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oved my shoes and stepped out of my trousers.
나는 신발을 벗고 바지에서 발을 떼어냈다.
이제 거사를 치르기 위해 탈의를 시작해. 근데 표현이 바지를 벗었다가 아니라 바지에서 걸어 나왔다(stepped out of)라고 하네? 마치 허물을 벗는 뱀처럼 조심스럽게 다리를 빼내는 엘리너의 신중한 동작이 눈에 선해.
Should I keep my socks on? I thought, on balance, that I probably should.
양말은 신고 있어야 할까? 모든 면을 고려해 보았을 때, 아마 그래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팬티까지 다 벗어야 하는 상황에서 양말을 두고 심각하게 고뇌하는 엘리너 좀 봐. 하반신 노출은 괜찮지만 양말 벗는 건 예의가 아닌가 고민하는 저 논리! 진짜 엉뚱함의 끝판왕이지?
I pulled down my underpants and wondered what to do with them.
나는 속옷을 내리고 그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했다.
이제 진짜 다 벗었어. 근데 문제는 이 벗어놓은 팬티를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야. 엘리너에게는 이 방 전체가 낯선 시스템이라 휴지통에 버려야 하는지, 주머니에 넣어야 하는지 뇌 정지가 온 거지.
It didn’t seem right to drape them over the chair, in full view,
그것들을 의자 위에 걸쳐놓아 훤히 보이게 두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였다.
의자 위에 대충 던져놓자니 관리사가 들어왔을 때 너무 훤히 보일 것 같고(in full view), 엘리너의 유교 걸 마인드가 용납을 못 하는 거야. 이 좁은 방에서 프라이버시를 지키려는 눈물겨운 노력 좀 봐.
as I’d done with my trousers, so I folded them up carefully and put them into my shopper.
내 바지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것들을 조심스럽게 접어 장바구니 안에 넣었다.
바지는 의자에 걸쳐놨으면서 속옷은 안 된다니! 결국 엘리너가 찾은 정답은 장바구니(shopper)에 숨기기였어. 조심스럽게 접어서(folded up) 넣었다는 대목에서 그녀의 결벽증적인 깔끔함이 폭발하지. 장바구니에 든 팬티라니, 상상만 해도 웃프다.
Feeling rather exposed, I picked up the little packet that she’d left on the bed and opened it.
다소 노출된 기분을 느끼며, 나는 그녀가 침대 위에 두고 간 작은 봉지를 집어 들고 개봉했다.
하의 실종 상태로 낯선 방에 홀로 남겨진 엘리너. 'exposed'라는 단어에서 그녀가 느끼는 민망함과 취약함이 그대로 전해져. 관리사가 '이거 입으세요' 하고 툭 던져두고 간 미스터리한 봉투를 여는 순간이야.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듯한 비장함이 느껴지지 않니?
I shook out the contents and held them up: a very small pair of black underpants,
나는 내용물을 털어 꺼내어 들어 올려 보았다. 아주 작은 검은색 속옷 한 벌이었다.
봉투를 탈탈 털었더니 나온 건... 충격적이게도 손바닥만한 검은 천 쪼가리였어. 엘리너 입장에선 이걸 '속옷'이라고 불러도 될지 의문이었을 거야. 마치 범죄 현장의 증거물을 집어 들 듯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관찰하는 엘리너의 모습이 눈에 선해.
in a style which I recognized as “Tanga” in Marks & Spencer’s nomenclature, and made from the same papery fabric as tea bags.
마크 앤 스펜서의 명명법에 따르면 ‘탕가’라고 인식되는 스타일이었으며, 티백과 똑같은 종이 재질의 천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이 와중에도 학구적인 엘리너 좀 봐. 그냥 '티팬티네' 하고 말면 될 걸, '마크 앤 스펜서의 명명법(nomenclature)'까지 들먹이며 분석하고 있어. 게다가 재질을 '티백'에 비유하다니, 일회용 부직포 팬티의 까슬하고 얇은 느낌이 확 와닿지 않니? 진짜 표현력 천재야.
I stepped into them and pulled them up. They were far too small, and my flesh bulged out from the front, sides and back.
나는 그 안에 발을 넣고 위로 끌어 올렸다. 그것들은 터무니없이 작았고, 내 살은 앞, 옆, 뒤로 삐져나왔다.
일회용 팬티 입어본 사람은 알 거야. 사이즈는 프리사이즈라는데 절대 프리하지 않잖아. 엘리너의 살들이 팬티 끈을 탈출해서 사방으로 튀어나오는(bulged out) 대참사가 벌어졌어. '소시지 룩'이 완성되는 순간이지. 본인도 민망한지 앞, 옆, 뒤 360도 전방위적으로 삐져나왔다고 아주 상세하게 보고하고 있네.
The bed was very high and I found a plastic step underneath that I used to help me ascend.
침대가 매우 높았는데, 나는 그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데 도움을 줄 플라스틱 발판을 발견했다.
왁싱 침대는 왜 그렇게 높은 걸까? 키 작은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나. 엘리너는 침대 밑에서 구세주 같은 플라스틱 발판을 찾아내. 그리고 침대에 올라가는 걸 굳이 'ascend(승천하다/오르다)'라고 표현해. 에베레스트 등정이라도 하는 줄 알겠어. 이런 단어 선택이 엘리너의 매력 포인트야.
I lay down; it was lined with towels and topped with the same scratchy blue paper that you find on the doctor’s couch.
나는 누웠다. 침대에는 수건들이 깔려 있었고, 그 위에는 병원 진료대에서나 볼 수 있는 그 까슬까슬한 파란색 종이가 덮여 있었다.
드디어 침대에 누웠는데, 느낌이 영 별로야. 푹신한 이불이 아니라 병원에서 쓰는 그 파스락거리는 일회용 파란 종이 알지? 움직일 때마다 부스럭 소리 나고 살에 닿으면 까슬한 거. 엘리너는 지금 뷰티 살롱이 아니라 수술대 위에 올라간 기분일 거야. '의사의 진료대(doctor's couch)' 같다는 비유가 딱 맞아떨어지지.
Another black towel was folded at my feet, and I pulled it up to my waist to cover myself.
발치에는 또 다른 검은 수건이 접혀 있었고, 나는 몸을 가리기 위해 그것을 허리까지 끌어올렸다.
종이 팬티 한 장에 의지해 누워 있는 엘리너에게 발밑의 수건은 구세주나 다름없지. 'cover myself' 하려고 필사적으로 끌어올리는 저 모습, 거의 참호 속의 군인 같은 비장함이 느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