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mean, imagine having to micturate in a row, alongside other men, strangers, acquaintances, friends even? It must be dreadful.
내 말은, 다른 남자들, 낯선 사람, 지인, 심지어 친구들과 나란히 서서 소변을 봐야 한다고 상상해 봐요. 정말 끔찍할 거예요.
소변을 보다라는 말을 굳이 의학 용어급인 micturate로 표현하면서 남자 화장실의 개방적 구조를 인류학적 재앙으로 묘사하고 있어. 유식한 결벽증의 끝판왕이지.
Just think how odd it would be if we had to display our genitals to one another when we finally reached the front of this queue!”
우리가 마침내 이 줄의 맨 앞에 도착했을 때 서로에게 생식기를 보여줘야 한다면 얼마나 이상할지 그냥 생각해보세요!
여자 화장실 줄 서 있는 평화로운 상황에서 우리도 남자들처럼 거길 까야 한다면? 이라는 상상 초월의 가정법으로 주변을 갑분싸 만드는 엘리너의 당당함이지.
She belched, very gently, and stared with uninhibited frankness at my scars. I turned my head away.
그녀는 아주 조심스럽게 트림을 하더니, 아무런 거리낌 없는 솔직함으로 내 흉터들을 빤히 쳐다봤어. 나는 고개를 돌려버렸지.
술 취한 아줌마가 예의 바른 척 트림 한 번 날려주시고는, 남의 아픈 상처를 필터링 1도 없이 대놓고 구경하는 실례를 범하고 있는 민망한 상황이야.
“You’re a bit mental, aren’t you?” she said, not in the least aggressively, but slurring her words somewhat.
“너 좀 정신 나갔지, 그치?” 그녀가 말했어. 전혀 공격적인 건 아니었는데, 발음은 좀 꼬여 있었지.
초면인 사람한테 대놓고 너 정상이 아니라고 묻는데, 이게 시비 거는 게 아니라 그냥 술 취해서 뇌 빼고 궁금한 걸 툭 던지는 거라 더 황당한 분위기야.
It was hardly the first time I’d heard this. “Yes,” I said, “yes, I suppose I am.”
이런 소릴 들은 게 처음도 아니었어. “네,” 내가 대답했지. “네, 그런 것 같네요.”
이상하다는 소리 듣는 게 일상인 주인공이 타격감 0인 상태로 쿨하게 인정해 버리는 장면이야. 자아 성찰이 거의 해탈 수준이지.
She nodded, like I had confirmed a long-held suspicion. We didn’t talk after that.
그녀는 마치 오래 품어온 의구심을 확인이라도 한 듯 고개를 끄덕였어. 그 뒤로 우린 아무 말도 안 했지.
질문 던진 사람도 '역시 내 눈은 정확해'라며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 둘 다 할 말 다 했다는 듯이 묘한 정적이 흐르는 공기야.
When I returned to the function suite, the mood had changed—the pace of the music was slower.
내가 다시 연회장으로 돌아왔을 때, 분위기는 이미 바뀌어 있었어. 음악의 템포가 더 느려졌더라고.
화장실에서 이상한 아줌마랑 '현타' 오는 대화를 나누고 돌아왔더니, 파티 분위기가 어느새 끈적한 블루스 타임으로 넘어가 버린 상황이야.
I went to the bar and bought myself a Magners and a vodka and cola, and, after a moment’s thought, a pint of beer for Raymond.
나는 바로 가서 나 마실 매그너스 한 병이랑 보드카 콜라 한 잔을 샀고, 잠시 생각하다가 레이먼드를 위해 맥주 한 파인트도 샀어.
술고래 엘리너가 자기 마실 술을 야무지게 챙기면서, 옆에 있는 레이먼드도 사람 대접은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맥주 한 잔 하사하는 장면이야.
It was quite tricky to carry it all back to our little table, but I managed without spilling a drop.
그걸 다 우리 작은 테이블로 들고 오는 게 꽤나 까다로운 일이었지만, 한 방울도 안 흘리고 용케 해냈지.
술 세 잔을 혼자서 들고 인파를 뚫고 오는 건 거의 서커스 곡예 수준인데, 결벽증 있는 엘리너답게 완벽하게 서빙을 완료했어.
I was glad to sit down, after all the jigging and queuing, and finished my vodka in two gulps—dancing was thirsty work.
몸 흔들고 줄 서느라 진이 다 빠졌는데 자리에 앉으니 정말 좋더라. 보드카를 두 모금 만에 비워버렸어. 춤추는 게 보통 목마른 일이 아니더라고.
신나게 춤춘 건 아니지만 나름 몸 좀 흔들고, 화장실이랑 바에서 줄 서느라 고생한 뒤에 마시는 보드카는 거의 생명수나 다름없지.
Raymond’s denim coat was still slung over the back of his chair, but there was no sign of him.
레이먼드의 데님 코트는 여전히 의자 등받이에 걸쳐져 있었지만, 정작 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어.
힘들게 술 세 잔을 공수해왔는데 자리는 비어 있고 옷만 덩그러니 남은 상황이야. 마치 PC방에서 가방만 있고 사람은 사라진 그런 쎄한 느낌이지.
I thought he had perhaps gone outside to smoke. I had a lot to tell him, about the dancing, about the queue lady, and I was looking forward to doing so.
아마 담배 피우러 밖에 나갔나 보다 생각했지. 춤춘 거랑 줄 서다 만난 아줌마 얘기 등 그에게 해줄 말이 태산이었고, 얼른 말해주고 싶어서 근질근질했거든.
평소 사람한테 관심 없던 엘리너가 이제는 레이먼드한테 사소한 일상을 다 털어놓고 싶어 하는 장면이야. 이게 바로 썸의 시작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