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checked his watch, ruffled his hair and looked from the house to the taxi and back again. “Nah,” he said.
그는 시계를 확인하고 머리를 헝클어뜨리더니 집과 택시를 번갈아 쳐다봤어. "아니," 그가 말했지.
레이먼드가 뭔가 결심이 안 서는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야. 전형적인 결정 장애 증상인데 머리까지 헝클어뜨리는 게 꽤나 고민되나 봐.
“I think I’ll hang around here for a bit. See what happens.” I turned to watch him as the car moved off.
"여기 조금만 더 머물러 보려고. 무슨 일이 생기는지 보게." 차가 출발할 때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지켜봤어.
레이먼드가 뭔가 미련이 남은 건지 아님 꿍꿍이가 있는 건지 현장에 남겠다고 해. 엘리너는 그런 레이먼드가 끝까지 신경 쓰여서 눈을 못 떼지.
He staggered slightly as he walked up the path, and I saw Laura framed in the doorway, two glasses in her hands, one of them offered out to him.
그가 진입로를 걸어 올라가며 약간 비틀거렸고, 문가에 액자 속 그림처럼 서 있는 로라의 모습이 보였는데, 그녀는 양손에 잔 두 개를 들고 그중 하나를 그에게 건네고 있었어.
레이먼드가 술기운 때문인지 뭔지 비틀거리며 돌아가는 길에 로라가 마중 나와 술잔을 내미는 아주 드라마틱한 장면이야. 거의 영화의 한 장면 같은데 엘리너는 이걸 또 아주 디테일하게 관찰하고 있지.
Raymond sent me an electronic mail message at work the next week—it was very odd, seeing his name in my in-box.
다음 주 회사로 레이먼드가 이메일을 보냈어. 받은 편지함에 그의 이름이 떠 있는 걸 보니 정말 묘하더라.
엘리너는 이메일을 굳이 '전자 우편 메시지'라고 부르는 깍쟁이야. 늘 고요하던 그녀의 인박스에 레이먼드라는 이름이 침입한 이 역사적인 순간의 당혹감이 느껴지지 않니?
As I’d expected, he was semiliterate. Hi E, hope all good with u. Got a wee favor to ask.
예상대로 그는 반문맹 수준이었어. 안녕 E, 잘 지내지?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레이먼드의 맞춤법 파괴 이메일을 보고 엘리너가 '이 자식 공부 좀 안 했구나'라며 혀를 내두르는 장면이야. 엘리너 기준에선 u나 wee 같은 줄임말 쓰는 건 거의 언어 파괴 범죄거든.
Sammy’s son Keith has invited me to his 40th this Saturday (ended up staying late at that party BTW, it was a rite laugh).
새미의 아들 키스가 이번 주 토요일에 자기 마흔 살 생일 파티에 나를 초대했어 (참고로 그 파티에서 결국 늦게까지 놀았는데 진짜 개꿀잼이었어).
레이먼드가 친구 아들 파티에 엘리너를 델고 가려고 밑밥을 까는 중인데, 'rite'라고 오타 낸 걸 보고 엘리너는 또 속으로 비웃고 있을 거야. 레이먼드의 천진난만함이 돋보이는 대목이지.
Fancy being my plus one? It’s at the golf club, there’s a buffet? No worries if not—let me no. R
내 파트너가 되어줄래? 골프 클럽에서 하는 거고 뷔페도 있어. 안 돼도 걱정 마. 알려줘. R
레이먼드가 엘리너한테 파티 같이 가자고 꼬시는 이메일이야. 'plus one'이라는 표현부터 맞춤법 오타까지 아주 레이먼드스러운 인간미가 좔좔 흐르지.
A buffet. In a golf club. The Lord giveth and the Lord taketh away.
뷔페라니. 골프 클럽에서. 주님은 주시기도 하고 거두어가시기도 하는구나.
골프 클럽이라는 따분한 장소와 뷔페라는 환상적인 혜택 사이에서 갈등하는 엘리너의 성경 인용 드립이야. 먹을 거 앞에서는 엘리너도 어쩔 수 없나 봐.
And two parties in a month! More parties than I had been to in two decades.
한 달에 파티가 두 번이나! 지난 20년 동안 갔던 파티보다 더 많네.
평생 아싸로 살던 엘리너에게 갑자기 파티가 몰아치는 상황이야. 20년 치 사회생활을 한 달에 몰아서 하려니 엘리너 심장이 남아나질 않겠지?
I hit reply: Dear Raymond, I should be delighted to accompany you to the birthday celebration. Kind regards, Eleanor Oliphant (Ms.)
나는 답장을 보냈어. 친애하는 레이먼드 귀하 당신과 생일 파티에 동행하게 되어 기쁩니다. 엘리너 올리펀트 (미즈) 드림.
친구가 보낸 가벼운 메일에 거의 국가 간 조약 체결하듯이 격식 차려서 답장하는 엘리너의 모습이야. 끝에 (Ms.)라고 붙인 게 아주 압권이지.
Moments later, I received a response: Twenty-first-century communication. I fear for our nation’s standards of literacy.
잠시 후 답장을 받았어. 21세기형 소통이라니. 우리 나라의 문해력 수준이 심히 우려되는군.
격식 차린 엘리너의 메일에 레이먼드가 거의 실시간으로 '칼답'을 보냈는데, 그 가벼운 소통 속도와 아마도 엉망이었을 맞춤법을 보며 엘리너가 나라의 앞날까지 걱정하며 뒷목 잡는 장면이야.
I had arranged to have the afternoon off that day for my appointment at the hairdressers, but ate my lunch in the staff room first as usual,
미용실 예약 때문에 그날 오후 반차를 내기로 미리 조율해 뒀지만, 평소처럼 우선 직원 휴게실에서 점심부터 먹었어.
일생일대의 변신을 앞둔 미용실 예약 날인데도 점심 루틴은 절대 포기 못 하는 엘리너의 강박적인 성격이 돋보이지? 밥심으로 예뻐지겠다는 의지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