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 but how could I have doubted him? Halfway down the street, the most even of even numbers, there he was: Mr. J. Lomond Esq.
아, 하지만 내가 어찌 감히 그를 의심할 수 있었겠는가? 거리 중간쯤, 가장 짝수다운 짝수 번호에 그가 있었다. 'J. 로먼드 귀하'.
드디어 찾았어! 에리너의 믿음이 헛되지 않았네. 그 남자는 게으른 '이름표 없는 부류'가 아니었어. 게다가 집 번호도 'The most even of even numbers(가장 짝수다운 짝수)'래. 에리너 기준에서 완벽한 숫자(아마도 딱 떨어지는 20이나 50 같은 숫자?)에 살고 있는 거지. 이름 뒤에 붙은 'Esq.(귀하)'는 에리너가 꿈꾸던 신사적인 이미지를 완성하는 화룡점정이야. 마치 보물을 찾은 듯한 환희가 느껴져.
I stood before the buzzer, examining the letters. They were written neatly but artistically in classic black ink on thick white paper.
나는 초인종 앞에 서서 글자들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두꺼운 흰 종이 위에 고전적인 검은 잉크로 단정하면서도 예술적으로 쓰여 있었다.
에리너는 지금 초인종 이름표를 마치 박물관의 예술 작품처럼 감상하고 있어. 'Neatly but artistically(단정하지만 예술적으로)'라니, 콩깍지가 제대로 씌었지? 그냥 손글씨일 뿐인데 말이야. 'Thick white paper(두꺼운 흰 종이)'와 'Classic black ink(고전적 검은 잉크)'는 그 남자의 품격과 취향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믿고 있어. 얇은 싸구려 종이에 볼펜으로 쓴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거지.
It was so him. It seemed unlikely that he, a popular, handsome man with the world at his feet,
정말이지 그다운 모습이었다. 세상을 발아래 둔 인기 많고 잘생긴 남자인 그가,
이름표 하나 보고 'It was so him(정말 그 사람다워)'이라고 감탄하는 에리너. 그녀의 환상 속에서 그는 이미 완벽한 신사니까. 그리고 에리너는 그가 지금 집에 없을 거라고 확신해. 왜냐고? 'World at his feet(세상을 발아래 둔)' 잘나가는 남자니까 토요일 밤엔 당연히 화려한 파티나 공연장에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지. 인기인은 집에 방콕하지 않는다는 편견(?)이 있나 봐.
would be at home on a Saturday night, so, just to see how it felt, I gently touched his buzzer with the tip of my index finger.
토요일 밤에 집에 있을 것 같지는 않았기에, 나는 그저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여 검지 끝으로 그의 초인종을 살짝 건드려 보았다.
에리너의 대담한 행동! 집에 없다고 100% 확신했으니까 저지른 일이지. 'Just to see how it felt(그냥 어떤 느낌일지 보려고)'라니, 짝사랑하는 사람의 물건을 만져보고 싶은 그런 마음 알지? 손가락 끝으로 살짝(gently) 누르는 그 떨림과 긴장감이 여기까지 전해져. 마치 성스러운 유물을 만지는 신도처럼 조심스러워.
There was a crackle, and then a man’s voice spoke. I was somewhat taken aback, to say the least.
지직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적게 잡아도, 나는 다소 당혹스러웠다.
집에 아무도 없을 줄 알고 그냥 짝사랑 상대의 초인종을 살짝 만져만 본 건데, 갑자기 스피커에서 지직 소리가 나며 목소리가 튀어나왔어! 에리너가 얼마나 기절초풍했겠어? 'To say the least'라는 표현에서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한 에리너의 당혹감이 느껴져.
“Hello?” he said again. A deep voice, well spoken, measured. Honey and smoke, velvet and silver.
"여보세요?" 그가 다시 말했다. 낮고 중후하며, 교양 있고 신중한 목소리였다. 꿀과 연기, 벨벳과 은처럼 매혹적인 울림이었다.
와, 에리너의 묘사력 좀 봐! 목소리 하나에 '꿀과 연기', '벨벳과 은'이라니... 이건 거의 시인 수준인데? 콩깍지가 아주 단단히 씌었어. 평소 냉소적인 에리너가 이렇게 감성적으로 변하다니, 사랑의 힘은 참 대단해.
I quickly scanned the list and selected another resident’s name at random. “Pizza delivery for... McFadden?” I said. I heard him sigh.
나는 재빨리 명단을 훑어보고는 다른 거주자의 이름을 무작위로 골랐다. "피자 배달 왔는데요... 맥패든 씨 댁인가요?" 내가 말했다. 그가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에리너의 엄청난 순발력! 당황해서 도망갈 줄 알았는데, 그 와중에 피자 배달부인 척 연기를 시작했어. 그런데 하필 고른 이름이 '맥패든'이야. 가수가 한숨을 쉬는 걸 보니 맥패든 씨는 평소에도 피자를 자주 시켜 먹나 봐?
There is such a paucity of good manners on display in the so-called service sector!
소위 서비스 업계라는 곳에서 드러나는 훌륭한 예절의 결핍이란 참으로 개탄스러운 수준이다!
이건 장면이 바뀌어서, 에리너가 레이먼드와 펍에 갔을 때 불친절한 바텐더를 보고 분개하는 장면이야. 'Paucity(결핍)' 같은 고난도 단어를 써서 바텐더를 까는 걸 보니 에리너의 지적 수준과 냉소적인 성격이 잘 드러나지?
Raymond thanked me for the drink and took a big gulp.
레이먼드는 술을 사준 것에 대해 내게 고마움을 표하고는 한 모금 크게 들이켰다.
에리너는 바텐더 때문에 기분이 상해 있는데, 레이먼드는 참 해맑지?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술을 벌컥벌컥('Big gulp') 마시고 있어. 두 사람의 대조적인 성격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야.
The Magners was quite pleasant, and I revised my opinion of the young barman.
매그너스는 꽤 괜찮았고, 나는 그 젊은 바텐더에 대한 나의 견해를 수정했다.
술 한 잔에 마음이 풀려버린 에리너 좀 봐! 바텐더가 예의 없다고 욕하더니, 술맛이 좋으니까('Revised my opinion') 바로 평가를 고쳐주네. 'Revised'라는 단어에서 마치 보고서를 수정하는 듯한 에리너만의 깐깐함과 귀여움이 동시에 느껴져.
Yes, his customer service skills were poor, but he did at least know how to make appropriate beverage recommendations.
그렇다, 그의 고객 서비스 기술은 형편없었으나, 적어도 적절한 음료를 추천하는 방법만큼은 알고 있었다.
에리너는 참 공정해. 바텐더가 싸가지 없다고 속으로 욕하면서도, 술 추천 실력만큼은 인정을 해주네. 역시 효율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에리너다운 결론이지? 'Appropriate(적절한)'라는 단어에 그녀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했다는 뿌듯함이 섞여 있어.
Unprompted, Raymond started to tell me about his mother, how he was going to visit her tomorrow, something he did every Sunday.
묻지도 않았는데, 레이먼드는 내일 자기 어머니를 뵈러 갈 예정이라며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가 일요일마다 하는 일이었다.
레이먼드는 정말 TMI 제조기야. 에리너가 궁금해하지도 않는데('Unprompted') 자기 효도 스케줄을 줄줄 읊고 있어. 매주 일요일마다 엄마 보러 가는 착한 아들이라는 걸 은근히 어필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입이 심심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