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 going to advise me not to take the case and, if I insist, he’ll ask me to take a leave of absence without pay.”
“그는 나에게 그 사건을 맡지 말라고 충고할 거고, 만약 내가 고집을 부리면 무급 휴직을 하라고 요구할 거야.”
데이비드의 비극적인 예언이야. 상사가 하지 말라는 거 억지로 하려면 월급도 포기하고 쉬라는 거지. 한마디로 '내 말 안 들을 거면 나가서 네 마음대로 해, 돈은 안 줄 거니까'라는 살벌한 통보를 예상하는 거야.
“Let’s have lunch tomorrow. Rubicon, one o’clock.” David nodded. “Fine.”
“내일 점심 같이 먹자. 루비콘에서 한 시에.” 데이비드는 고개를 끄덕였어. “좋아.”
심각한 대화는 일단 접어두고 밥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퀼러의 필살기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루비콘이라는 식당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 있네. 데이비드도 쿨하게 수락하며 일단 고비를 넘기는 모양새야.
Emily came in from the kitchen wiping her hands on a kitchen towel. David and Quiller rose. “Hello, David.”
에밀리가 주방 수건에 손을 닦으며 부엌에서 나왔어. 데이비드와 퀼러는 일어났지. “안녕, 데이비드.”
집주인인 에밀리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확 부드러워졌어. 요리하다가 손님 소리에 급하게 나오는 정겨운 모습이지. 남자 둘이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는 건 서구권의 기본적인 매너야.
Emily hustled up to him, and he gave her a kiss on the cheek.
에밀리는 그에게 서둘러 다가갔고, 그는 그녀의 뺨에 입을 맞추었어.
에밀리가 데이비드를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hustled up'이라는 표현에서 다 드러나네. 총총걸음으로 다가오는 모습이지. 뺨에 뽀뽀하는 인사는 이들의 친밀함이 가족급이라는 증거야.
“I hope you’re hungry. Dinner’s almost ready. Sandra’s in the kitchen helping me. She’s such a dear.”
“배고팠으면 좋겠네. 저녁이 거의 다 됐거든. 산드라가 부엌에서 나를 돕고 있어. 그녀는 정말 친절한 사람이야.”
에밀리의 따뜻한 성격이 폭발하는 대목이야. 손님 밥 굶길까 봐 걱정하는 마음은 동서양 공통인 듯! 데이비드의 아내인 산드라를 'such a dear'라고 칭찬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어.
She picked up a tray and hurried back into the kitchen. Quiller turned to David.
그녀는 쟁반을 들고 서둘러 부엌으로 돌아갔어. 퀼러는 데이비드 쪽으로 몸을 돌렸지.
에밀리가 부엌으로 들어가자마자 공기 흐름이 확 바뀌는 거 느껴지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남자들의 진지한 대화' 타임이 시작된다는 신호야. 퀼러가 데이비드에게 몸을 돌리는 건 '자, 이제 본론을 얘기해보자'라는 무언의 압박 같은 거지.
“You mean a great deal to Emily and me. I’m going to give you some advice. You’ve got to let go.”
“넌 에밀리와 나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야. 조언 하나만 할게. 이제 그만 놓아줘야 해.”
퀼러의 진심이 뚝뚝 묻어나는 대사야. '넌 우리한테 소중해'라고 밑밥(?)을 깐 다음에 묵직한 조언을 던지는 거지.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친구를 보는 안타까운 마음이 느껴져야 해.
David sat there, saying nothing. “That was a long time ago, David. And what happened wasn’t your fault.”
데이비드는 아무 말 없이 거기 앉아 있었어. “그건 아주 오래전 일이야, 데이비드. 그리고 그때 일어난 일은 네 잘못이 아니었어.”
데이비드의 침묵이 얼마나 무거운지 느껴지지? 퀼러는 그 침묵을 깨려고 애써 위로를 건네고 있어. '네 탓이 아니야'라는 말, 살면서 가장 듣고 싶지만 가장 믿기 힘든 말이기도 하잖아.
“It could have happened to anyone.” David looked at Quiller. “It happened to me, Jesse. I killed her.”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어.” 데이비드는 퀼러를 쳐다봤지. “그건 나한테 일어났어, 제시. 내가 그녀를 죽였다고.”
퀼러의 일반론적인 위로에 데이비드가 찬물을 확 끼얹어버려. '누구에게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거지. 마지막에 'I killed her'는 진짜 소름 돋는 고백이야.
It was déjà vu. All over again. And again. David sat there, transported back to another time and another place.
데자뷔였어. 계속해서 반복되는. 데이비드는 거기 앉아 다른 시간, 다른 장소로 소환됐지.
과거의 아픈 기억이 갑자기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르는 순간이야.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지. 데이비드에겐 그 기억이 결코 유쾌하지 않은 모양이야.
It had been a pro bono case, and David had said to Jesse Quiller, “I’ll handle it.”
그건 무료 변론 사건이었고, 데이비드는 제시 퀼러에게 "내가 맡을게"라고 말했었어.
돈 안 받고 도와주는 착한 일 하겠다고 나섰던 리즈 시절 이야기야. 이때는 자기가 다 감당할 수 있을 줄 알고 쿨하게 나섰던 거지.
Helen Woodman was a lovely young woman accused of murdering her wealthy stepmother.
헬렌 우드먼은 부유한 의붓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사랑스러운 젊은 여성이었어.
겉보기엔 꽃사슴처럼 연약해 보이는 여자가 무시무시한 살인 혐의를 받고 있어. 이 갭 차이 때문에 데이비드가 더 마음이 쓰였던 걸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