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swung his legs over the railing and was sliding down a pillar when he slipped.
아저씨가 난간 너머로 다리를 휘두르더니 기둥을 타고 내려오다가 그만 미끄러졌어.
아저씨가 거의 액션 영화 주인공급으로 기둥 타고 내려오기를 시전 중이야. 그런데 역시 현실은 영화가 아니지? 몸이 마음을 못 따라가서 삐끗하는 안쓰러운 순간이야.
He fell, yelled, and hit Miss Maudie’s shrubbery. Suddenly I noticed that the men were backing away from Miss Maudie’s house,
아저씨는 떨어지면서 소리를 질렀고, 모디 아줌마네 관목 숲에 처박혔어. 갑자기 사람들이 모디 아줌마네 집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지.
아저씨는 정원 나무들 사이로 쏙 들어가 버렸고, 그와 동시에 분위기가 싸해져. 불 끄던 남자들이 갑자기 집에서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거든. 이건 진짜 집이 폭발하거나 무너지기 직전이라는 소리야!
moving down the street toward us. They were no longer carrying furniture.
우리 쪽으로 길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어. 그들은 더 이상 가구를 옮기지 않고 있었지.
이제 가구 구출 작전은 끝났어. 불길이 너무 거세져서 다들 포기하고 도망쳐 나오는 거야. 우리 주인공들 쪽으로 몰려오는 아저씨들의 모습에서 절망적인 분위기가 느껴져.
The fire was well into the second floor and had eaten its way to the roof: window frames were black against a vivid orange center.
불이 이미 2층 깊숙이 번져서 지붕까지 다 집어삼켰어. 창틀은 선명한 오렌지빛 불길 속에서 검게 보였지.
모디 아줌마네 집이 거의 숯불 갈비급으로 타고 있어. 2층은 이미 불길이 점령했고, 지붕까지 '냠냠' 먹어 치우는 중이야. 까만 창틀 너머로 이글거리는 주황색 불꽃이 보이는 게, 예쁘다기보단 소름 돋는 상황이지.
“Jem, it looks like a pumpkin—” “Scout, look!” Smoke was rolling off our house and Miss Rachel’s house like fog off a riverbank,
“젬 오빠, 꼭 호박처럼 보여—” “스카우트, 저기 봐!” 우리 집이랑 레이첼 아주머니네 집에서 연기가 강둑의 안개처럼 피어오르고 있었어.
불타는 집이 주황색이라 할로윈 호박 같다고 하는 스카우트의 천진난만함... 근데 젬 오빠는 지금 그게 눈에 안 들어와. 연기가 자욱하게 깔리는 게 마치 새벽 안개처럼 보일 정도로 심각하거든.
and men were pulling hoses toward them. Behind us, the fire truck from Abbottsville screamed around the curve
그리고 사람들은 그 집들을 향해 호스를 끌어당기고 있었어. 우리 뒤쪽에서는 애보츠빌에서 온 소방차가 코너를 돌아 비명을 지르며 달려왔지.
마을 어른들이 다 나와서 불 끄려고 난리도 아니야. 그때 옆 동네 애보츠빌 소방차가 지원군으로 등판! 사이렌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차가 '비명을 질렀다'고 표현할 정도네.
and stopped in front of our house. “That book…” I said. “What?” said Jem.
그러더니 우리 집 앞에 멈춰 섰어. “그 책...” 내가 말했어. “뭐라고?” 젬 오빠가 물었지.
소방차가 멈춰 섰는데 스카우트는 뜬금없이 '책' 타령이야. 불난 집 구경하다가 갑자기 빌린 책을 안에 두고 온 게 생각났나 봐. 역시 애들은 상황보다 자기 물건이 먼저라니까!
“That Tom Swift book, it ain’t mine, it’s Dill’s…” “Don’t worry, Scout, it ain’t time to worry yet,” said Jem.
“그 톰 스위프트 책 말이야, 내 게 아니라 딜 거야...” “걱정 마, 스카우트. 아직은 걱정할 때가 아니야.” 젬 오빠가 말했어.
집이 활활 타오르고 소방차가 오고 난리법석인데 스카우트는 빌린 책 걱정 중이야. 남의 물건 망가뜨리면 큰일 난다는 걸 아는 기특한(?) 꼬맹이지. 젬 오빠는 아빠를 보며 상황을 판단하고 동생을 안심시키고 있어. 역시 큰오빠의 여유란 이런 걸까?
He pointed. “Looka yonder.” In a group of neighbors, Atticus was standing with his hands in his overcoat pockets.
오빠가 가리켰어. “저기 좀 봐.” 이웃들 틈에서 애티커스 아빠는 오버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서 계셨지.
젬이 아빠를 가리키는데, 아빠는 진짜 세상 평온해 보여. 이웃들이랑 섞여서 코트 주머니에 손 딱 찌르고 서 있는 모습이 흡사 동네 마실 나온 분위기랄까? 아빠가 저렇게 가만히 있다는 건 아직 우리 집까지 홀랑 타버릴 정도로 급박한 상황은 아니라는 증거지.
He might have been watching a football game. Miss Maudie was beside him.
마치 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것 같았어. 모디 아줌마가 아빠 곁에 있었지.
불구경이 제일 재밌다더니, 아빠 표정이 너무 태연해서 진짜 경기 보러 온 관객 같아 보여. 집 주인인 모디 아줌마도 옆에 같이 있는데, 두 분 다 의외로 덤덤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는 중이야. 절망보다는 차분함이 느껴지는 묘한 순간이지.
“See there, he’s not worried yet,” said Jem. “Why ain’t he on top of one of the houses?”
“저기 봐, 아빠는 아직 걱정 안 하시잖아.” 젬 오빠가 말했어. “근데 왜 아빠는 지붕 위에 안 올라가 계신 거야?”
젬은 아빠의 무덤덤한 반응을 보고 안전의 척도를 삼고 있어. 근데 한편으로는 다른 젊은 남자들처럼 지붕 위에 올라가서 적극적으로 불을 안 끄는 아빠가 조금은 의아하기도 한 모양이야. 아빠가 너무 쿨해서 당황스러운 아들의 모습이랄까?
“He’s too old, he’d break his neck.” “You think we oughta make him get our stuff out?”
“아빠는 너무 연세가 많으셔서 목뼈가 부러질지도 몰라.” “우리 짐이라도 꺼내 오시게 해야 할까?”
지붕 위에서 불 끄는 젊은 사람들과 달리 가만히 서 계시는 아빠를 보며 나누는 대화야. 아빠 걱정을 하는 건지, 아니면 은근히 연세가 많다고 디스하는 건지 모를 아이들의 순수한 대화가 킬링포인트지. 불난 와중에 짐 챙길 걱정하는 건 만국 공통인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