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really is no excuse for being unprepared. I had already gone to Marks & Spencer before meeting him,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건 정말이지 변명의 여지가 없어. 난 이미 그를 만나기 전에 막스 앤 스펜서에 다녀왔거든.
레이먼드는 이제서야 가게에 들어가는데, 엘리너는 이미 쇼핑 클리어! '내 사전에 대책 없음이란 없다'는 엘리너의 철두철미한 면모가 돋보여.
and had purchased some choice items there, including a tub of pumpkin seeds.
그리고 거기서 엄선한 몇 가지 물건들을 샀는데, 호박씨 한 통도 포함되어 있었지.
그냥 대충 아무거나 집어 든 게 아니라, 엘리너가 '엄선한' 아이템들이라는 게 포인트야. 근데 그 정성 들인 품목이 호박씨라니, 참 엘리너답지?
I suspected Sammy was in dire need of zinc. Raymond came out swinging a carrier bag.
나는 새미가 아연이 아주 절실하게 필요할 거라고 짐작했어. 레이먼드는 비닐봉지를 흔들며 나왔지.
엘리너는 지금 새미가 아픈 이유가 영양 부족 때문이라고 자기 혼자 결론 내리고 호박씨(아연 풍부)를 산 거야. 의사 저리 가라 할 수준의 진지함이지.
In the lift, he opened it and showed me what he’d bought. “Haribo, the Evening Times, big tub of sour cream and chive Pringles.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는 봉투를 열어 자기가 뭘 샀는지 보여줬어. 하리보랑 이브닝 타임즈, 그리고 사워크림 앤 차이브 맛 프링글스 큰 거 한 통이었지.
병문안 선물 치고는 참 레이먼드다운 초딩 입맛 세트야. 엘리너가 고른 호박씨랑은 감성 자체가 안 맞지.
What more could a man ask for, eh?” he said, looking quite proud of himself.
"남자가 이보다 더 뭘 바랄 수 있겠어, 안 그래?" 자기가 한 일이 아주 자랑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그가 말했어.
레이먼드는 지금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센스 있는 선물을 준비했다고 확신하는 중이야. 그 근거 없는 자신감에 엘리너는 속으로 기가 차는 중이고.
I did not dignify this with a response. We paused at the ward entrance; Sammy’s bed was surrounded by visitors.
난 대답할 가치도 못 느껴서 반응도 안 했어. 우리는 병동 입구에서 잠시 멈췄는데, 새미의 침대는 방문객들로 둘러싸여 있었지.
엘리너 특유의 차가운 반응이 돋보이는 대목이야. 레이먼드의 농담이 수준 낮다고 생각해서 무시해버리는 거지.
He saw us and beckoned us over. I looked around, but the stern nurse with the stripy socks was nowhere to be seen.
그가 우리를 보고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했어. 나는 주위를 둘러봤지만, 줄무늬 양말을 신은 그 엄격한 간호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어.
새미가 입원한 병동에 도착한 상황이야. 엘리너는 지난번에 자기들한테 까칠하게 굴었던 그 무서운 간호사가 또 있을까 봐 잔뜩 긴장해서 살피는 중이지.
Sammy was reclining regally on a mound of pillows, addressing the assembled throng.
새미는 베개 더미 위에 위엄 있게 비스듬히 누워서, 모여든 군중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어.
새미는 지금 병원에 입원 중인데, 마치 왕좌에 앉은 임금님처럼 아주 거만한 자세로 문병 온 사람들을 거느리고 있는 웃픈 상황이야.
“Eleanor, Raymond—great to see you! Come and meet the family!
“엘리너, 레이먼드, 정말 반가워! 이리 와서 우리 가족들 인사해!”
새미가 엘리너와 레이먼드를 발견하고 아주 격하게 환영하며 자기 가족들을 소개해주는 따뜻한(하지만 엘리너에겐 당황스러운) 순간이야.
This is Keith—the kiddies are at home with their mum—and this is Gary and Michelle, and this”—
“이쪽은 키스야. 애들은 집에서 엄마랑 같이 있고. 그리고 이쪽은 게리와 미셸이야. 그리고 여긴...”
새미가 병실에 모인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짚어가며 소개하고 있어. TMI(애들은 집에 있다 등)까지 곁들이는 전형적인 동네 아저씨 스타일이지.
he indicated a blond woman who was texting with impressive focus on her mobile telephone—“is my daughter Laura.”
그는 휴대전화로 엄청나게 집중해서 문자를 보내고 있는 한 금발 여성을 가리키며 “내 딸 로라야”라고 했어.
아빠가 소개를 하든 말든 핸드폰에 영혼을 판 딸 로라의 모습이 그려져. 현대인들의 전형적인 풍경이지?
I was aware of everyone smiling and nodding, and then they were shaking our hands, slapping Raymond’s back.
사람들이 다들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걸 느꼈고 그러더니 우리 손을 맞잡고 흔들면서 레이먼드의 등짝을 때리더라.
새미의 가족들이 고맙다며 엘리너와 레이먼드에게 격하게 감사 인사를 쏟아붓는 상황이야. 극강의 'I' 성향인 엘리너에게는 기가 쫙 빨리는 순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