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8, 1992. Dear friend, It’s finally starting to get a little warm here, and the people are being nicer in the hallways.
1992년 3월 28일. 친구에게, 여기도 드디어 조금씩 따뜻해지기 시작했어. 그리고 복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도 좀 더 친절해진 것 같아.
시간이 꽤 흘러서 이제 봄이 왔네! 날씨가 풀리니까 찰리의 마음도, 그리고 학교 친구들의 태도도 조금은 훈훈해진 모양이야. 봄기운이 복도까지 퍼진 걸 보니 찰리 기분도 꽤 상쾌해 보이지?
Not to me necessarily, just in a general way. I wrote a paper about Walden for Bill, but this time I did it differently.
꼭 나한테만 그렇다는 건 아니고, 그냥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그래. 빌 선생님을 위해 '월든'에 대한 에세이를 썼는데, 이번엔 좀 다르게 해봤어.
찰리는 참 겸손해. 사람들이 친절해진 게 자기가 인기 많아져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봄이라 다들 기분이 좋은 것뿐이라고 생각하나 봐. 그리고 빌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이번엔 찰리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해결했대. 찰리의 창의력이 폭발할 시간이야!
I didn’t write a book report. I wrote a report pretending that I was by myself near a lake for two years.
독후감을 쓴 게 아니야. 내가 호숫가 근처에서 2년 동안 혼자 지내고 있는 것처럼 상상하면서 보고서를 썼어.
역시 우리 찰리! 뻔한 줄거리 요약 대신 '메소드 연기' 급의 보고서를 썼네. 자기가 책 속의 주인공 소로가 된 것처럼 상상해서 썼다니, 빌 선생님이 얼마나 감동하셨을까? 찰리는 지금 현실 도피가 아니라 아주 깊은 사색의 시간을 과제로 승화시킨 거야.
I pretended that I lived off the land and had insights. To tell you the truth, I kind of like the idea of doing that right now.
땅에서 나는 것들로 먹고살면서 깨달음을 얻은 척했지. 사실대로 말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좀 들어.
찰리는 에세이를 쓰면서 자급자족하는 자연인의 삶에 완전히 매료된 것 같아. '월든'의 주인공처럼 모든 걸 버리고 숲으로 들어가 깊은 통찰을 얻는 삶... 복잡한 고등학교 생활에 치이는 찰리에게는 숲속의 고독이 오히려 달콤한 휴식처럼 느껴졌나 봐.
Ever since that night with Mary Elizabeth, everything has been different.
메리 엘리자베스 누나와 그날 밤을 보낸 이후로, 모든 게 달라졌어.
그 지하실에서의 '사건' 이후 찰리의 세상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아. 단순히 첫 경험을 해서라기보다, 누나와의 관계나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거지. 'Everything'이 달라졌다는 말에서 찰리가 느꼈을 거대한 변화의 파동이 느껴져.
It started out that Monday in school where Sam and Patrick looked at me with big grins.
그 월요일 학교에서 사건이 터졌어. 샘이랑 패트릭이 나를 보고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활짝 웃고 있더라고.
비밀은 없다는 말이 딱 맞아! 학교 가자마자 친구들이 다 알고 있다는 듯 쳐다보는 그 묘한 기분 알지? 샘이랑 패트릭의 그 장난기 가득한 표정이 마치 눈앞에 HD 화질로 펼쳐지는 것 같아.
Mary Elizabeth had told them about the night we spent together, which I really didn’t want her to do,
메리 엘리자베스 누나가 우리가 함께 보낸 그날 밤에 대해 걔들한테 다 말해버렸던 거야. 난 정말 누나가 그러지 않길 바랐는데 말이지.
찰리는 그날의 일을 소중한 비밀로 간직하고 싶었나 봐. 그런데 메리 엘리자베스 누나는 입이 너무 근질근질했나 보네? 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강제 공개된 찰리의 사생활, 찰리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좀 멍했을 거야.
but Sam and Patrick thought it was great, and they were really happy for both of us.
하지만 샘이랑 패트릭은 그게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고, 우리 둘을 위해 진심으로 기뻐해 줬어.
역시 진정한 친구들이지? 찰리가 당황할까 봐 놀리기보다는 진심 어린 축하를 먼저 건네고 있어. 샘이랑 패트릭은 찰리가 드디어 성숙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을 거야.
Sam kept saying, “I can’t believe I didn’t think of it before. You guys are great together.”
샘은 계속해서 말하더라고. "내가 왜 진작 그 생각을 못 했지? 너희 둘 정말 잘 어울려."
샘의 이 반응, 왠지 찰리를 커플로 밀어주려는 추진력이 장난 아니지? 자기가 좋아하던 찰리가 메리 엘리자베스랑 잘 어울린다고 하니, 샘은 자기 일처럼 신나서 중매쟁이 빙의를 하고 있어.
I think Mary Elizabeth thinks so, too, because she’s been acting completely different.
내 생각엔 메리 엘리자베스 누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왜냐하면 누나가 요즘 완전히 딴사람처럼 행동하고 있거든.
사랑은 사람을 춤추게 한다더니, 메리 엘리자베스 누나를 완전히 딴판으로 만들었나 봐. 찰리 눈에도 그 변화가 아주 확연히 보일 정도면 정말 '비포 앤 애프터'가 확실한 대변신인 게 분명해.
She’s nice all the time, but it doesn’t feel right. I don’t know how to describe it.
누나는 언제나 친절하게 대해주지만, 왠지 모르게 이게 맞는 건가 싶은 기분이 들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사람이 갑자기 너무 잘해주면 의심부터 드는 법일까? 찰리의 촉이 '이거 뭔가 좀 이상한데?'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어. 누나의 친절함이 찰리에게는 왠지 모를 찝찝함이나 위질감을 주고 있는 모양이야.
It’s like we’ll be having a cigarette outside with Sam and Patrick at the end of the day,
이를테면 하루 일과가 끝날 때쯤 샘이랑 패트릭이랑 같이 밖에서 담배를 피우곤 해.
찰리 일행의 평화로운 방과 후 루틴이야. 샘, 패트릭이랑 같이 있는 시간은 찰리에게 가장 편안한 안식처 같은 거지. 왠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몽글몽글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