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laid me down on the couch. She brought out a damp washcloth and put it on my forehead.
샘은 나를 소파에 눕혔어. 축축한 수건을 가져와서는 내 이마 위에 올려주었지.
샘은 멘붕 온 찰리를 거의 아기 돌보듯 챙겨주고 있어. 분위기 좋던 밤이 간병의 밤으로 바뀌어버렸지만, 샘의 다정함은 여전해. 찰리는 지금 거의 무중력 상태로 샘의 손길에 몸을 맡기고 있는 중이야.
“You can sleep here tonight. Okay?” “Okay.” “Just calm down. Take deep breaths.”
"오늘 밤은 여기서 자도 돼. 알았지?" "응." "자, 이제 진정해.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샘은 찰리가 혼자 있으면 더 위험할 것 같아서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해. 여기서 '자고 가'는 아까의 야릇한 분위기가 아니라, 완전한 '안식처'로서의 제안이야. 샘이 시키는 심호흡은 찰리의 요동치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치트키 같은 거지.
I did what she told me. And just before I fell asleep, I said something.
난 샘이 시키는 대로 했어. 그리고 잠들기 바로 직전에, 무슨 말을 한마디 내뱉었지.
찰리는 지금 거의 자의식이 없는 상태로 샘의 명령을 따르고 있어. 하지만 잠들기 직전, 무의식의 수면 위로 올라온 그 한마디가 이 모든 미스터리의 열쇠야. 아주 스산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이지.
“I can’t do that anymore. I’m sorry,” I said. “It’s okay, Charlie. Just go to sleep,” Sam said.
"더 이상은 그렇게 못 하겠어. 미안해," 내가 말했어. "괜찮아, 찰리. 그냥 자렴," 샘이 말했어.
찰리가 내뱉은 '그거(that)'는 샘과의 스킨십을 넘어서, 과거의 어떤 끔찍한 기억을 의미해. 하지만 샘은 찰리가 단순히 오늘 밤의 일 때문에 미안해하는 줄 알고 따뜻하게 재워주려 하지. 두 사람의 대화가 서로 다른 층위에서 놀고 있는 아주 안타까운 상황이야.
But I wasn’t talking to Sam anymore. I was talking to someone else.
하지만 난 더 이상 샘에게 말하고 있는 게 아니었어. 난 다른 누군가에게 말하고 있었지.
이 대목에서 소설의 분위기가 확 반전돼. 찰리의 몸은 1990년대 샘의 소파에 있지만, 찰리의 정신은 훨씬 더 먼 과거로 날아가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는 거야. 그 '다른 누군가'가 누군지 밝혀지기 직전의 오싹한 전조지.
When I fell asleep, I had this dream. My brother and my sister and I were watching television with my Aunt Helen.
잠이 들었을 때, 꿈을 꾸었어. 형이랑 누나랑 내가 헬렌 이모랑 같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꿈이었지.
드디어 헬렌 이모가 소환됐어. 찰리의 무의식이 꿈이라는 통로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재현하고 있는 거야. 이 꿈속의 평범해 보이는 풍경 뒤에 찰리가 그토록 괴로워했던 진실이 숨어 있어. 이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순간이야.
Everything was in slow motion. The sound was thick. And she was doing what Sam was doing.
모든 게 느린 화면처럼 움직였어. 소리는 뭉툭하고 무거웠지. 그리고 이모는 샘이 했던 것과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어.
찰리의 꿈 혹은 무의식 속 기억이 아주 기괴하게 묘사되고 있어. 헬렌 이모가 어린 찰리에게 했던 행동이, 방금 샘이 찰리에게 했던 스킨십과 겹쳐 보이면서 찰리를 공포로 몰아넣는 결정적인 장면이야.
That’s when I woke up. And I didn’t know what the hell was going on.
바로 그때 잠에서 깨어났어.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하나도 알 수 없었지.
악몽에서 깨어났을 때의 그 혼란스러움! 찰리는 지금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방금 꾼 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조차 안 되는 '멘탈 붕괴' 상태야.
Sam and Patrick were standing over me. Patrick asked if I wanted some breakfast. I guess I nodded.
샘이랑 패트릭이 날 내려다보며 서 있었어. 패트릭은 아침 먹을 거냐고 물었고, 난 아마 고개를 끄덕였나 봐.
꿈에서 깨어난 찰리의 눈에 들어온 건 샘과 패트릭이야. 찰리는 여전히 멍한 상태라 자기가 고개를 끄덕였는지도 가물가물해. 그냥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고 있는 거지.
We went and ate. Sam still looked worried. Patrick looked normal.
우린 가서 아침을 먹었어. 샘은 여전히 걱정스러워 보였지만, 패트릭은 평소 같았지.
세 사람이 식사를 하는데 공기가 참 묘해. 샘은 찰리의 상태가 여전히 불안해 보여서 전전긍긍하고 있고, 눈치 없는(?) 패트릭은 평소처럼 씩씩하게 밥을 먹고 있어. 찰리는 그 사이에서 그냥 껍데기만 앉아 있는 기분일 거야.
We had bacon and eggs with their parents, and everyone made small talk.
샘과 패트릭의 부모님이랑 같이 베이컨과 달걀을 먹었고, 다들 그냥 가벼운 잡담을 나눴어.
어른들이 계신 식사 자리라 억지로 분위기를 띄우는 '스몰 토크'가 이어지고 있어. 찰리는 속으로 천불이 나는데, 겉으로는 평화로운 가정집의 아침 식사 장면을 연출해야 하니 얼마나 곤욕이겠어?
I don’t know why I’m telling you about bacon and eggs. It’s not important. It’s not important at all.
내가 왜 너한테 베이컨이랑 달걀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중요한 것도 아닌데 말이야. 전혀, 조금도 중요하지 않은데.
찰리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 거야. '나 지금 무슨 헛소리하고 있지?' 싶은 거지. 편지를 읽는 친구에게 자신의 혼란스러운 상태를 고백하며, 사소한 일상에 집착하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지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