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ing over the consonants, your tongue poking into n’s and over the s’s.”
자음들을 타고 굴러가며, 혀는 'n' 속으로 찔러 넣어지고 's' 위를 넘어간다.
혀의 움직임까지 슬로우 모션으로 분석하는 에리너의 집요함 좀 봐! n 발음을 할 때 혀가 입천장에 닿고, s 발음을 할 때 공기가 스치듯 넘어가는 걸 'poking(찌르기)'이니 'rolling(구르기)'이니 하며 묘사하고 있어. 폴리의 이름을 부르는 행위 자체가 에리너에겐 세상 그 어떤 스킨십보다 황홀한 경험인가 봐.
Polly’s ancestors came all the way from Africa, originally. Well, we all did.
본래 폴리의 조상들은 머나먼 아프리카에서 왔다. 뭐, 우리 모두가 그랬듯이.
갑자기 인류학자가 등판하셨어! 식물이 아프리카 원산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우리 인류도 아프리카에서 시작됐지'라고 쿨하게 덧붙여. 에리너는 이런 식으로 사소한 정보에서 거대한 팩트를 끌어내는 지적 모먼트가 정말 툭툭 튀어나와. 지루할 틈이 없는 에리너의 뇌 구조, 정말 신비롭지?
She’s the only constant from my childhood, the only living thing that survived.
그녀는 내 어린 시절로부터 이어진 유일한 불변의 존재이자, 살아남은 유일한 생명체다.
이 문장은 에리너의 비극적인 과거를 암시하는 아주 묵직한 한 방이야. '살아남은 유일한 생명체(the only living thing that survived)'. 에리너의 과거에 얼마나 처참한 사건이 있었으면 식물 한 그루가 유일한 생존 동료라고 할까? 에리너가 폴리를 'She'라고 부르며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이유가 여기 다 담겨 있어.
She was a birthday present, but I can’t remember who gave her to me, which is strange.
그녀는 생일 선물이었지만, 누가 그것을 내게 주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참으로 묘한 일이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폴리가 '생일 선물'이었대. 근데 누가 줬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는 거야. 에리너처럼 기억력이 비상하고 모든 걸 기록하는 사람이 이걸 잊었다는 건, 그 기억 자체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뇌가 억지로 지워버린 건 아닐까? 에리너는 이걸 그냥 '이상하다(strange)'고만 넘기는데, 우린 왠지 가슴이 먹먹해지지.
I was not, after all, a girl who was overwhelmed with gifts.
결국 나는 선물 세례를 듬뿍 받을 만한 처지의 소녀가 아니었으니까.
에리너의 자조적인 고백이야. 어릴 때 선물을 많이 못 받았다는 슬픈 사실을 'overwhelmed with gifts(선물에 압도당하다)'라는 아주 고급스럽고 우아한 표현으로 담담하게 말해. 불쌍해 보이고 싶지 않아서 더 격식 있는 단어를 고르는 것 같아 마음이 더 아파. 에리너는 지금 자기가 잊어버린 그 기억의 구멍을 애써 덤덤하게 채우고 있는 중이야.
She came with me from my childhood bedroom, survived the foster placements and children’s homes and, like me, she’s still here.
그녀는 내 어린 시절의 침실에서부터 나와 함께 왔고, 위탁 가정들과 아동 양육 시설들을 거치며 살아남았다. 그리고 나처럼, 그녀는 여전히 여기에 있다.
폴리(식물)와 에리너의 운명 공동체 선언이야! 이 식물이 단순한 화분이 아니라 에리너의 그 험난했던 인생 여정을 다 함께한 전우라는 걸 보여줘. '나처럼 여전히 여기 있다'라는 말에서 묘한 동질감과 끈끈한 의리가 느껴지지 않니? 둘 다 풍파를 겪으면서도 꿋꿋이 버텨낸 생존자들이야.
I’ve looked after her, tended to her, picked her up and repotted her when she was dropped or thrown.
나는 그녀를 돌보고 가꾸었으며, 그녀가 바닥에 떨어지거나 내동댕이쳐졌을 때 들어 올려 분갈이를 해주었다.
에리너가 폴리를 어떻게 지켰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야. 근데 'dropped or thrown(떨어지거나 던져지거나)'이라는 표현이 좀 섬뜩하지? 화분이 혼자 던져질 리는 없잖아. 에리너의 과거에 폭력적인 상황이 있었음을 넌지시 암시하는 거야. 그 와중에 폴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분갈이까지 해준 에리너... 정말 지극정성이지?
She likes light, and she’s thirsty. Apart from that, she requires minimal care and attention, and largely looks after herself.
그녀는 빛을 좋아하고 목이 마르다. 그것을 제외하면 그녀는 최소한의 보살핌과 주의만을 필요로 하며, 대체로 스스로를 돌본다.
폴리의 생존 전략! 에리너랑 참 닮았지? 빛(관심)은 필요하고 갈증(애정)은 느끼지만, 남한테 민폐 끼치지 않고 최소한의 자원으로 스스로를 돌보며(looks after herself) 살아가는 모습이 말이야. 마치 폴리의 성격 묘사가 에리너의 자기소개처럼 들려서 짠한 마음이 들어.
I talk to her sometimes, I’m not ashamed to admit it. When the silence and the aloneness press down and around me,
나는 가끔 그녀에게 말을 건다. 그것을 인정하는 게 부끄럽지는 않다. 침묵과 고독이 나를 짓누르고 에워쌀 때면,
에리너의 고독이 얼마나 깊은지 엿보이는 문장이야. 식물한테 말 거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침묵과 고독(silence and aloneness)이 에리너를 숨 막히게 짓누르고 있다는 증거겠지. 'press down'이라는 표현에서 보이지 않는 벽에 갇힌 에리너의 답답함이 느껴져.
crushing me, carving through me like ice, I need to speak aloud sometimes, if only for proof of life.
나를 부수고 얼음처럼 파고들 때, 나는 가끔 크게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오직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외로움이 나를 짓이겨(crushing) 얼음처럼 살을 파고든대(carving through). 이럴 때 에리너는 혼잣말이라도 해야 해. 그래야 '나 아직 살아있구나' 하고 안심할 수 있으니까. 'proof of life(생존 증명)'라는 말이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오지 않니? 에리너에게 목소리는 곧 존재의 증거야.
A philosophical question: if a tree falls in a forest and no one is around to hear it, does it make a sound?
철학적인 질문 하나. 만약 숲에서 나무가 쓰러졌는데 근처에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소리가 나는 것일까?
이 유명한 철학적 난제를 에리너가 가져왔어. 나무가 쓰러져도 듣는 이가 없으면 소리가 없는 것과 같듯이, 아무도 에리너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에리너가 존재한다는 걸 알아주지 않는다면 과연 에리너는 살고 있는 걸까? 에리너는 지금 우회적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묻고 있는 거야. 진지함이 드립을 이겨버린 철학자 에리너네.
And if a woman who’s wholly alone occasionally talks to a potted plant, is she certifiable?
완전히 혼자된 여자가 가끔 화초에게 말을 건다면, 그녀를 정신 이상자라고 확정 지을 수 있을까?
에리너는 지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어. '나 화분하고 대화하는데, 이거 진짜 미친 거 아냐?'라고 말이야. 'certifiable'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이상한' 수준이 아니라, 나라에서 '이 사람 좀 이상하니까 격리하세요'라고 증명서 떼줄 정도를 말해. 에리너는 세상의 잣대와 자신의 생존 방식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중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