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eased it open, then held it toward him to show him that there were two pages of A4 inside.
나는 봉투를 살살 열고 나서, 그에게 보여주려고 그쪽으로 내밀었지. 안에 A4 용지 두 장이 들어있다는 걸 확인시켜 주려고 말이야.
비품실에서 몰래 가져온 봉투를 드디어 여는 긴장되는 순간이야. 마치 스파이가 일급 기밀 문서를 넘기는 듯한 비장함이 느껴지지 않니? 엘리너는 이 와중에도 A4 용지 두 장이라는 디테일을 놓치지 않아.
Raymond shuffled even closer, so that we were touching, sides together, congruent.
레이먼드는 훨씬 더 가까이 다가앉았어. 그래서 우리가 서로 닿을 정도였지. 옆구리를 맞대고, 완전 딱 포개진 상태로 말이야.
레이먼드가 엘리너 곁으로 슥 다가오는 심쿵 포인트야. 근데 엘리너는 이 상황을 '합동(congruent)'이라는 수학 용어로 설명하고 있어. 역시 공대 감성 어디 안 가지?
There was warmth and strength there and, gratefully, I drew on it. I started to read.
거기엔 온기와 힘이 있었고, 고맙게도 난 그 기운에 의지했어. 그러고 나서 읽기 시작했지.
무서운 진실을 마주하기 직전, 레이먼드에게서 얻는 위안을 묘사하고 있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엘리너에게는 엄청난 용기가 되는 순간이야.
The Sun, August 5, 1997, p. 2
더 선(The Sun) 신문, 1997년 8월 5일, 2페이지.
엘리너가 보고 있는 오래된 신문 기사의 출처야. 1997년이라니, 거의 유물 수준이지? 이 기사가 엘리너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사건을 담고 있다는 복선이기도 해.
“Pretty but deadly” kiddie killer “fooled us all,” neighbors say
“예쁘지만 치명적인” 아동 살해범이 “우리 모두를 속였다”라고 이웃들은 말합니다.
전형적인 황색 언론의 자극적인 헤드라인이야.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려고 'Pretty but deadly' 같은 수식어를 붙인 게 아주 고약하지?
“Killer Mum” Sharon Smyth (pictured), 29, had been living in a quiet Maida Vale street for the last two years,
“살인마 엄마” 샤론 스미스(사진), 29세는 지난 2년 동안 조용한 메이다 베일 거리에 거주해 왔습니다.
범인의 신상정보를 낱낱이 공개하고 있어. 29세라는 나이와 '살인마 엄마'라는 낙인이 엘리너의 과거와 어떤 연관이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지.
neighbors said, before deliberately starting the fire that ended in tragedy.
이웃들은 그녀가 비극으로 끝난 그 화재를 고의로 일으켰다고 말했습니다.
이 문장의 핵심은 '고의로(deliberately)'라는 단어야. 실수로 난 불이 아니라 누군가의 의도가 담긴 비극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어.
“She was such a pretty young woman—she had us all fooled,” said a neighbor, who did not wish to be named.
그 여자는 정말 예쁜 젊은 여성이어서 우리 모두를 감쪽같이 속였죠라고 익명을 요구한 한 이웃이 말했어.
겉모습만 보고 천사라고 믿었다가 뒤통수 제대로 맞은 이웃의 뒤늦은 하소연이야. 예쁜 얼굴 뒤에 숨겨진 악마의 본성을 아무도 몰랐던 거지.
“Her little ones were always properly turned out, and they spoke so nice—everybody said what lovely manners they had,”
그녀의 어린 자녀들은 항상 말끔하게 차려입고 다녔고 말도 아주 상냥하게 했어요. 다들 애들이 얼마나 예의 바른지 칭찬했었죠.
애들이 밖에서는 완벽한 인형처럼 보였던 모양이야. 사실은 무서운 엄마 밑에서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연기였을지도 모른다는 게 소름 포인트지.
he told our reporter. “As time went on, you could tell something wasn’t right, though.
그가 우리 기자에게 말했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완벽해 보이던 이웃집의 비밀이 조금씩 새어 나오기 시작하는 긴장감 넘치는 대목이야. 사람의 촉이라는 게 참 무섭지?
The kiddies always seemed terrified of her. Sometimes they had bruises, and people heard a lot of crying in that house.
아이들은 항상 그녀를 끔찍하게 무서워하는 것 같았어. 가끔 멍 자국도 있었고 그 집에서는 우는 소리가 아주 많이 들렸거든.
드디어 끔찍한 진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어. 아이들이 느꼈을 공포와 고통이 이웃들의 증언을 통해 선명하게 묘사되는 장면이야.
She’d go out a lot. We just assumed there was a babysitter, but looking back on it...
그 여자는 외출을 엄청 자주 했어. 우린 그냥 당연히 베이비시터가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까...
아이들을 집에 방치하고 나돌아다니던 무책임한 엄마의 행적을 의심 없이 넘겼던 이웃들이 이제야 '아차' 싶어서 뒤늦은 추측을 쏟아내는 장면이야. 이웃들의 무관심이 비극을 키웠을지도 모른다는 찝찝한 느낌이 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