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I went up and finished Naked Lunch.
그래서 위층으로 올라가서 '네이키드 런치'를 다 읽었어.
상담 실패! 결국 찰리는 다시 책의 세계로 유배를 떠나네. 누나 분위기가 너무 살벌해서 책이랑 노는 게 훨씬 마음 편했나 봐. 찰리야, 오늘 넌 그냥 독서왕이 운명인가 보다.
After I finished, I just laid around in my bed, looking at the ceiling, and I smiled because it was a nice kind of quiet.
다 읽고 나서 침대에 가만히 누워 천장을 바라봤는데, 기분 좋은 정적 속에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어.
책 한 권 뚝딱하고 느끼는 그 묘한 해방감! 천장 보면서 멍때리는 게 때로는 최고의 휴식이지. 방 안의 고요함이 찰리의 복잡했던 머릿속을 깨끗하게 청소해줬나 봐. 찰리의 평화로운 힐링 타임이야.
Love always, Charlie
언제나 사랑을 담아, 찰리
편지를 마무리하는 찰리의 고정 멘트야. 오늘도 자기 속마음을 다 털어놓고 개운해진 찰리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 아, 이 말 쓰면 안 되지. 암튼 찰리의 다정한 끝인사야.
February 9, 1992
1992년 2월 9일
자, 날짜가 바뀌었어. 어제의 평화로운 독서 엔딩 뒤에 또 어떤 새로운 사건이 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날짜만 봐도 왠지 또 설레지 않니?
Dear friend, I have to say something about my last letter. I know that Sam would never ask me to the dance.
안녕 친구야, 지난번 편지에 대해 할 말이 좀 있어. 샘이 나한테 절대로 댄스 파티 신청을 하지 않을 거란 걸 알아.
찰리의 갑작스러운 현실 자각 타임! 메리 엘리자베스의 신청을 받고 들떴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샘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어. 찰리의 마음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나 봐.
I know that she would bring Craig, and if not Craig, then Patrick since Brad’s girlfriend, Nancy, is going with Brad.
샘은 크레이그를 데려올 거고, 크레이그가 안 되면 패트릭이랑 오겠지. 브래드 여자친구인 낸시가 브래드랑 같이 갈 거니까 말이야.
찰리가 샘의 파트너 경우의 수를 머릿속으로 아주 치밀하게 계산해보고 있어. 낸시와 브래드가 이미 한 세트니까, 샘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뻔하다는 거지. 짝사랑하는 상대의 데이트 시나리오를 짜는 찰리의 모습, 아주 짠내가 폭발하지 않니?
I think Mary Elizabeth is a really smart and pretty person, and I’m glad that she is my first date ever.
메리 엘리자베스는 정말 똑똑하고 예쁜 사람이라고 생각해. 내 인생 첫 데이트 상대가 그녀라는 게 다행이야.
비록 1지망은 아니었을지언정, 찰리는 메리 엘리자베스를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어. '나 같은 애한테 이런 훌륭한 상대가!'라며 감사하는 마음까지 느껴지지 않니? 찰리는 참 예의 바르고 착한 녀석이야.
But after I said yes, and Mary Elizabeth announced it to the group, I wanted Sam to be jealous.
하지만 내가 알겠다고 하고 메리 엘리자베스가 우리 무리한테 그 사실을 알렸을 때, 내심 샘이 질투해주길 바랐어.
찰리의 앙큼한 본심이 드디어 튀어나왔네! 겉으로는 메리 엘리자베스가 좋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이 상황을 이용해 샘의 질투를 유발하고 싶었던 거야. 찰리도 사랑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유치한 소년이라니까.
I know it’s wrong to want something like that, but I really did.
그런 걸 바라는 게 나쁘다는 건 알지만, 진짜 그랬어.
자신의 유치한 마음을 스스로 반성하면서도, 감정에 솔직한 찰리야. 질투를 이용하는 게 비겁하다는 걸 알면서도 본능은 어쩔 수 없었나 봐. 찰리의 이런 정직한 찌질함이 참 인간적이지?
Sam wasn’t jealous, though. To tell you the truth, I don’t think she could have been happier about it, which was hard.
그런데 샘은 전혀 질투하지 않았어. 솔직히 말해서 샘은 그 소식에 더할 나위 없이 기뻐하는 것 같았는데, 그게 참 마음 아프더라.
찰리의 작전이 대실패로 끝났어! 샘은 질투는커녕 '우리 찰리가 드디어 데이트를?!' 하며 엄마 마음으로 너무나 행복해했거든. 샘이 너무 기뻐하니까 찰리는 자기가 이성으로 안 보인다는 팩트를 확인하고 멘탈이 바삭하게 부서졌을 거야.
She even told me how to treat a girl on a date, which was very interesting.
심지어 샘은 데이트할 때 여자애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알려줬는데, 그게 참 흥미로웠어.
이건 뭐 확인 사살이지!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여자랑 데이트 잘하라고 비법을 전수해 주다니, 찰리 입장에서는 '내가 남자긴 하냐?' 하는 생각이 들었을 거야. 찰리 인생에서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잔인한 과외 수업이었겠네.
She said that with a girl like Mary Elizabeth, you shouldn’t tell her she looks pretty.
샘이 그러는데 메리 엘리자베스 같은 여자애한테는 예쁘다는 말을 하면 안 된대.
샘이 메리 엘리자베스 전용 데이트 매뉴얼을 전수해 주고 있어. '예쁘다'는 말이 만능 칭찬인 줄 알았는데, 상대의 성향에 따라 오히려 금기어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배우는 찰리야. 연애의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