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was still waving and smiling as we turned the corner and headed toward the lift.
우리가 모퉁이를 돌아 승강기로 향할 때까지도 그는 여전히 손을 흔들며 미소 짓고 있었다.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시는 할아버지... 에리너 인생에 이런 따뜻한 배웅이 또 있었을까? 'Still waving'이라는 표현이 마음을 짠하게 만들어. 에리너는 아마 이 장면을 머릿속에 사진처럼 찍어뒀을 거야.
Neither of us spoke until we got outside. “What a lovely guy, eh?” Raymond said, somewhat redundantly.
우리 둘 중 누구도 밖으로 나올 때까지 말을 하지 않았다. “정말 멋진 분이죠, 그쵸?” 레이먼드가 다소 불필요하게 말했다.
둘 다 할아버지의 온기에 취해서 한동안 침묵에 빠졌나 봐. 레이먼드가 감탄사를 던지니까 에리너는 그걸 '불필요한(redundant) 말'이라고 평가해. '이미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데 굳이 입 밖으로 내야 하니?'라는 에리너의 츤데레적인 논리랄까?
I nodded, trying to hold on to the feeling of my hands in his, cozy and safe, and the look of kindness and warmth in his eyes.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손안에 있던 내 손의 느낌, 그 포근하고 안전한 감각과 그의 눈에 담겨 있던 친절함과 온기를 붙잡아 두려 애쓰면서.
에리너가 할아버지의 온기를 가슴 속 깊이 저장하고 있어. 'Cozy and safe'라는 느낌이 에리너에겐 평생 처음 느껴보는 보물 같은 감각이었을 거야. 할아버지의 눈빛(look)에서 온기를 찾아내려는 에리너의 시선이 너무 뭉클하지 않니?
I found, to my extreme consternation, that nascent tears were forming in my eyes, and I turned away to rub them before they could spill over.
나는 몹시 당혹스럽게도, 이제 막 차오르기 시작한 눈물이 내 눈에 맺히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눈물이 넘쳐흐르기 전에 닦아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에리너가 지금 감정의 과부하가 왔어! 평생 타인과의 접촉을 피해온 에리너가 할아버지의 따뜻한 손길 한 번에 무너진 거지. '몹시 당혹스럽다(extreme consternation)'는 표현에서 에리너가 이 낯선 감정을 얼마나 경계하는지 느껴져. 마치 시스템 오류가 난 로봇처럼 말이야.
Annoyingly, Raymond, usually the least observant of men, had noticed.
짜증스럽게도, 평소 남자들 중 가장 눈치가 없는 편인 레이먼드가 그것을 알아차리고 말았다.
하필이면 평소엔 곰처럼 둔하던 레이먼드가 이럴 때만 '눈치 백단'이 됐네! 에리너는 지금 자기의 완벽한(?) 포커페이스가 뚫린 게 몹시 불쾌한가 봐. 레이먼드를 '가장 눈치 없는 남자(least observant)'라고 못 박는 에리너의 독설에서 츤데레 매력이 뿜뿜 터지지?
“What are you doing for the rest of the day, Eleanor?” Raymond asked gently. I looked at my watch. It was almost four.
“에리너, 오늘 남은 시간엔 뭐 할 거예요?” 레이먼드가 다정하게 물었다. 나는 시계를 보았다. 거의 네 시였다.
레이먼드가 눈물을 본 뒤에 조심스럽게(gently) 일정을 물어보는 장면이야. 역시 레이먼드는 에리너의 생각보다 훨씬 세심한 남자인 것 같지? 에리너는 그 와중에 기계적으로 시계를 보며 팩트 체크부터 하는 저 철저함! 에리너에겐 감정보다 숫자가 더 편하거든.
“I suppose I’ll return home, perhaps read for a while,” I said.
“집으로 돌아가서, 아마도 잠시 독서를 하겠죠.” 내가 대답했다.
에리너의 '표준 답변'이 나왔어. 집으로 가서 책 읽기. 타인과 더 엮이지 않고 자기만의 성으로 숨어버리려는 에리너의 방어 기제가 보여. 'I suppose'라고 덧붙이며 쿨한 척하는 모습이 조금 짠하기도 해.
“There’s a radio program on later where people write in to request excerpts of items they’ve enjoyed during the week.
“나중에 라디오 프로그램이 하나 있는데, 사람들이 한 주 동안 즐겼던 내용의 발췌본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는 방송이죠.”
에리너가 즐겨 듣는 라디오 방송 스타일 좀 봐. 유행가 신청곡이 아니라 '발췌본(excerpts)'을 읽어주는 방송이라니! 라디오조차 아주 지적이고 분석적인 걸 골라 듣는 에리너의 취향은 정말 한결같아. 이건 에리너만의 '불금' 루틴이야.
That can often be reasonably entertaining.” I was also thinking that I might buy some more vodka, just a half bottle, to top up what remained.
“그건 종종 꽤 즐거울 때가 있어요.” 나는 또한 보드카를 좀 더 살까 생각 중이었다. 남은 것을 채워 넣기 위해 딱 반 병 정도만 말이다.
라디오 방송을 '적당히 즐겁다(reasonably entertaining)'라고 평가하는 에리너의 깐깐함 좀 봐! 그런데 그 즐거움의 완성은 결국 '보드카'인가 봐. 남은 걸 채워 넣는다는 'top up'이라는 표현으로 은근슬쩍 술을 더 마시려는 자기합리화를 하는 에리너, 괜찮은 걸까?
I yearned for that brief, sharp feeling I get when I drink it—a sad, burning feeling—and then, blissfully, no feelings at all.
나는 그것을 마실 때 느끼는 그 짧고 날카로운 감각—슬프고도 타오르는 듯한 감각—을 갈망했다. 그러고 나면, 더없이 행복하게도 아무런 감정도 남지 않게 된다.
에리너에게 보드카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감정 스위치'야. 마실 때의 그 타오르는 통증 뒤에 찾아오는 '무감각'의 평온함을 에리너는 '더없이 행복하다(blissfully)'고 표현해. 아픈 기억을 잊으려는 에리너의 처절한 생존 방식이라 조금 짠해.
I had also seen the date on Sammy’s newspaper and remembered that today was, in fact, my birthday.
나는 또한 새미의 신문에서 날짜를 보았고, 오늘이 사실 내 생일이라는 것을 기억해 냈다.
세상에, 자기 생일을 남의 신문 날짜 보고 알다니! 에리너의 삶에 축하해 줄 사람도, 기념할 계획도 전혀 없었다는 게 팍 느껴지지? '사실은(in fact)'이라는 표현에서 에리너조차 무심코 지나칠 뻔한 일상을 뒤늦게 자각한 건조함이 묻어나.
Annoyingly, I’d forgotten to ask the nurse where she had purchased her wasp socks—
짜증스럽게도, 간호사에게 그 말벌 양말을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는 것을 깜빡했다—
생일인 걸 알자마자 든 생각이 '말벌 양말' 못 물어본 거래! 에리너의 우선순위는 정말 독특하지? 'Annoyingly(짜증스럽게도)'라는 부사에서 이 양말이 에리너에게 얼마나 중대한 미션이었는지 알 수 있어. 에리너의 엉뚱한 욕망은 정말 종잡을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