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just sat there frozen; didn’t move, didn’t clap, anything. Soon as they finished, she said she needed to go home.
“그녀는 그저 얼어붙은 채 앉아 있었어. 움직이지도 않고, 박수도 안 치고, 아무것도 안 하더군. 공연이 끝나자마자 집에 가야겠다고 말하더라고.”
엘리너는 지금 조니를 보고 뇌 정지가 온 건데, 빌리는 '너무 별로라 화가 나서 얼어붙었다'고 착각 중이야. 덕통사고를 당해본 사람이라면 저 'frozen'의 의미를 알 텐데, 빌리는 평생 모를 듯.
So she didn’t even make it to the interval, and I had to sit there on my own for the rest of the gig, like, literally, Billy No-Mates.”
“그래서 그녀는 인터벌까지 버티지도 못했고, 나는 남은 공연 내내 혼자 앉아 있어야 했어. 그야말로 말 그대로, ‘친구 없는 빌리’가 된 셈이지.”
공연 중간 휴식 시간(interval)도 못 기다리고 튀어버린 엘리너 때문에 빌리는 '혼술' 신세가 됐어. 'Billy No-Mates'는 친구 없는 찐따를 놀리는 영국 슬랭인데, 자기 이름이 빌리라고 셀프 드립 치는 거 봐. 좀 불쌍하긴 하네.
“That’s a shame, Billy; I know you were wanting to take her for a drink afterward, maybe go dancing,” Loretta said, nudging him.
“그거 참 안됐네, 빌리. 공연 끝나고 술 한잔하러 가거나 춤이라도 추러 가고 싶어 했을 텐데.” 로레타가 빌리를 쿡 찌르며 말했다.
로레타가 빌리를 아주 찰지게 놀리고 있어. 엘리너랑 데이트라도 기대했던 거 아니냐며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데, 빌리 표정 안 봐도 비디오지? 사무실 사람들의 이런 짓궂은 농담이 엘리너에겐 얼마나 먼 세상 얘기 같을까.
“You’re so funny, Loretta. No, she was off like a shot.
“참 재밌으시네요, 로레타 씨. 아뇨, 그녀는 쏜살같이 사라져 버렸어요.”
빌리가 비꼬는 말투로 '참 재밌네'라고 받아치네. 엘리너가 얼마나 빨리 도망갔으면 '쏜살같이(off like a shot)'라고 표현했을까? 빌리 입장에서는 고백하기도 전에 차인 기분이었을지도 몰라.
She’d have been tucked up in bed with a cup of cocoa and a copy of Reader’s Digest before the band had even finished their set.”
그녀는 밴드가 공연을 채 마치기도 전에 코코아 한 잔과 ‘리더스 다이제스트’ 한 권을 챙겨 들고 침대에 폭 파묻혀 있었을 것이다.”
빌리가 상상하는 엘리너의 금요일 밤이야. 힙한 공연장에 있는 건 엘리너랑 전혀 안 어울리고, 차라리 집에서 코코아 마시며 고리타분한 잡지나 읽는 게 딱이라는 거지. 엘리너를 아주 '실버 타운 취향'으로 몰아가고 있어.
“Oh,” said Janey, “I don’t see her as a Reader’s Digest reader, somehow. It’d be something much weirder, much more random.
“오,” 제이니가 말했다. “왠지 그녀가 ‘리더스 다이제스트’ 독자일 것 같지는 않아. 훨씬 더 기괴하고, 훨씬 더 종잡을 수 없는 무언가일 거야.
제이니는 엘리너를 단순한 '할머니 취향'으로 보지 않아. 한술 더 떠서 상상도 못 할 괴상한 취미가 있을 거라고 추측하지. '종잡을 수 없다(random)'는 말에서 엘리너가 평소에 동료들에게 얼마나 미스테리한 존재인지 알 수 있어.
Angling Times? What Caravan?” “Horse and Hound,” said Billy firmly, “and she’s got a subscription.” They all sniggered.
‘앵글링 타임스’? 아니면 ‘왓 캐러밴’? ‘호스와 하운드’지.” 빌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심지어 정기 구독까지 하고 있을걸.” 그들은 모두 낄낄거렸다.
빌리가 던지는 잡지 이름들 봐. 낚시(Angling), 캠핑카(Caravan), 말과 사냥개(Horse and Hound). 젊은 여자가 읽을 만한 게 하나도 없지? 엘리너를 완전 세상 물정 모르는 괴짜로 낙인찍고 다 같이 비웃고 있어.
I laughed myself at that one, actually. I hadn’t been expecting it to happen last night, not at all.
사실 나조차도 그 말에는 웃음이 났다. 어젯밤에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전혀,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자기를 비웃는 걸 듣고 있는데, 엘리너는 오히려 그 농담이 웃기다고 생각해. 자기가 승마 잡지를 구독할 거라는 드립이 본인 취향이랑은 멀어도 너무 머니까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난 거지.
It hit me all the harder because of that. I’m someone who likes to plan things properly, prepare in advance and be organized.
그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다. 나는 모든 일을 제대로 계획하고, 미리 준비하며, 질서 정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므로.
엘리너는 철저한 계획주의자야. 모든 걸 통제해야 안심하는데, 어젯밤의 그 운명적인 만남은 계획에 없던 거라 충격(hit)이 더 컸다는 거지. 본인의 'J' 성향을 아주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어.
This came out of nowhere; it felt like a slap in the face, a punch to the gut, a burning.
이 일은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뺨을 얻어맞은 것 같기도 했고, 복부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기도 했으며, 온몸이 타오르는 것 같기도 했다.
운명적인 사랑을 만난 소감을 복싱 경기에서 완패한 사람처럼 표현하고 있어. 엘리너에게 사랑이란 달콤한 게 아니라, 갑자기 날아온 강력한 펀치나 뜨거운 화상 같은 충격이었나 봐. 표현 참 살벌하지?
I’d asked Billy to come to the concert with me, mainly because he was the youngest person in the office; for that reason, I assumed he’d enjoy the music.
나는 빌리에게 함께 콘서트에 가자고 청했다. 주로 그가 사무실에서 가장 젊은 사람이기 때문이었고, 그 이유로 나는 그가 음악을 즐길 것이라고 가정했다.
엘리너가 빌리를 파트너로 고른 논리 좀 봐. '젊으니까 당연히 음악 좋아하겠지?'라는 아주 단순하고도 고지식한 통계학적 접근이지. 빌리 입장도 물어봐야 하는 거 아냐? 우리 엘리너는 참 추진력이 대단해.
I heard the others teasing him about it when they thought I was out at lunch. I knew nothing about the concert, hadn’t heard of any of the bands.
동료들이 내가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고 생각했을 때, 그들이 빌리를 놀리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콘서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으며, 그 어떤 밴드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엘리너가 없는 줄 알고 빌리를 놀리던 동료들, 사실 엘리너는 다 듣고 있었지. 정작 엘리너 본인은 밴드 이름도 모르고 가는데 빌리만 '엘리너랑 데이트한다'고 오해받아 놀림감이 된 상황이야. 이거 완전 억울한 상황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