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 I haven’t become aware of any additional support needs, and I’m fully integrated into the community, June,” I said.
“음, 저는 어떤 추가적인 지원 필요성도 인지하지 못했으며, 지역 사회에 완전히 통합되어 있습니다, 준.” 내가 말했다.
에리너의 대답 클라스 좀 봐! 아까 준이 서류 읽을 때 읊조렸던 행정 용어들을 그대로 복사해서 돌려주고 있어. '인지하다(become aware of)'니 '지역 사회 통합(integrated into the community)'이니... 마치 로봇이 보고서 읽는 것 같지? 준이 당황하든 말든 엘리너는 자기 할 말만 정교하게 하고 있어.
She smiled weakly. “Work going OK? I see you’re a...” she consulted the file again “... you work in an office?”
그녀는 힘없이 미소 지었다. “직장 생활은 괜찮나요? 보아하니 당신은...” 그녀가 다시 서류를 확인했다. “...사무직이시군요?”
준 멀런의 기가 쏙 빠졌어. 미소가 'weakly(힘없이)'로 바뀐 거 보이지? 에리너의 철벽 답변에 할 말을 잃고 다시 서류(file)를 뒤적거리고 있어. 'I see you're a...' 하고 말을 끄는 건 대화를 이어가려는 필사의 몸부림이야. 두 사람의 대화가 참 평행선을 달리고 있네.
“Work is fine,” I said. “Everything’s fine.”
“직장은 괜찮습니다.” 내가 말했다. “모든 것이 다 괜찮아요.”
에리너의 전매특허 멘트 나왔다! 'Everything's fine.' 사실 속은 곪아 터지고 있을지 몰라도 겉으로는 '완벽해!'라고 외치는 거지. 이 짧고 단호한 대사로 더 이상의 질문을 차단해버리는 엘리너의 철벽 스킬! 준 멀런, 오늘 퇴근하고 맥주 한잔해야겠는데?
“What about home?” she said, looking round the room, her eyes lingering on my big green pouf,
“집안 사정은 어떤가요?” 그녀가 방을 둘러보다가 나의 커다란 초록색 푸프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물었다.
준 멀런은 지금 '가정환경 조사' 모드야. 에리너의 멘탈이 철벽같으니까 이제 주변 환경으로 타겟을 변경했어. 방을 스캔하다가 준의 레이더망에 딱 걸린 게 있지. 바로 'big green pouf'. 인테리어 잡지에 나올 법한 세련된 소품이 아니라, 에리너의 독특한 취향(혹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묻어나는 물건이라 준의 시선이 딱 멈춘 거야. 시선이 '머물렀다(lingering)'는 건, '저 흉물스러운 건 도대체 뭐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 아니겠어?
which is shaped like a giant frog and was part of the charity furniture donation I’d received when I first moved in.
그것은 거대한 개구리 모양을 하고 있는데, 내가 이곳에 처음 이사 왔을 때 자선 단체로부터 기증받은 가구 중 하나였다.
준 멀런이 쳐다보던 그 초록색 물체의 정체가 밝혀졌어. 거대한 개구리 모양 의자라니! 보통 성인 여성의 거실에 있을 법한 물건은 아니지? 하지만 에리너는 이걸 돈 주고 산 게 아니야. 자선 단체에서 '기증(donation)' 받은 거지. 주는 대로 받아야 했을 에리너의 과거 상황이 짐작되지? 남들이 버린 가구들로 채워진 집, 하지만 에리너는 불평 한마디 없이 팩트만 전달하고 있어. 이 무심함이 더 짠하면서도 에리너다워.
I’d grown very fond of his bulbous eyes and giant pink tongue over the years.
나는 지난 몇 년간 녀석의 툭 튀어나온 눈과 거대한 분홍색 혀를 꽤나 좋아하게 되었다.
이게 바로 에리너의 매력이야. 남들이 보면 기괴할 수 있는 '거대 개구리 의자'를 에리너는 진심으로 아끼고 있어. 'bulbous(툭 튀어나온/전구 모양의)' 눈알과 거대 핑크 혀라니, 묘사만 들어도 엽기적인데 에리너에겐 '반려 가구' 수준인 거지. 외로운 에리너에게 이 개구리는 말 없이 곁을 지켜준 유일한 친구였을지도 몰라. 취향 참 독특하지만, 미워할 수 없지?
One night, a vodka night, I’d drawn a big housefly, Musca domestica, on his tongue with a pilfered Sharpie.
어느 날 밤, 보드카를 마시던 밤에, 나는 슬쩍 가져온 샤피 펜으로 녀석의 혀 위에 커다란 집파리, 즉 '무스카 도메스티카'를 그려 넣었다.
에리너의 흑역사... 아니, 예술혼이 불타오른 밤이야! 'Vodka night'이라는 표현, 너무 적나라하지 않아? 술에 취해서 개구리 혀에 파리를 그려주는 센스라니. 게다가 그냥 파리도 아니고 학명인 'Musca domestica'라고 부르는 저 지적 허영심 좀 봐. 술 취해도 학명은 챙기는 엘리너 클라스. 그리고 그 펜은 'pilfered(슬쩍한/좀도둑질한)' 것이래. 회사 비품 횡령해서 예술 활동 하셨군요, 에리너 씨.
I’m not artistically gifted in any way, but it was, in my humble opinion, a fair rendering of the subject matter.
나는 예술적 재능이라곤 전혀 없지만, 나의 짧은 소견으로는, 그것은 대상에 대한 꽤 괜찮은 묘사였다.
술 취해서 그린 파리 그림을 두고 이렇게 진지하게 자화자찬하기 있기 없기? 'Humble opinion(짧은 소견)'이라면서 은근히 자기 작품에 만족하고 있어. 'Subject matter(주제/대상)' 같은 거창한 비평 용어까지 써가면서 말이야. 개구리 혀에 매직으로 낙서해놓고 '대상에 대한 훌륭한 묘사'라니, 에리너의 뻔뻔함과 자기애가 폭발하는 순간이야. 준 멀런이 이걸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오네.
I felt that this act had helped me to take ownership of the donated item, and created something new from something secondhand.
나는 이 행동이 기증받은 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갖게 도와주었다고, 그리고 중고품으로부터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냈다고 느꼈다.
이게 바로 에리너식 '정신 승리'이자 철학이야. 남이 버린 가구를 그냥 쓰는 게 아니라, 거기에 낙서를 함으로써 비로소 '내 것'이 되었다는 거지. 'Upcycling(업사이클링)'의 에리너 버전이랄까? 파리 그림 하나로 중고품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저 당당한 태도. 사실 이건 에리너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일지도 몰라. 주어진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만의 독특한(때로는 기괴한) 방식으로 변형해서 통제하려는 거지.
Also, he had looked hungry. June Mullen seemed unable to take her eyes off it.
게다가 녀석은 배가 고파 보였다. 준 멀런은 그것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듯했다.
파리를 그린 이유가 고작 '개구리가 배고파 보여서'라니, 에리너의 엉뚱한 배려심에 무릎을 탁 치게 되지? 준 멀런은 지금 영혼이 가출한 상태야. 사회복지사 인생에 이런 기괴한 인테리어 소품은 처음일 테니까. '눈을 떼지 못한다(unable to take her eyes off)'는 게 감탄해서가 아니라 '이게 실화냐' 싶은 눈빛이라는 걸 우린 다 알잖아.
“Everything’s fine here, June,” I reiterated. “Bills all paid, cordial relations with the neighbors. I’m perfectly comfortable.”
“준, 이곳은 모든 것이 괜찮습니다.” 내가 되풀이했다. “청구서도 모두 지불했고, 이웃들과도 성실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저는 아주 편안합니다.”
에리너의 '완벽한 삶'의 기준이 드디어 공개됐어! 공과금 밀리지 않고 이웃이랑 멱살 잡지 않으면 그게 바로 'perfectly comfortable'한 거래. 사회복지사 준이 파리 낙서에 충격을 먹든 말든, 에리너는 자기 삶의 데이터가 완벽하다는 걸 'reiterate(반복해서 말하다)'하고 있어. 에리너의 저 당당한 사회성 제로 마인드, 은근히 부럽지 않니?
She flicked through the file again, and then inhaled. I knew what she was about to say,
그녀는 다시 서류를 휙휙 넘기더니 숨을 들이켰다.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다.
자, 이제 폭풍전야야. 준 멀런이 서류를 휙휙(flicked through) 넘기면서 심호흡을 하네? 'inhaled'라는 이 짧은 단어 하나에 준의 망설임과 비장함이 다 담겨 있어. 엘리너는 이 상황을 다 꿰뚫고 '어이구, 이제 그 얘기 하겠구먼' 하며 팝콘 각 잡고 있는 중이야. 두 사람의 기 싸움이 장난 아닌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