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noticed that he was wearing a duffle coat. A duffle coat! Surely they were the preserve of children and small bears?
그가 더플코트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더플코트라니! 그건 분명 아이들과 작은 곰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던가?
엘리너의 패션 비평 시간이야! 레이먼드가 입은 떡볶이 코트(duffle coat)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어. 영국 동화 캐릭터 '패딩턴 베어'가 입는 옷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작은 곰들(small bears)'이라니, 레이먼드를 졸지에 동물원 탈출한 곰으로 만들어버리는 엘리너의 저 고지식한 논리... 정말 못 말린다니까!
We started to walk downhill together and he took out a packet of cigarettes, offered me one.
우리는 함께 언덕 아래로 걷기 시작했다. 그는 담배 한 갑을 꺼내더니 내게도 한 대를 권했다.
결국 원치 않는 '언덕 걷기 데이트(?)'가 시작됐어. 근데 레이먼드가 한 술 더 뜨네? 담배를 권하다니! 건강 염려증 말기인 엘리너에게 담배를 권하는 건 거의 독약을 권하는 거나 다름없거든. 레이먼드는 친해지려고 한 행동이겠지만, 엘리너 입장에선 '이 인간 뭐지?' 싶었을 거야.
I reared back from the packet. “How disgusting,” I said. Undeterred, he lit up.
나는 담배 갑에서 몸을 뒤로 뺐다. “정말 혐오스럽군요.” 내가 말했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불을 붙였다.
엘리너의 반응이 아주 예술이야. 'reared back(움찔하며 뒤로 물러나다)'이라니, 마치 뱀이라도 본 것처럼 질색하고 있어. 근데 더 웃긴 건 레이먼드의 반응이야. 'Undeterred(굴하지 않고)'! 욕을 먹든 말든 담배는 피워야겠다는 저 당당한 마이웨이... 둘의 성격 차이가 여기서 완전 극명하게 갈리지?
“Sorry,” he mumbled. “Filthy habit, I know.” “It is,” I said.
“미안해요.” 그가 웅얼거렸다. “지저분한 습관이라는 거 알아요.” “맞아요.” 내가 말했다.
레이먼드도 지긴 싫었나 봐. 사과는 하는데 목소리는 기어들어가(mumble). 자기도 이게 'Filthy habit(더러운 습관)'인 건 인정해. 근데 여기서 엘리너의 대답이 압권이야. 보통은 '괜찮아요' 할 텐데, 엘리너는 칼같이 'It is(맞아요)'라며 쐐기를 박아버려. 동의의 아이콘 엘리너, 오늘도 사회성 점수 마이너스 적립 중!
“You’ll die years earlier than you would have otherwise, probably from cancer or heart disease.
“당신은 그러지 않았을 때보다 몇 년은 더 빨리 죽을 거다. 아마 암이나 심장 질환으로 말이다.”
엘리너의 보건복지부 장관급 훈수가 시작됐어. 레이먼드가 담배를 '지저분한 습관'이라고 인정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망 시나리오를 읊어주는 저 친절함(?) 좀 봐. 처음 본 사람한테 '당신 곧 죽을걸?'이라고 말하는 패기, 이게 바로 우리 엘리너의 거침없는 논리 세계야.
You won’t see the effects on your heart or your lungs for a while, but you’ll notice it in your mouth—gum disease, loss of teeth—
“한동안은 심장이나 폐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없겠지만, 입 안에서는 그 변화를 느끼게 될 거다. 잇몸 질환이라든지, 치아 상실이라든지 말이다.”
엘리너는 지금 레이먼드의 구강 건강까지 걱정해주고 있어. 보이지 않는 장기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입 안'의 변화를 언급하며 공포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 레이먼드도 담배 한 대 피우려다 졸지에 치과 보험 가입 상담 받는 기분이었을 거야. 'loss of teeth(치아 상실)'라니, 말이 너무 살벌하잖아!
and you’ve already got the smoker’s characteristically dull, prematurely lined skin.
“게다가 당신은 이미 흡연자 특유의 생기 없고 일찌감치 주름진 피부를 가지고 있다.”
이번엔 피부과 상담사로 변신! 레이먼드의 얼굴을 빤히 보면서 '당신 피부 칙칙하고 주름 자글자글해'라고 면전에서 읊어주고 있어. 엘리너의 눈은 거의 고화질 줌 렌즈급이라 모공 하나하나 다 분석하고 있는 모양이야. 'prematurely lined(때 이르게 주름진)'라는 표현, 레이먼드 가슴에 대못을 박는 소리 들리지 않니?
The chemical constitution of cigarettes includes cyanide and ammonia, you know.
“담배의 화학적 구성 성분에는 청산가리와 암모니아가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나.”
이제는 화학 선생님이야! 담배 성분에 청산가리(cyanide)가 있다고 상기시켜주며 지식 자랑 중이지. 레이먼드는 그냥 니코틴 충전 좀 하려던 건데 졸지에 독극물 섭취자가 돼버렸어. 'you know'를 붙여서 '너 이거 다 알면서 피우는 거지?'라고 은근히 압박하는 저 기술 좀 봐.
Do you really want to willingly ingest such toxic substances?”
“진심으로 그런 독성 물질을 자진해서 섭취하고 싶은 건가?”
엘리너 화법의 클라이맥스! '너 바보니?'라고 묻는 대신 '자진해서 독성 물질을 섭취하길 원하느냐'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어. 레이먼드의 지적 능력을 의심하는 듯한 이 무심한 공격이 사실 가장 아픈 법이거든. 레이먼드는 지금 담배 한 대 피우다가 인생의 의미를 고민하게 생겼어.
“You seem to know an awful lot about fags for a nonsmoker,” he said, blowing a noxious cloud of carcinogens from between his thin lips.
“담배도 안 피우는 사람이 담배에 대해 엄청나게 많이 아는군.” 그의 얇은 입술 사이로 발암 물질이 섞인 해로운 구름을 내뿜으며 그가 말했다.
레이먼드도 지지 않고 엘리너를 '비흡연자인데 담배 박사님'이라며 비꼬고 있어. 근데 엘리너의 서술이 진짜 대박이지? 연기를 뱉는 걸 '발암 물질이 섞인 해로운 구름(noxious cloud of carcinogens)'을 내뿜는다고 묘사했어. 레이먼드는 그냥 폼 잡고 연기 뱉은 건데, 엘리너 눈엔 그냥 움직이는 대기 오염 유발 시설인 거지!
“I did briefly consider taking up smoking,” I admitted, “but I thoroughly research all activities before commencement,
“나는 잠시 흡연을 시작해 볼까 고려한 적이 있다.” 나는 시인했다. “하지만 나는 모든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철저하게 조사한다.”
엘리너는 몸에 해로운 담배조차 논리적으로 접근해. 남들은 호기심이나 분위기에 휩쓸려 피우지만, 우리 엘리너는 '흡연'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는 거야. 'commencement(개시)'라는 단어를 쓰는 것 좀 봐. 무슨 대학교 졸업식이나 정부 사업 시작하는 줄 알겠어!
and smoking did not in the end seem to me to be a viable or sensible pastime.
“그리고 결국 흡연은 내게 실행 가능하거나 분별 있는 취미로 여겨지지 않았다.”
조사 결과 보고서 발표 시간이야! 담배 피우는 게 'viable(실행 가능한)' 하지도 않고 'sensible(분별 있는)' 하지도 않다는 결론을 내렸어. 취미(pastime) 하나를 정할 때도 가성비와 건강 리스크를 따지는 엘리너의 철저한 합리주의가 폭발하는 장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