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I’m thirty, and I think she must have had me when she was very young—nineteen, twenty?
“그러니까... 제가 서른이니까, 제 생각엔 엄마가 엄청 어릴 때 저를 낳으신 게 틀림없어요. 열아홉이나 스물쯤?
자기 엄마 나이도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아는 엘리너의 슬픈 현실이야. 보통 엄마 나이는 0.1초 만에 튀어나오는 게 국룰인데, 얘는 역추적 수사를 하고 앉아있네. 엄마랑 얼마나 벽을 쌓고 살았으면 이럴까 싶어서 짠내가 진동을 한다.
So she’ll be... I’d guess she’d be in her early fifties now, something like that?”
그러니까 엄마는... 지금 50대 초반쯤 되셨겠네요, 뭐 그 정도?
탐정 놀이의 결론을 내리고 있어. 근데 'something like that'이라니, 확신이 없어도 너무 없어. 우리 엄마 나이를 옆집 아줌마 나이 맞히듯 찍고 있는 이 상황, 웃픈 코미디가 따로 없네.
Raymond nodded. “Right,” he said. “So... I’m wondering... I mean, I don’t have kids, so what would I know—but I imagine it can’t be easy,
레이먼드가 고개를 끄덕였어. “맞아요,” 그가 말했지. “그래서... 궁금한 게 있는데요... 내 말은, 난 아이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상상컨대 쉽진 않을 것 같거든요,
레이먼드 등판! 엘리너의 말도 안 되는 엄마 자랑(사실은 학대와 방임의 증거들)을 듣고, '어? 이거 좀 이상한데?' 감지한 거지. 하지만 대놓고 '야, 그거 뻥이야'라고 안 하고 아주 조심스럽게(gentle) 돌려 깎기를 시도하고 있어. 고단수야.
lodging in an opium den in Tangier if you’ve got a toddler with you? Or... what was the other thing?
아장아장 걷는 애를 데리고 탕헤르의 아편굴에서 숙식을 해결한다는 게 말이에요? 아니면... 또 뭐였더라?
드디어 레이먼드가 '말이 되냐?'를 시전 했어. 아편굴(마약 소굴)에 유아(toddler)를 데리고 산다? 이건 아동학대 수준이 아니라 생존 서바이벌이지. 레이먼드는 '상식적으로 그게 가능해?'라고 묻고 있는 거야.
Working as a blackjack dealer in Macao?” He spoke very gently, as though he were afraid to upset me.
마카오에서 블랙잭 딜러로 일했다는 거야? 그는 내가 기분 상할까 봐 걱정하는 듯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다.
레이먼드가 드디어 엘리너 어머니의 '판타지급' 경력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어. 근데 엘리너가 워낙 유리 멘탈 같으니까 아주 살금살금, 마치 폭탄 제거반처럼 조심스럽게 말하는 상황이야.
“I mean, if you added up all the things she said she’d done, wouldn’t it cover a longer period than thirty years?
내 말은 그니까, 네 엄마가 했다고 말한 그 모든 일들을 다 합쳐보면, 30년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리지 않겠어?
레이먼드가 드디어 수학적 논리로 압박을 시작했어. 엄마가 말한 경력을 다 더하면 엄마 나이가 100살은 되어야 할 판이거든. 레이먼드의 합리적인 의심이 폭발하는 구간이야.
Unless she did it all before you were born and she was still a teenager.
네가 태어나기 전, 엄마가 아직 10대였을 때 그 모든 걸 다 해치운 게 아니라면 말이야.
레이먼드가 비꼬는 게 아니라 진지하게 가능성을 따져보는 중이야. 근데 상식적으로 10대 때 마카오 딜러랑 아편굴 거주를 다 하는 게 가능하겠냐고. 거의 슈퍼 히어로급 스케줄이지.
And if she did... well, I’m wondering... where did she get the money from, to do all that traveling,
만약 그랬다 쳐도... 글쎄, 궁금한 게... 그 모든 여행을 다닐 돈은 다 어디서 났을까?
시간 문제만 해결된다고 끝이 아니지. 이제는 자본의 출처를 묻고 있어. 10대 소녀가 무슨 수로 세계 곳곳을 누볐겠어? 금수저거나, 아니면 거짓말이거나 둘 중 하나지.
and wasn’t she a bit young to be going to places like that on her own at that age?
그리고 그 나이에 그런 곳들을 혼자 다니기엔 좀 너무 어리지 않았어?
마지막 쐐기! 어린애 혼자서 위험한 도시들을 여행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거지. 레이먼드는 지금 엘리너가 믿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사실은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계속 일깨워주고 있어.
What about your dad? Where did she meet him?” I looked away. These were important questions that I couldn’t answer.
네 아빠는 어때? 엄마가 아빠를 어디서 만났대? 나는 시선을 돌렸어. 이건 내가 대답할 수 없는 중요한 질문들이었거든.
레이먼드가 선을 넘을 듯 말 듯 하면서 엘리너의 가족사 핵심을 찔렀어. 엘리너는 지금까지 엄마 말만 철석같이 믿고 살았는데, 갑자기 아빠 이야기가 나오니까 멘탈이 흔들리면서 시선 회피 기동을 시전하는 중이지.
Questions I wasn’t sure I wanted to answer. But really, why hadn’t I ever thought about them before?
내가 정말 대답하고 싶은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질문들 말이야. 그런데 정말로, 왜 나는 전에는 이런 것들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엘리너가 레이먼드의 질문을 받고 나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어. 지금까지는 엄마가 하는 말을 진리로 믿고 살았는데, 이제서야 '어? 그러게?' 하고 합리적인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 거지.
This conversation with Raymond came back to me the next time I spoke to her.
레이먼드와 나눈 이 대화는 내가 다음에 엄마랑 통화할 때 다시 떠올랐어.
레이먼드가 던진 의구심의 씨앗이 엘리너의 머릿속에 박혀 있다가, 드디어 엄마랑 통화하는 순간에 '툭' 하고 튀어나온 거야. 이제 엄마 목소리를 들을 때 예전 같지 않다는 신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