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t’s when I shut the door and left her to sleep. I didn’t feel like reading that night,
그때 난 문을 닫고 누나가 자게 내버려 뒀어. 그날 밤은 책을 읽고 싶은 기분이 아니더라고.
누나와의 깊은 대화를 마치고 방을 나온 찰리. 평소라면 책 속에 파묻혔겠지만, 오늘은 그럴 수가 없었어. 방금 나눈 진심 어린 대화와 엄청난 비밀이 찰리의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거든. 마음이 너무 몽글몽글해서 글자가 눈에 안 들어오는 그런 밤 있잖아.
so I went downstairs and watched a half-hour-long commercial that advertised an exercise machine.
그래서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운동 기구를 광고하는 30분짜리 홈쇼핑 광고를 봤어.
책도 안 잡히고 머릿속은 복잡하고... 그래서 찰리가 선택한 건 '멍때리기'의 최고봉, 홈쇼핑 광고 시청이야! 아무 생각 없이 30분 동안 운동 기구 광고를 보고 있는 찰리의 모습, 상상만 해도 엉뚱하고 귀엽지 않니? 복잡한 마음을 달래는 찰리만의 독특한 힐링법이야.
They kept flashing a 1-800 number, so I called it. The woman who picked up the other end of the phone was named Michelle.
화면에 1-800 번호가 계속 깜빡거리길래 전화를 걸었어. 전화를 받은 상담원 이름은 미셸이었지.
찰리가 30분 동안 홈쇼핑 광고를 멍하니 보고 있다가 결국 번호를 누르고 말았어. 새벽 감성에 젖어서 자기도 모르게 상담원한테 연결 버튼을 누르는 그 엉뚱함이 찰리답지 않니? 이제 미셸이라는 상담원과 찰리의 기묘한 통화가 시작되려나 봐.
And I told Michelle that I was a kid and did not need an exercise machine, but I hoped she was having a good night.
미셸한테 난 어린애라 운동 기구는 필요 없지만, 그냥 좋은 밤 보내시라고 말했어.
이 스윗한 소년 좀 보라구! 운동 기구 안 살 거면서 전화를 건 것도 웃긴데, 상담원한테 '좋은 밤 보내세요'라고 인사까지 해. 새벽에 근무하는 상담원 입장에선 찰리가 얼마나 희한하면서도 귀여운 손님이었을까? 찰리의 다정함은 낯선 사람에게도 예외가 없어.
That’s when Michelle hung up on me. And I didn’t mind a bit. Love always, Charlie.
그랬더니 미셸이 그냥 전화를 끊어버리더라고. 그래도 난 전혀 상관없었어. 사랑을 담아, 찰리가.
미셸은 역시 비즈니스적인 사람이었어. 돈 안 될 것 같은 찰리의 인사가 끝나자마자 쿨하게 끊어버렸네. 하지만 찰리는 무안해하지 않아. 그냥 누군가와 말을 섞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된 모양이야. 이렇게 찰리의 파란만장했던 편지 한 통이 마무리돼.
March 7, 1992. Dear friend, Girls are weird, and I don’t mean that offensively.
1992년 3월 7일. 친애하는 친구에게, 여자애들은 정말 이상해. 기분 나쁘게 하려는 말은 아니야.
시간이 꽤 흘러서 봄이 왔네. 찰리의 새로운 편지는 아주 충격적인(?) 선언으로 시작해. '여자애들은 이상해!'라고 말이지. 사춘기 소년다운 귀여운 투정이 느껴지지 않니? 자기가 느낀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으면서도, 혹시 오해 살까 봐 바로 수습하는 찰리의 세심함이 돋보여.
I just can’t put it any other way. I have now gone on another date with Mary Elizabeth.
달리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 난 이제 메리 엘리자베스랑 또 데이트를 했어.
찰리가 메리 엘리자베스와의 관계에 대해 묘한 느낌을 받고 있어. '이상하다'는 말 말고는 표현할 단어가 없나 봐. 심지어 데이트를 또 했다니! 좋아서 하는 건지, 떠밀려서 하는 건지 모를 찰리의 복잡미묘한 감정이 'another date'라는 표현에 담겨 있어.
In a lot of ways, it was similar to the dance except that we got to wear more comfortable clothes.
여러모로 지난번 무도회 때랑 비슷했는데, 훨씬 편한 옷을 입을 수 있었다는 점만 달랐지.
첫 데이트였던 무도회와 이번 데이트를 비교하고 있어. 격식 차리던 무도회 옷을 벗어던지고 편한 옷을 입었는데도, 찰리가 느끼는 '여자애들의 이상함'은 여전한가 봐. 옷만 편해졌지 마음은 여전히 미궁 속인 찰리의 데이트 후기가 궁금해지지 않니?
She was the one who asked me out again, and I suppose that’s okay,
이번에도 데이트 신청을 한 건 메리 엘리자베스였어. 뭐,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메리 엘리자베스 누나가 또 찰리한테 데이트 신청을 했어. 찰리는 거절 못 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뭐 괜찮겠지' 하고 넘기려는 것 같아. 근데 왠지 끌려다니는 느낌이 드는 건 나뿐이야? 데이트 주도권이 완전히 그 누나한테 가 있네.
but I think I’m going to start doing the asking from time to time because I can’t always hope to get asked.
하지만 앞으론 나도 가끔은 먼저 물어보려고 해. 매번 누가 먼저 신청해 주기만을 바랄 수는 없으니까.
찰리가 드디어 깨달음을 얻었어! 인생은 선빵... 아니, 주도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걸 말이야. 남이 해주는 선택에 몸을 맡기기보다는 자기 의지를 좀 보여주겠다고 다짐하는 성장 포인트야. 찰리, 이제 좀 남자다워지는 거야?
Also, if I do the asking, then I’ll be sure to go out with the girl of my choice if she says yes.
게다가 내가 직접 물어보면, 상대방이 예스라고만 해준다면 내가 선택한 여자애랑 데이트할 수 있을 테니까.
이거 봐, 찰리의 속내가 나왔어! 자기가 먼저 물어봐야 '내가 진짜 원하는 애'랑 데이트할 수 있다는 거잖아. 지금 데이트하는 메리 엘리자베스가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는 걸 은근슬쩍 돌려서 말하는 거 아니니? 이거 완전 고단수인데?
It’s just so complicated. The good news is that I got to be the one who drove this time.
정말 너무 복잡해. 그나마 좋은 소식은 이번엔 내가 운전하게 됐다는 거야.
연애 고민하다가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찰리. 하지만 남자애들은 역시 단순해! 운전대를 잡게 됐다는 사실 하나에 기분이 확 풀렸어. '내가 운전했다'는 게 찰리에게는 엄청난 성취감이거든. 이제 보호자 동반 없이 자유를 만끽할 준비가 됐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