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ink, fluffy monkey, a giant metallic letter M, and, most hideous of all, a tiny, sequinned red stiletto shoe.
분홍색의 털북숭이 원숭이랑, 커다란 금속 재질의 글자 M,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일 끔찍했던 건, 반짝이가 박힌 아주 작은 빨간색 스틸레토 힐이었어.
엘리너의 눈에는 패션 테러리스트의 전유물처럼 보이는 아이템들이 하나씩 나열되고 있어. 특히 마지막 빨간 구두 장식은 엘리너의 심미안에 정면 도전하는 수준이지.
I’d come across the type before. Ms. Temple was “fun.”
나 이런 부류는 전에도 마주친 적이 있거든. 템플 씨는 이른바 '즐거운' 사람인 거지.
엘리너가 이 상담사를 어떤 카테고리에 분류했는지 보여줘. 여기서 'fun'에 따옴표가 붙은 건 엘리너의 비꼬는 말투를 그대로 담고 있어.
“Yes and no,” I said. She raised a quizzical eyebrow, but I declined to elaborate further.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라고 내가 말했지. 그녀는 의아하다는 듯 눈썹을 치켜세웠지만, 나는 더 이상 자세히 설명하는 걸 거절했어.
상담사의 질문에 애매모호하게 답하면서 대화를 차단해버리는 엘리너의 철벽 방어 기술이 돋보이는 장면이야.
There was a silence, in which I heard the lift clattering again, although no further sound or evidence of human occupation followed.
침묵이 흘렀고 그 사이 다시 엘리베이터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 외에 사람이 있다는 추가적인 소리나 흔적은 뒤따르지 않았어.
상담실에 정적이 흐르는데 복도 엘리베이터 소리만 들리는 그 어색한 순간 알지? 숨소리조차 조심해야 할 것 같은 극강의 어색함이 흐르는 중이야.
I felt marooned. “OK then,” she said, brightly, too brightly. “I think we’ll get started.
나는 고립된 기분이었어. '좋아요 그럼' 그녀가 밝게, 아주 지나치게 밝게 말했어. '이제 시작해 보죠.'
엘리너는 지금 무인도에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인데 상담사는 혼자 억지 텐션 올려서 분위기 띄워보려고 애쓰는 중이야. 사회적 거리두기 만렙인 엘리너에게는 그저 고역일 뿐이지.
Now, first of all, I want to reassure you that everything we discuss in here together is absolutely confidential.
자 우선 우리가 여기서 함께 나누는 모든 이야기는 전적으로 비밀이 보장된다는 점을 안심시켜 드리고 싶어요.
모든 상담사들의 국룰 멘트 등장! 비밀 보장된다고 말은 하지만 엘리너는 속으로 '내 비밀이 그렇게 궁금해?'라며 비웃고 있을지도 몰라.
I’m a member of all the relevant professional bodies, and we adhere to a very strict code of conduct.
저는 모든 관련 전문 기관의 회원이며 저희는 매우 엄격한 윤리 강령을 준수하고 있답니다.
자기가 얼마나 믿을만한 사람인지 자격증이랑 소속 단체 읊으면서 빌드업하는 중이야. 엘리너 같은 철벽녀한테는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가 그나마 신뢰를 주거든.
You should always feel comfortable and safe in this space,
이 공간에서는 항상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껴야 해요
상담사가 내담자인 엘리너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던지는 전형적인 멘트야. 하지만 사회성 제로인 엘리너에게는 이런 말이 오히려 더 부담스럽고 어색하게 들릴 수 있는 상황이지.
and, please, ask me anything, at any time, especially if you’re not clear about what we’re doing, or why.”
그리고 부디 언제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특히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혹은 왜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더더욱요.
상담사가 자기는 아주 열린 사람이라며 질문 대환영이라고 홍보하는 중이야. 엘리너는 속으로 '안 물어봐도 다 알거든'이라며 비웃고 있을 것 같지만 말이야.
She seemed to be waiting for some sort of response, but I had none to offer her. I shrugged.
그녀는 어떤 응답을 기다리는 듯했지만, 나는 그녀에게 해줄 말이 없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상담사의 친절한 빌드업에 엘리너가 제대로 찬물을 끼얹는 장면이지. '어쩌라고'를 몸으로 표현하는 엘리너의 시크함이 폭발하는 순간이야.
She settled into her chair and began reading from her notebook.
그녀는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 수첩을 읽기 시작했다.
엘리너의 철벽 방어에 상담사도 결국 포기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는 중이야. 공기마저 어색한 그 상황에서 상담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도피처는 수첩뿐이지.
“You’ve been referred here by your GP, I see, and you’ve been suffering from depression.”
보아하니 주치의 추천으로 여기 오셨고, 그동안 우울증으로 고생하셨나 보네요.
상담사가 차트 슥 넘기면서 뻔한 소리 시작했어. 마치 '너 어디 아픈지 내가 다 알고 있지' 하는 포스로 말이야. 엘리너는 속으로 '글자 읽을 줄 아시네요' 하고 있을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