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ya, Eleanor,” he said, rubbing his hands on the front of his thighs as though to clean them.
“안녕, 에리너.” 그가 자신의 허벅지 앞부분에 손을 문지르며 말했다. 마치 손을 깨끗이 닦으려는 듯이.
레이먼드의 저 자연스러운(혹은 좀 지저분한) 행동 좀 봐. 담배를 만졌거나 땀이 난 손을 바지에 슥슥 닦으면서 인사하는 거야. 에리너는 이런 비위생적이고 격식 없는 행동을 놓치지 않고 관찰해. 에리너의 결벽증적 시선과 레이먼드의 털털함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이지.
“How’re you doing today?” Horrifically, he leaned forward as though to embrace me.
"오늘 어때요?" 공포스럽게도, 그는 마치 나를 껴안으려는 듯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레이먼드가 아주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며 포옹을 시도하고 있어. 하지만 타인과의 신체 접촉이 거의 없는 에리너에게 이건 '다정함'이 아니라 '공포(Horrifically)' 그 자체야. 레이먼드는 반가움의 표시겠지만 에리너에겐 거의 습격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지.
I stepped back, but not before I’d had a chance to smell the cigarette smoke and another odor,
나는 뒤로 물러났으나, 담배 연기와 또 다른 냄새를 맡기 전은 아니었다.
본능적으로 뒤로 움찔 물러났지만, 이미 레이먼드의 독특한 체취가 코끝을 스친 뒤였어. 에리너는 이걸 '냄새 맡을 기회(chance to smell)'라고 비꼬듯 표현하고 있어. 피하고 싶었는데 피하지 못한 에리너의 억울함(?)이 담겨 있지.
something unpleasantly chemical and pungent. I suspected it was an inexpensive brand of gentleman’s cologne.
그것은 불쾌할 정도로 화학적이고 자극적인 냄새였다. 나는 그것이 저가 브랜드의 남성용 코오롱일 것이라 의심했다.
에리너의 후각 분석기가 풀가동됐어! 단순히 '냄새가 나쁘다'가 아니라 '화학적(chemical)'이고 '자극적(pungent)'이라며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해. 게다가 '저가 브랜드(inexpensive brand)'일 거라고 단정 짓는 데서 에리너의 깐깐한 기준이 드러나지.
“Good afternoon, Raymond,” I said. “Shall we go inside?” We took the lift to Ward 7.
"안녕하세요, 레이먼드 씨." 내가 말했다. "안으로 들어갈까요?" 우리는 7번 병동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레이먼드의 포옹 공격을 무난히 넘기고, 에리너는 평소처럼 딱딱한 인사를 건네. 레이먼드는 'Hiya'라고 하는데 에리너는 'Good afternoon'이라고 격식을 차리는 온도 차이가 재미있지? 병원 7번 병동(Ward 7)으로 향하며 일행이 되어 움직이고 있어.
Raymond recounted the events of the previous evening to me at tedious length;
레이먼드는 지난 저녁에 있었던 일들을 지루할 정도로 길게 나에게 이야기했다.
레이먼드는 말이 참 많은 스타일인가 봐. 에리너는 그의 이야기를 '지루한 길이(tedious length)'라고 평가해. 'Recount(상세히 이야기하다)'라는 단어를 써서 레이먼드가 구구절절 다 말했음을 강조하고 있어. 에리너는 귀에서 피가 날 지경인가 본데?
he and his friends had apparently “pulled a late one,” whatever that meant,
그와 그의 친구들은 보아하니 "늦게까지 한판 벌인" 모양이었는데,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든 상관없었다.
'Pulled a late one'은 밤늦게까지 자지 않고 무언가를 했다는 관용구야. 사회적 관용구에 어두운 에리너는 '그게 뭔 소리야?' 싶으면서도 굳이 알고 싶어 하지 않아. 'Whatever that meant'라고 시니컬하게 덧붙이는 게 전형적인 에리너 스타일이지.
completing a mission on Grand Theft Auto and then playing poker.
'그랜드 테프트 오토'의 미션을 완수하고 포커를 쳤다는 것 말이다.
레이먼드가 밤늦게까지 한 일의 실체가 밝혀졌어. 바로 게임(GTA)과 포커야! 에리너 같은 지적인 범생이 타입에겐 참으로 생산성 없어 보이는 일들이지. 레이먼드가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는 디테일이야.
I wasn’t sure why he was telling me this. I certainly hadn’t asked.
그가 왜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나는 분명히 묻지 않았다.
레이먼드의 TMI(Too Much Information) 폭격에 에리너가 속으로 정색하고 있어. '난 안 물어봤는데?' 하는 저 단호함 좀 봐. 타인의 사생활 공유를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는 에리너의 철벽 방어 기제가 아주 잘 드러나는 대목이야.
He finally finished speaking and then inquired about my evening.
그는 마침내 말을 마쳤고, 그러고 나서 나의 저녁 시간에 대해 물었다.
레이먼드의 긴 독백이 끝나고 드디어 에리너의 차례가 왔어. 그런데 에리너는 그냥 '물었다'고 안 하고 'Inquire(문의하다)'라는 거창한 단어를 써. 마치 구청 직원이 민원 접수하듯 대화하는 에리너의 뇌 구조, 진짜 독특하지 않니?
“I conducted some research,” I said, not wishing to sully the experience by recounting it to Raymond.
"조사를 좀 수행했습니다." 내가 말했다. 레이먼드에게 그 일을 상세히 이야기함으로써 그 경험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리너가 어젯밤 가수 집 앞에서 기웃거렸던 스토킹(?) 행위를 'Research(연구/조사)'라고 아주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어. 게다가 'Sully(더럽히다)'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는 거 봐. 자기만의 소중한(?) 기억을 레이먼드 같은 '속세의 사람'과 공유해서 가치를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는 뜻이야.
“Look!” I said. “Ward 7!” Like a child or a small pet, he was easily distracted,
"보세요!" 내가 말했다. "7번 병동입니다!" 어린아이나 작은 애완동물처럼, 그는 쉽게 주의가 분산되었다.
레이먼드가 더 캐물을까 봐 에리너가 갑자기 딴청을 피워. '저기 봐! 7번 병동이야!'라며 주의를 돌리는 수법이 뻔히 보이는데, 레이먼드는 또 그걸 덥석 물어버리네? 에리너는 레이먼드를 '애완동물' 수준의 지능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 같아 웃음이 터지는 장면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