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ept maybe my aunt Helen. But she’s gone. And even if she were here, I don’t think I could talk to her either.
아마 헬렌 이모라면 모를까. 하지만 이모는 돌아가셨잖아. 설령 여기 계셨다 해도, 이모한테도 말 못 했을 것 같아.
이 대목에서 찰리가 겪는 고통의 핵심이 드러나. 유일하게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이 하필이면 찰리에게 가장 큰 상처(트라우마)를 준 헬렌 이모라는 거. 이 모순적인 상황 때문에 찰리는 누구에게도 말을 못 하고 속으로 곪아가고 있는 거야.
Because I’m starting to feel like what I dreamt about her last night was true. And my psychiatrist’s questions weren’t weird after all.
어젯밤 이모에 대해 꾼 꿈이 사실이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거든. 상담 선생님이 왜 그런 걸 물어봤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 하나도 이상한 질문이 아니었어.
찰리가 드디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어. 그동안 억눌러왔던 헬렌 이모와의 끔찍한 기억이 꿈을 통해 봉인 해제된 거지. 상담 선생님이 예전에 던졌던 아리송한 질문들이 사실은 이 트라우마를 가리키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소름 돋아 하는 중이야.
I don’t know what I’m supposed to do now. I know other people have it a lot worse.
이제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다른 사람들이 훨씬 더 나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건 알지만 말이야.
찰리는 지금 자기 앞에 닥친 진실이 감당이 안 돼서 쩔쩔매고 있어. 그러면서도 전형적인 '자기 객관화 병'이 도져서, 나보다 힘든 사람 많으니까 내 슬픔은 참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가스라이팅(?) 하는 중이야. 아주 위험한 상태지.
I do know that, but it’s crashing in anyway, and I just can’t stop thinking that the little kid
나도 그건 정말 잘 알고 있어. 하지만 감정들이 어쨌든 마구 밀려들고 있고, 그 꼬마 아이 생각이 도저히 멈추질 않아.
머리로는 '남들도 힘드니 버티자' 하는데, 가슴에선 이미 제방이 터져버렸어. 아까 쇼핑몰에서 봤던 무고한 꼬마 아이의 이미지가 찰리의 불안함과 결합해서 괴물처럼 자라나고 있는 순간이야.
eating french fries with his mom in the shopping mall is going to grow up and hit my sister.
쇼핑몰에서 엄마랑 감자튀김을 먹던 그 애가, 나중에 커서 우리 누나를 때리게 될 거라는 생각 말이야.
찰리의 멘탈이 얼마나 처참하게 박살 났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야. 평범하게 감자튀김 먹던 아이를 보면서, 그 아이가 미래의 가해자가 되어 누나를 때릴 거라는 끔찍한 연상 작용을 하고 있어. 트라우마가 찰리의 세상을 온통 폭력의 가능성으로 물들여버린 거지.
I’d do anything not to think that. I know I’m thinking too fast again, and it’s all in my head like the trance,
그런 생각을 안 할 수만 있다면 뭐든 하겠어. 내가 지금 또 너무 생각이 빨라지고 있다는 걸 알아. 온통 내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무아지경' 같은 상태라는 것도.
찰리는 지금 자기 뇌가 폭주하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어. 생각이 광속으로 달리면서 통제가 안 되는 이 지옥 같은 상태를 'trance(무아지경)'라고 표현했지. 여기서 벗어나고 싶지만 브레이크가 안 걸려서 미칠 것 같은 심정이야.
but it’s there, and it won’t go away.
하지만 그 생각은 분명히 거기 있고, 절대 사라지지 않아.
찰리는 이게 환상이라는 걸 알지만, 동시에 너무나 생생해서 피할 수가 없어. 지우려고 애쓸수록 더 선명하게 달라붙는 트라우마의 끈질긴 속성을 아주 짧고 강렬하게 표현했어. 찰리가 드디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신호야.
I just keep seeing him, and he keeps hitting my sister, and he won’t stop,
자꾸만 그 애가 보여. 그 애가 우리 누나를 계속 때리고 있어. 도무지 멈추질 않아.
찰리의 정신 상태가 아주 위태로워. 실제 상황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이나 환각이 머릿속에서 무한 반복 재생되는 중이지. 누나가 맞고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이 찰리를 집어삼키고 있어.
and I want him to stop because he doesn’t mean it, but he just doesn’t listen, and I don’t know what to do.
그 애도 본심으로 그러는 건 아닐 테니까 제발 멈췄으면 좋겠는데,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아.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찰리는 가해자조차 '진심이 아닐 거야'라며 이해하려고 애써. 착해도 너무 착해서 탈이지? 하지만 환각 속의 인물은 찰리의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아. 찰리가 느끼는 극한의 혼란이 느껴지는 대목이야.
I’m sorry, but I have to stop this letter now. But first, I want to thank you for being one of those people who listens and understands
미안해, 하지만 이제 편지를 그만 써야 할 것 같아. 하지만 그전에,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그런 사람이 되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찰리가 드디어 이 긴 편지 릴레이의 마침표를 찍으려 해. 정신적으로 너무 한계에 몰려서 더 이상은 글을 이어갈 수 없다고 느끼는 거지.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자기 이야기를 묵묵히 받아준 이름 모를 '친구'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고 있어.
and doesn’t try to sleep with people even though you could have.
그리고 그럴 수 있었는데도 함부로 다른 사람과 자려고 하지 않는 그런 사람 말이야.
찰리가 이 '친구'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핵심적인 이유야. 상대방이 취약한 상태일 때 기회를 틈타 성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도덕적이고 고결한 태도를 칭찬하고 있어. 찰리 주변엔 그런 나쁜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잘 아는 거지.
I really mean it, and I’m sorry I’ve put you through this when you don’t even know who I am,
정말 진심이야. 내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네게 이런 힘든 이야기를 겪게 해서 미안해.
찰리는 자기 편지를 읽는 사람의 기분까지 걱정해. 모르는 애한테 갑자기 이런 무거운 고백 편지를 받으면 얼마나 당황스럽겠냐는 거지. 찰리의 미안함이 뚝뚝 묻어나는 구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