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could see almost the entire city from where he sat, including the plaza where he had talked with the old man.
그는 앉아 있는 곳에서 노인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광장을 포함해 도시 거의 전체를 볼 수 있었어.
높은 데 앉아서 도시를 내려다보니까 아까 그 할아버지랑 수다 떨던 광장이 딱 보이네. '아, 거기서 그 할아버지를 만나는 게 아니었는데' 하고 후회 섞인 눈으로 그곳을 째려보고 있는 산티아고의 뒷모습이 상상되지 않아? 시야는 탁 트였는데 마음은 고구마 백 개 먹은 듯 답답할 거야.
Curse the moment I met that old man, he thought. He had come to the town only to find a woman who could interpret his dream.
그 노인을 만난 순간이 원망스럽군, 하고 그는 생각했어. 그는 단지 자신의 꿈을 해석해 줄 여자를 찾으러 이 마을에 왔을 뿐이었거든.
산티아고 지금 속에서 천불이 나고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해몽이나 받으러 왔다가 인생 전체를 배팅해야 하는 상황이 됐으니, 할아버지가 원망스러울 만도 하지. '그냥 양이나 치고 잘 살걸, 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이 고생인가' 싶은 자책 타임이야.
Neither the woman nor the old man was at all impressed by the fact that he was a shepherd.
그 여자나 노인이나 그가 양치기라는 사실에 전혀 감명받지 않았어.
산티아고는 나름 자기 직업에 자부심이 뿜뿜하는 상태인데, 점쟁이 할머니랑 정체불명의 노인이 너무 무덤덤하니까 은근히 자존심 상해하는 눈치야. '나 이 구역의 베테랑 양치기라고!' 하고 외치고 싶지만, 그들에겐 그저 평범한 청년 A일 뿐인 거지.
They were solitary individuals who no longer believed in things, and didn’t understand that shepherds become attached to their sheep.
그들은 더 이상 무언가를 믿지 않는 고독한 사람들이었고, 양치기들이 자신의 양들에게 정을 붙인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어.
이 어르신들, 세상을 너무 많이 살아서 그런지 감수성이 완전히 메말라 버린 것 같아. 산티아고는 양들이랑 가족처럼 지내는데, 그들 눈엔 양들이 그냥 털 뭉치 정도로 보이나 보지? 공감 능력 제로인 사람들을 마주한 산티아고의 답답함이 느껴져.
He knew everything about each member of his flock: he knew which ones were lame,
그는 자기 양 떼의 구성원 하나하나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어. 어떤 양이 다리를 저는지도 알고 있었지.
산티아고는 거의 '양들의 아버지' 수준이야. 그냥 양 떼로 뭉뚱그려 보는 게 아니라, 한 마리 한 마리 컨디션을 다 체크하고 있거든. 다리 좀 전다고 바로 알아채는 거 보면 평소에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지켜봤는지 알 수 있지.
which one was to give birth two months from now, and which were the laziest.
어떤 양이 두 달 뒤에 새끼를 낳을 예정인지, 그리고 어떤 양들이 제일 게으른지도 알고 있었지.
두 달 뒤 출산 예정일까지 맞히는 거 보면 산티아고는 거의 양치기계의 산부인과 의사 아니야? 게다가 누가 밥만 축내고 잠만 자는 '프로 월급 루팡' 양인지도 다 꿰고 있어. 양들 입장에서는 소름 돋는 주인일 수도 있겠어!
He knew how to shear them, and how to slaughter them. If he ever decided to leave them, they would suffer.
그는 양들의 털을 깎는 법도, 도축하는 법도 알고 있었어. 만약 그가 양들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면, 양들은 고통받게 될 거야.
산티아고는 거의 양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신 같은 존재야. 털 깎아주고 밥 먹여주고 지켜주다가, 때가 되면... 음, 맛있는 고기로... 아니, 아무튼! 자기가 없으면 양들이 멘붕 올 거라는 걸 너무 잘 알아서 마음이 더 무거운 거지.
The wind began to pick up. He knew that wind: people called it the levanter,
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했어. 그는 그 바람을 알고 있었지. 사람들은 그걸 '레반터'라고 불렀어.
갑자기 분위기 싸해지면서 바람이 슝슝 불기 시작하네. 산티아고는 이 바람의 정체를 딱 보고 알았어. 이름부터 간지 터지는 '레반터'라니,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지 않아?
because on it the Moors had come from the Levant at the eastern end of the Mediterranean.
지중해 동쪽 끝에 있는 레반트 지역에서 무어인들이 그 바람을 타고 건너왔기 때문이었지.
레반터라는 이름의 유래가 드디어 나오네. 옛날에 무어인들이 이 바람을 돛에 싣고 스페인을 정복하러 왔대. 바람 하나에 역사가 담겨 있다니, 산티아고도 이 바람을 맞으며 자기도 어딘가로 휩쓸려 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거야.
The levanter increased in intensity. Here I am, between my flock and my treasure, the boy thought.
레반터 바람은 더욱 거세졌어. '여기 내가 있네, 내 양 떼와 내 보물 사이에' 하고 소년은 생각했지.
바람은 점점 미친 듯이 불어대고, 산티아고의 마음도 요동치기 시작했어. 익숙하고 안전한 양 떼냐, 아니면 미지의 보물이냐! 짬짜면 고르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서 소년은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진 거야.
He had to choose between something he had become accustomed to and something he wanted to have.
그는 이미 익숙해진 것과 자신이 갖고 싶은 것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했어.
산티아고의 인생 최대 난제 등장! 익숙한 양치기 생활이냐, 아니면 정체불명의 보물이냐... 우리도 점심 메뉴 고를 때 짜장면이랑 짬뽕 사이에서 뇌 정지 오잖아? 근데 이건 인생을 건 선택이라 머리털 좀 빠질 만한 상황이야.
There was also the merchant’s daughter, but she wasn’t as important as his flock, because she didn’t depend on him.
상인의 딸도 있었지만, 그녀는 그의 양 떼만큼 중요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그녀는 그에게 의존하지 않았거든.
산티아고 나름 현실적인 남자였네? 짝사랑하던 예쁜 상인 딸이 생각나긴 하는데, 냉정하게 따져보니까 양들이 더 소중하대. 걔는 나 없어도 잘 먹고 잘 살 텐데, 양들은 나 없으면 굶어 죽는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사랑을 이겨버린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