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identally, I have not told you about Bill in a while.
아 참, 한동안 빌 선생님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했네.
패트릭과 샘 이야기에 푹 빠져 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린 찰리! 조강지처(?) 같은 빌 선생님 이야기를 다시 꺼내며 화제를 전환하고 있어.
But I guess there’s not a lot to tell because he just keeps giving me books that he doesn’t give his other students,
근데 딱히 말할 게 많지는 않아. 왜냐면 선생님은 그냥 다른 학생들한테는 안 주시는 책들을 나한테만 계속 주시거든.
빌 선생님의 '찰리 편애' 모드는 여전해. 남들한테는 비밀인 특별 과외 도서를 찰리에게만 슥~ 밀어주시는 스승님의 사랑이 느껴지지?
and I keep reading them, and he keeps asking me to write papers, and I do.
그럼 난 그걸 계속 읽고, 선생님은 나한테 계속 과제를 써오라고 하시고, 난 또 그렇게 하거든.
읽고 쓰고 읽고 쓰고... 찰리와 선생님만의 조용한 지적 루틴이 계속되고 있어. 묵묵히 그 과정을 따라가는 찰리가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참 성실한 범생이 같지?
In the last month or so, I have read The Great Gatsby and A Separate Peace.
지난 한 달 정도 사이에, 나는 '위대한 개츠비'랑 '번뇌의 계절'을 읽었어.
찰리는 지금 완전 '독서 광공' 모드야. 빌 선생님이 주는 책들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지. '위대한 개츠비' 같은 명작을 한 달 사이에 뚝딱 읽어치우다니, 찰리의 뇌세포들이 열일하고 있는 게 분명해!
I am starting to see a real trend in the kind of books Bill gives me to read.
빌 선생님이 나한테 읽어보라고 주시는 책들의 공통적인 경향이 보이기 시작했어.
찰리가 이제 '빌 선생님의 픽'에 담긴 빅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했어! 단순히 책을 읽는 걸 넘어서, 선생님이 왜 이런 책들만 골라주는지 그 의도를 파악하려는 기특한 모습이야.
And just like the tape of songs, it is amazing to hold each of them in the palm of my hand.
그리고 그 노래들이 담긴 테이프처럼, 이 책들을 한 권씩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있으면 정말 놀라운 기분이 들어.
찰리에게 책과 믹스 테이프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영혼의 동반자야. 그 작은 물건들이 담고 있는 거대한 세계를 손바닥 위에서 느낄 때의 그 경외감... 찰리는 정말 감수성 끝판왕이라니까!
They are all my favorites. All of them.
이 책들은 전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들이야. 정말 한 권도 빠짐없이 전부 다.
찰리의 '최애' 목록이 업데이트됐어! 빌 선생님이 주신 책들이 찰리의 인생 책이 된 거지. '전부 다(All of them)'라고 덧붙이는 걸 보니 정말 진심으로 빠져들었나 봐.
Love always, Charlie
언제나 사랑을 담아, 찰리가
찰리의 편지는 항상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돼. 'Love always'라는 말속에 찰리의 다정함이 듬뿍 묻어있어서 편지를 받는 친구도 참 기분이 좋겠어.
December 11, 1991
1991년 12월 11일
새로운 편지의 날짜야. 12월이면 한창 크리스마스 준비로 설렐 때인데, 찰리의 다음 이야기는 또 어떤 설렘을 가져올까?
Dear friend, Patrick loved the tape! I think he knows that I’m his Secret Santa, though, because I think he knows that only I would do a tape like that.
친애하는 친구에게, 패트릭이 테이프를 정말 좋아했어! 근데 패트릭은 내가 자기 '시크릿 산타'인 걸 아는 것 같아. 왜냐면 오직 나만이 그런 테이프를 만들 거라는 걸 패트릭도 아는 것 같거든.
드디어 패트릭이 찰리의 정성 가득한 믹스 테이프를 받았어! 반응은 대성공! 근데 찰리의 취향이 워낙 독보적이라 시크릿 산타 정체는 이미 들통난 것 같네. 뭐, 이런 게 또 마니또의 묘미 아니겠어?
He also knows what my handwriting looks like. I don’t know why I don’t think of these things until it’s too late.
패트릭은 내 글씨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고 있어. 왜 항상 다 끝나고 나서야 이런 것들이 생각나는 건지 모르겠어.
찰리의 '이불 킥' 타임! 정체를 숨겨야 하는 마니또인데, 자기 지문 같은 글씨체를 그대로 남겨버렸네? 패트릭이 눈치가 빠르다면 이미 찰리의 정체는 털린 거나 다름없어. 뒤늦은 후회가 밀려오는 찰리의 귀여운 자책이야.
I really should have saved it for my last present. Incidentally, I have thought of my second gift for Patrick.
그 테이프는 마지막 선물로 아껴뒀어야 했는데. 어쨌든, 패트릭에게 줄 두 번째 선물을 생각해냈어.
필살기를 너무 일찍 써버린 게임 캐릭터처럼 찰리가 아쉬워하고 있어. 하지만 찰리가 누구니? 금세 기운 차리고 다음 선물을 고민하는 '열정 산타' 모드로 복귀했어. 이번엔 또 어떤 감성 템을 준비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