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placed it over the nameplate and took out my pencil, then began a brass rubbing.
나는 그것을 이름판 위에 대고 연필을 꺼낸 뒤, 탁본을 뜨기 시작했다.
와, 에리너의 엉뚱함이 폭발했어! 짝사랑 상대 집 앞에서 'Brass rubbing(탁본)'을 하고 있다니! 동전 위에 종이 대고 연필로 슥슥 문지르던 장난 알지? 그걸 남의 집 이름판에 대고 정성스럽게 하고 있는 거야. 에리너에게 이름판의 글자는 그만큼 소중한 예술 작품인 거지.
Within moments, I had a stunning facsimile of the plate, which I placed carefully into my bag, between the pages of the notebook.
순식간에 이름판의 근사한 복제품이 완성되었고, 나는 그것을 수첩 페이지 사이에 끼워 가방 안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미션 완료! 에리너가 만든 탁본을 'Stunning facsimile(근사한 복제품)'라고 부르는 것 좀 봐. 단순한 연필 자국이 아니라 그녀에겐 세상에 하나뿐인 보물인 거지. 소중하게 수첩 사이에 끼워 넣는 저 경건한 태도, 에리너의 짝사랑이 참 진지하다는 증거야.
The exterior doors were open and his interior door,
외부 문들은 열려 있었고, 그의 내부 문은,
테너먼트 건물 구조상 현관문이 이중으로 되어 있나 봐. 에리너는 지금 복도 안쪽, 즉 가수의 실제 생활 공간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는 'Interior door(내부 문)' 앞에 서 있는 거야.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운명의 상대와 마주하고(?) 있는 거지.
a typical Victorian design of mahogany and opaque etched glass, was tantalizingly close.
마호가니와 불투명한 식각 유리가 어우러진 전형적인 빅토리아풍의 디자인이었으며, 그것은 감질나도록 가까이에 있었다.
문의 디자인을 'Victorian design(빅토리아풍)' 'Mahogany(마호가니)' 'Etched glass(식각 유리)'라고 아주 지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역시 고전 전공자답지? 그런데 'Tantalizingly close(감질나게 가까운)'라는 표현이 압권이야. 문 하나만 열면 그가 있는데, 그 한 끗 차이가 너무나 안타깝다는 에리너의 속마음이 듬뿍 담겨 있거든.
I stood as near as I dared. I could hear nothing from within, and there was no visible movement.
나는 내가 감히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까지 다가섰다.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눈에 띄는 움직임도 전혀 없었다.
에리너가 지금 스토커... 아니, 아주 열정적인 정찰 요원이 되었어. '내가 감히 할 수 있는 한(as near as I dared)'이라는 표현에서 그녀의 조심스러움과 대담함이 동시에 느껴지지? 마치 폭발 직전의 시한폭탄 앞에서 숨을 죽이는 기분일 거야.
I could almost make out the shape of a bookcase, and a painting. A cultured man. How much we had in common!
책장과 그림 한 점의 형체가 거의 눈에 들어왔다. 교양 있는 남자라니. 우리 사이에 공통점이 이토록 많다니!
책장이랑 그림 하나 보였다고 '교양 있는 남자(cultured man)'라고 단정 짓는 에리너의 뇌 구조, 정말 부럽지 않니? 자기도 책 좋아하고 그림 좋아하니까 '우린 운명이야!'라고 외치는 거지. 콩깍지가 씌면 가구 배치만 봐도 전생의 인연처럼 느껴지는 법이니까.
I stiffened. There: soft fingers on vibrating steel, and a chord shimmered into the air,
몸이 굳었다. 저기였다. 진동하는 강철 현 위의 부드러운 손가락, 그리고 화음 하나가 공중으로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갑자기 들려온 기타 소리에 에리너가 돌처럼 굳어버렸어. '진동하는 강철(vibrating steel)'이라니, 기타 줄을 이렇게 과학적으로 묘사하다니 역시 에리너야. 'Shimmered(희미하게 빛나다)'라는 단어에서 에리너가 느낀 전율이 소리가 되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아.
nebulous and milky, like light from an old, old star.
그것은 아주 오래된 별에서 온 빛처럼, 모호하면서도 우윳빛을 띠고 있었다.
소리를 별빛에 비유하다니, 에리너가 지금 감성 충만해졌어! 'Nebulous(성운 같은/모호한)'라는 단어 좀 봐. 그냥 '흐릿하다'고 안 하고 우주 과학 용어를 끌어오지? 사랑에 빠지면 무미건조한 에리너도 시인이 되는 법이야.
A voice: warm and low and gentle, a voice to cast spells, charm snakes, shape the course of dreams.
따뜻하고 낮으며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주문을 걸고, 뱀을 홀리며, 꿈의 궤적을 빚어낼 만한 그런 목소리였다.
와, 이건 거의 신앙 고백인데? 주문을 걸고 뱀을 홀린다니(cast spells, charm snakes), 에리너는 지금 이 남자가 마법사라도 된다고 굳게 믿는 모양이야. '꿈의 궤적을 빚어낸다'는 표현에선 이 목소리가 자기 인생을 구원해 줄 거라는 굳은 믿음이 느껴져.
I could do nothing but turn toward it and lean closer. I pressed myself against the glass.
그 소리를 향해 몸을 돌리고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유리창에 몸을 바짝 밀착시켰다.
저항할 수 없는 유혹! 'Do nothing but(~할 수밖에 없다)'이라는 표현에서 에리너의 무력함과 갈망이 동시에 느껴져. 유리창에 몸을 바짝 붙이고(pressed myself) 소리를 한 방울이라도 더 마시려는 저 모습... 밖에서 보면 좀 무서울 수도 있겠지만 에리너에겐 지금 이 순간이 생애 최고의 하이라이트일 거야.
He was writing a song, working it all out— words, music, feelings.
그는 곡을 쓰고 있었으며, 가사와 선율, 그리고 감정들을 모두 엮어내고 있었다.
이 문장에서 에리너는 완전히 사랑에 눈이 멀었어. 그냥 기타 치며 끄적이는 걸 수도 있는데, 에리너의 눈엔 그가 위대한 예술가가 되어 'Working it all out(모든 걸 완성해 가는)' 중인 거지. 'Words, music, feelings'를 나열하는 건 마치 창조주의 작업 과정을 목격하는 듯한 경외심을 보여줘.
What a rare privilege, to be permitted to eavesdrop on the very moment of creation!
창조가 이루어지는 바로 그 순간을 엿들을 수 있도록 허락받다니, 이 얼마나 드문 특권인가!
에리너의 착각이 절정에 달했어! 남의 집 문에 귀 대고 엿듣는 걸 'Privilege(특권)'라고 포장하다니, 자기합리화의 끝판왕이지? 'Permitted(허락받다)'라고 썼지만 사실 아무도 허락한 적 없거든. 운명이 허락했다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