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thank you,” I said. “I don’t want to accept a drink from you, because then I would be obliged to purchase one for you in return,
"아뇨 괜찮아요," 내가 말했어. "당신이 주는 술을 받고 싶지 않아요. 왜냐하면 그러면 나도 답례로 당신에게 술을 한 잔 사야 할 의무가 생기니까요,"
호의를 거절하는 이유가 너무나도 철저하게 경제적이야. '기브 앤 테이크'가 확실한 엘리너에게 공짜 술은 곧 빚이나 다름없거든. 상대방의 플러팅을 비즈니스 거래로 치환해버리는 무시무시한 거절법이야.
and I’m afraid I’m simply not interested in spending two drinks’ worth of time with you.”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난 당신과 술 두 잔 값어치의 시간을 보낼 만큼 당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거든요."
이 문장은 엘리너의 철벽 기술의 정점이야. '너랑 한 잔 마시는 시간 + 내가 사주면서 같이 있어야 하는 시간'을 합쳐서 '술 두 잔 분량의 시간'이라고 계산했어. 그리고 그 시간조차 아깝다고 대놓고 말하는 거지. 상대방 멘탈 바스라지는 소리 들리니?
“Eh?” he said, cupping his hand around his ear. Clearly he had tinnitus or some other hearing impairment.
어? 그가 자신의 귀 주위에 손을 오목하게 모아 갖다 대며 말했어. 분명히 그는 이명이 있거나 다른 청각 장애가 있었던 거야.
남자가 시끄러운 음악 소리 때문에 못 알아듣고 '뭐라고요?' 하는 건데 엘리너는 이걸 보고 '아 저 사람 귀에 병 있나 보다'라고 아주 진지하게 의학적 판단을 내리고 있어. 공감 능력보다는 진단 능력이 빛나는 순간이지.
I communicated via mime, simply shaking my head and waving my index finger, while mouthing NO.
나는 몸짓으로 의사소통했는데, 단순히 고개를 흔들고 검지 손가락을 휘두르면서 입모양으로 아니라고 말했어.
말이 안 통하니까 아예 인형극 하듯이 몸으로 대화하는 엘리너야. 고개 도리도리에 손가락 까닥까닥까지 동원해서 절대 거절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
I turned around and went in search of the lavatory before he attempted any further conversation.
나는 뒤를 돌아 그가 더 이상의 대화를 시도하기 전에 화장실을 찾아 떠났어.
더 이상 이 남자랑 엮이기 싫어서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버린 거야. 화장실 가는 게 목적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탈출에 가깝지.
It was difficult to find, located down a corridor, and I could only see signs for a Powder Room.
화장실은 복도 끝에 위치해서 찾기가 힘들었고, 내 눈에는 파우더 룸이라는 표지판들만 보였어.
술집이 넓은 건지 복잡한 건지 엘리너는 화장실 찾는 데 애를 먹고 있어. 게다가 '화장실'이라고 정직하게 안 써놓고 '파우더 룸'이라고 써놓은 게 엘리너 입장에서는 아주 비효율적이고 맘에 안 드는 거지.
This, it eventually transpired, meant Lavatories. Why don’t people just call things what they are? It’s confusing.
이건 결국 화장실을 뜻하는 걸로 밝혀졌어. 왜 사람들은 그냥 있는 그대로 부르지 않는 걸까? 헷갈리게 말이야.
파우더 룸이 화장실이라는 걸 깨닫고 현타 온 엘리너야. 에둘러 말하는 사회적 관습을 비효율의 극치라고 생각하는 엘리너의 뇌구조가 잘 보이지?
There was a queue, which I joined, standing behind a very inebriated woman who was dressed inappropriately for her age.
줄이 있길래 나도 섰는데, 나이에 안 맞게 옷을 입은 엄청 취한 여자 뒤에 서게 됐어.
화장실 줄 서면서 앞사람 패션 스캔 중인데, 엘리너 특유의 독설 섞인 관찰력이 폭발하고 있어. 거의 패션 수사대 급이지?
I do feel that tube tops are best suited to the under twenty-fives, if, indeed, they are suited to anyone.
튜브 톱은 25살 아래인 사람들한테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사실 그 누구한테라도 어울리긴 하는 건가 싶긴 해.
앞사람이 입은 튜브 톱을 보고 진심으로 고뇌하는 중이야. 엘리너 눈에는 저 옷이 옷이라기보다는 그냥 몸에 감은 천 쪼가리 정도로 보이는 모양이야.
A sheer, sparkly jacket was doing an inadequate job of covering up her enormous, crepey bosom.
얇고 반짝거리는 재킷이 그녀의 거대하고 쪼글쪼글한 가슴을 가리기엔 역부족이었어.
묘사가 아주 적나라하지? 가려야 할 곳을 제대로 못 가리는 그 비효율적인 옷을 보며 엘리너는 안타까움보다는 분노에 가까운 관찰을 하고 있어.
Her makeup, which would have been subtle had it been intended for a stage performance in the Royal Albert Hall, had started to run.
그녀의 화장은, 로열 앨버트 홀의 무대 공연용이었다면 은은했을 법한 정도였는데, 이미 번지기 시작했다.
엘리너가 화장실 줄 서면서 앞사람 화장 상태를 보고 경악하는 중이야. 얼마나 진하게 떡칠을 했으면 대형 공연장 무대 화장 수준이라고 비꼬는 거지. 심지어 그게 녹아내리고 있다니, 엘리너 눈엔 호러가 따로 없었을 거야.
For some reason, I could imagine this woman sobbing on the stairs at the end of the night.
왠지 모르게, 나는 이 여자가 밤이 끝날 무렵 계단에서 흐느끼고 있을 모습이 상상되었다.
엘리너가 앞사람의 불안정한 분위기를 보고 '저 사람 분명 오늘 밤 끝에 울겠구먼' 하고 예언을 날리는 소름 돋는 순간이야. 엘리너의 인간 관찰력이 거의 샤머니즘 수준까지 도달한 것 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