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at and watched the dancing—the DJ was back behind the decks,
나는 앉아서 춤추는 걸 구경했어. DJ는 다시 장비 뒤로 돌아와 있었지.
파티장 구석에서 혼자 쭈구리처럼 앉아있는 엘리너의 시선이야. 남들은 다 미친 듯이 노는데 본인만 엄격, 근엄, 진지하게 관찰자 모드인 상황이지.
and had selected a cacophonous racket from a silver box of records, something about a man after midnight.
그리고 은색 레코드 박스에서 시끄러운 소음을 골라 틀었는데, 자정 이후의 어떤 남자에 대한 노래였어.
엘리너는 클래식 매니아라 유로댄스 같은 음악을 '소음'이라고 까고 있어. 아바(ABBA)의 'Gimme! Gimme! Gimme! (A Man After Midnight)'를 듣고 저렇게 까칠하게 반응하는 중이야.
I allowed my mind to wander. I’ve found this to be a very effective way of passing the time;
나는 마음껏 딴생각을 했어. 이게 시간을 보내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걸 알아냈거든.
현실이 외롭거나 지루할 때 엘리너가 전매특허로 쓰는 기술이야. 망상의 세계로 도피해서 혼자만의 행복 회로를 돌리는 고인물의 모습이지.
you take a situation or a person and start to imagine nice things that might happen.
어떤 상황이나 사람을 하나 골라 잡고, 일어날 법한 좋은 일들을 상상하기 시작하는 거야.
엘리너가 망상 장애급으로 행복 회로를 돌리는 구체적인 매뉴얼을 설명하고 있어. 현실은 시궁창이어도 머릿속은 꽃밭일 수 있다는 비법 전수지.
You can make anything happen, anything at all, inside a daydream.
백일몽 속에서는 무엇이든, 정말 그 무엇이라도 일어나게 만들 수 있어.
현실은 시궁창인데 머릿속은 꽃밭인 엘리너의 전매특허 망상 스킬이야. 멍 때리면서 행복 회로를 풀가동할 때의 무한한 가능성을 말하고 있지.
I felt a hand on my shoulder and jumped. “Sorry,” Raymond said. “I nipped to the Gents, got talking to someone on the way back.”
어깨에 손길이 느껴져서 깜짝 놀라 펄쩍 뛰었어. “미안,” 레이먼드가 말했어. “화장실에 잠깐 다녀오느라, 오는 길에 누구랑 말이 좀 길어졌네.”
혼자 망상에 빠져 있다가 레이먼드가 갑자기 나타나서 터치하니까 엘리너가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놀란 상황이야. 레이먼드는 민망한 듯 화장실 핑계를 대고 있지.
I felt the heat where his hand had been; it was only a moment, but it left a warm imprint, almost as though it might be visible.
그의 손이 머물렀던 자리의 열기가 느껴졌어.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마치 눈에 보일 것처럼 따뜻한 흔적을 남겼지.
레이먼드가 어깨를 짚었다 뗐는데, 평생 타인의 온기를 느껴본 적 없는 엘리너에겐 그게 무슨 낙인이라도 찍힌 것처럼 강렬하게 남은 모양이야. 짠하면서도 감성적인 순간이지.
A human hand was exactly the right weight, exactly the right temperature for touching another person, I realized.
사람 손은 다른 사람을 만지기에 정말 딱 적당한 무게와 딱 적당한 온도를 가지고 있구나 하는 걸 나는 깨달았어.
사회적 거리두기 만렙이었던 엘리너가 인간의 손이 가진 '적당함'에 대해 철학적인 깨달음을 얻는 장면이야. 사람의 온기가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비로소 알게 된 거지.
I’d shaken hands a fair bit over the years—more so recently —but I hadn’t been touched in a lifetime.
수년간 악수는 제법 했어. 특히 최근에는 더 그랬지. 하지만 누군가 날 만져준 건 평생 없었어.
비즈니스적인 악수처럼 영혼 없는 터치는 좀 해봤지만, 정작 마음이 담긴 따뜻한 스킨십은 가뭄에 콩 나듯도 아니고 아예 멸종 수준이었다는 고독한 영혼의 고백이야.
Of course, Declan and I had had regular sexual intercourse, whenever he wanted to, but he never really touched me.
물론 데클란과 나는 그가 원할 때마다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가졌지만, 그는 진정으로 나를 만져준 적이 없어.
전 남친이랑 할 건 다 했지만 그건 그냥 '기계적인 노동'이었을 뿐, 따뜻한 교감이나 부드러운 손길은 1도 없었다는 씁쓸한 과거 회상이야.
He made me touch him, told me how and when and where, and I did so.
그는 내가 자기를 만지게 시켰고, 어떻게, 언제, 어디서 해야 할지 말했어. 그리고 난 그렇게 했지.
연애가 아니라 거의 군대 하사관한테 명령받는 이등병 수준의 관계야. 엘리너의 자발성이라곤 눈 씻고 봐도 없는 수동적인 모습이 안타깝지.
I had no choice in the matter, but I remembered feeling like another person at those times, like it wasn’t my hand, like it wasn’t my body.
그 문제에 대해 나는 선택권이 없었지만, 그럴 때마다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게 기억나. 마치 내 손이 아닌 것처럼, 내 몸이 아닌 것처럼 말이야.
육체는 거기 있는데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로그아웃해버린 '유체이탈' 모드야. 너무 괴로워서 현실을 부정하려고 뇌가 스스로를 분리해버린 슬픈 상황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