I asked Calpurnia comin‘ from church that day what it was and she said ask you
“그게 무슨 말이니?” “그러니까, 그날 교회에서 돌아오는 길에 칼퍼니아 아줌마한테 그게 뭐냐고 물었는데, 아줌마가 아빠한테 물어보라고 했거든요.
아빠도 당황했는지 다시 되물으셔. 스카우트는 지난번 흑인 교회에 갔을 때 있었던 일부터 차근차근 복기하기 시작해. 아빠랑 딸의 이 티키타카, 묘하게 몰입감 넘치지? 아빠의 평온한 저녁은 이미 물 건너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