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ondered, you know... if you wanted to bring the old guy’s stuff in? We’re at the Western Infirmary.
“있잖아요... 혹시 그 노인분의 물건들을 좀 가져다줄 수 있을까 해서요. 우리는 지금 웨스턴 병원에 있습니다.”
레이먼드가 전화를 건 진짜 목적! 에리너가 맡아둔 노인의 짐(소시지랑 우유 같은 것들)을 챙겨 오라는 거야. 'I wondered'라며 조심스럽게 운을 떼는 걸 보니, 레이먼드도 에리너를 대하는 게 마치 시한폭탄 다루는 기분인가 봐. 웨스턴 병원(Western Infirmary)이라는 구체적인 지명까지 대며 에리너를 밖으로 불러내려고 애쓰고 있어.
Oh, and his name’s Sami-Tom.” “What?” I said. “No, that can’t be right, Raymond.
“아, 그리고 그분 이름은 새미 톰이랍니다.” “뭐라고요?” 내가 말했다. “아니요, 그럴 리가 없어요, 레이먼드.”
'새미 톰'이라는 희한한 이름을 듣자마자 에리너의 뇌에서 경고등이 켜졌어! 에리너 사전에는 그런 근본 없는(?) 이름은 존재할 수 없거든. 레이먼드가 이름을 잘못 들었거나 지어낸 게 분명하다고 확신하며 단칼에 '그럴 리 없다'고 박살 내버려. 에리너의 저 단호한 'No' 좀 봐.
He’s a small, fat, elderly man from Glasgow. There is absolutely no possibility of him being christened Sami-Tom.”
“그는 글래스고 출신의 작고 뚱뚱한 노인일 뿐입니다. 그가 새미 톰이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을 가능성은 전혀 없어요.”
에리너의 인상 비평 실력 좀 봐! '작고 뚱뚱한 노인'이라니, 아주 뼈를 때리는 묘사지? 게다가 'christened(세례를 받다)'라는 고전적인 단어까지 써가며 이름의 정당성을 따지고 있어. 에리너에게 이름이란 부모가 신중하게 지어준 고결한 것이어야 하는데, '새미 톰' 같은 이름은 에리너의 우아한 기준에선 탈락이야.
I was beginning to develop some serious concerns about Raymond’s mental capacities.
나는 레이먼드의 지적 능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품기 시작했다.
에리너의 독설 끝판왕 등장! 이름 하나 잘못 말했다고 레이먼드를 '지적 능력 미달'로 분류해버리네. 'mental capacities'라는 거창한 용어를 써서 남을 깎아내리는 에리너... 걱정해서 전화한 레이먼드가 이 속마음을 알면 정말 뒷목 잡겠지? 레이먼드는 지금 졸지에 '바보'가 되어버렸어.
“No, no, Eleanor—it’s Sammy as in... short for Samuel. Thom as in T-h-o-m.” “Oh,” I said.
“아뇨, 아뇨, 에리너. 사무엘의 약칭인 새미예요. 성은 T-h-o-m이라고 쓰는 톰이고요.” “아,” 내가 말했다.
레이먼드의 친절한 스펠링 강의 시간! '새미-톰'이라는 해괴망측한 이름이 아니라, 이름은 '새미' 성은 '톰'이라는 지극히 정상적인 성명이었어. 레이먼드를 바보 취급하던 에리너의 지적 우월감이 한순간에 민망함으로 바뀌는 찰나지. 저 짧은 'Oh' 한마디에 담긴 에리너의 머쓱함, 상상이 가니?
There was another long pause. “So... like I said, Sammy’s in the Western.
또다시 긴 침묵이 흘렀다. “그러니까... 아까 말했듯이, 새미는 웨스턴 병원에 있어요.”
새미 톰인지 사무엘 톰인지 한바탕 이름 대소동이 지나간 후의 그 정적... 레이먼드도 머쓱했는지 아까 했던 말을 다시 꺼내며 대화를 이어가려고 애쓰고 있어. 'Western'은 병원 이름인데, 레이먼드의 목소리에 섞인 그 머쓱한 공기가 여기까지 느껴지는 기분이야.
Visiting starts at seven, if you want to come in?”
“일곱 시부터 면회 시간인데, 오고 싶으신가요?”
레이먼드가 조심스럽게 에리너를 초대하고 있어. 면회 시간(Visiting hours)을 콕 찝어 말하는 게 왠지 데이트 신청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에리너는 이걸 아주 사무적인 업무로 받아들이겠지? 레이먼드의 소심한 용기가 돋보이는 대목이야.
“I said I would, and I’m a woman of my word, Raymond. It’s a bit late now;
“가겠다고 말했으니 가야지요. 나는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레이먼드. 지금은 좀 늦었습니다.”
에리너의 명언 제조기 가동! 'a woman of my word(약속을 지키는 여자)'라며 아주 비장하게 수락해. 자기가 뱉은 말은 무조건 책임지는 엘리너의 고지식한 멋짐이 폭발하는 순간이야. 근데 지금 가기는 늦었다고 칼같이 선 긋는 거 보이지?
tomorrow, early evening, would suit me best, if that’s acceptable to you?”
“내일 이른 저녁이 제게 가장 좋을 것 같은데, 당신에게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에리너가 주도권을 쥐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어. 'suit me best(나에게 가장 적합하다)'라며 자기 위주의 최적 시간을 제안하면서도, 끝에 'if that's acceptable to you(괜찮다면)'를 붙여 예의를 차리는 고도의 밀당(?) 화법이지.
“Sure,” he said. Another pause. “Do you want to know how he’s doing?”
“물론이죠.” 그가 말했다. 다시 침묵이 흘렀다. “그분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나요?”
레이먼드는 에리너의 제안에 무조건 오케이! 근데 또 둘 사이에 어색한 정적이 찾아오네. 레이먼드가 쥐어짜듯 던진 다음 질문, 노인의 안부를 묻는 거야. 어색한 공기를 깨보려는 레이먼드의 눈물겨운 사투가 느껴지지?
“Yes, naturally,” I said. The man was an extremely poor conversationalist, and was making this whole exchange terribly hard work.
“네, 당연하죠.” 내가 대답했다. 그는 실로 대화에 서투른 자였고, 이 모든 교류를 끔찍할 정도로 힘겨운 노동으로 만들고 있었다.
에리너의 속마음 드립 폭발! 레이먼드랑 대화하는 게 'terribly hard work(끔찍하게 힘든 노동)'이라니... 레이먼드는 나름 열심히 말을 붙이고 있는데, 에리너 기준엔 그냥 '말 못 하는 남자'일 뿐이야. 에리너는 지금 이 대화를 즐기는 게 아니라 거의 채굴 작업하는 수준으로 느끼고 있나 봐.
“It’s not good. He’s stable, but it’s serious. Just to prepare you. He hasn’t regained consciousness yet.”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안정적이긴 하지만 심각한 상태예요.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뜻에서 미리 말씀드리는 겁니다.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어요.”
레이먼드가 병원에서 노인의 상태를 전해주고 있어. 'stable(안정적인)' 하다는 말이 보통은 다행이다 싶지만, 뒤에 'serious(심각한)'가 붙으니 상황이 아주 안 좋은 거지. 레이먼드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저 묵직함... 에리너에게 '마음의 준비(prepare you)'를 하라고 귀띔하는 걸 보니 노인의 상태가 정말 풍전등화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