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God, I hated that thing,” he laughed, almost more to himself. “I was so bummed when it got lost,” I said.
“맙소사, 난 그게 정말 싫었어.” 아빠는 거의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웃었다. “그걸 잃어버렸을 때 전 정말 속상했어요.” 내가 말했다.
아빠의 고백이 점점 대담해져. 'Good God'이라니, 아빠에게 그 헬멧은 거의 공포 영화 소품이었나 봐. 반면에 어기는 그걸 잃어버린 날을 인생 최악의 '분실 사건'으로 기억하며 아쉬워하고 있어. 두 사람의 추억 온도 차이가 장난 아니지?
“Oh, it didn’t get lost,” he answered casually. “I threw it out.”
“오, 잃어버린 게 아니란다.” 아빠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내가 내다 버렸거든.”
헐... 반전 드라마급 전개야! 어기는 잃어버린 줄 알고 몇 년을 슬퍼했는데, 범인은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아빠였어. 그것도 아주 'casually'하게 말하다니! 아빠, 어기의 동심 파괴범이었어?
“Wait. What?” I said. I honestly didn’t think I heard him right. “The day is beautiful, and so are you,” he was singing.
“잠깐만요. 뭐라고요?” 내가 물었다. 솔직히 내가 아빠 말을 제대로 들은 건지 의심스러웠다. “날이 참 좋구나, 너처럼 말이야.” 아빠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어기의 뇌 정지 오게 만드는 아빠의 필살기! 어기는 지금 충격과 공포에 빠져서 말이 안 나오는데, 아빠는 한술 더 떠서 아주 감미로운 노래까지 부르고 있어. 이 극명한 온도 차이, 아빠 진짜 밀당의 고수 아니니?
“Dad!” I said, turning the volume down. “What?” he said. “You threw it out?!”
“아빠!” 내가 볼륨을 줄이며 말했다. “왜?” 아빠가 물었다. “아빠가 그걸 내다 버렸다구요?!”
참다못한 어기가 드디어 폭발했어! 차 안의 오디오 볼륨을 줄이는 건 이제부터 '진지한 취조'를 시작하겠다는 선전포고지. 아빠의 만행(?)에 대해 낱낱이 밝혀내겠다는 어기의 결연한 의지가 느껴져.
He finally looked at my face and saw how mad I was. I couldn’t believe he was being so matter-of-fact about the whole thing.
아빠는 마침내 내 얼굴을 보았고 내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아차렸다. 나는 아빠가 이 모든 일에 대해 그토록 아무렇지도 않게 굴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아빠가 노래 부르며 능청 떨다가 드디어 어기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읽었어. 어기는 지금 배신감에 몸을 떨고 있는데, 아빠는 '어, 그거? 내가 버렸지' 하는 표정이라 더 어이가 없는 상황이야.
I mean, to me this was a major revelation, and he was acting like it was no big deal.
그러니까, 나에게 이것은 엄청난 폭로였는데, 아빠는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이 행동하고 있었다는 거다.
어기에게 헬멧은 자존감 지킴이이자 수호신이었어. 그걸 아빠가 버렸다는 건 국정원 기밀이 털린 것만큼 큰일인데, 아빠는 '유통기한 지난 우유 버렸다'는 식의 반응이라 어기는 억장이 무너져.
“Auggie, I couldn’t stand seeing that thing cover your face anymore,” he said clumsily.
“어기야, 난 그 물건이 네 얼굴을 가리고 있는 걸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어.” 아빠가 서투르게 말했다.
아빠의 진심이 툭 튀어나왔어. 아빠 눈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들 얼굴인데, 그걸 맨날 플라스틱 통으로 가리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했겠어. 하지만 미안하긴 한지 말투가 좀 버벅거리고 서툴러(clumsily).
“Dad, I loved that helmet! It meant a lot to me! I was bummed beyond belief when it got lost—don’t you remember?”
“아빠, 전 그 헬멧을 정말 사랑했다구요! 저한텐 정말 큰 의미였다구요! 그걸 잃어버렸을 때 내가 얼마나 말도 못 하게 속상해했는지 기억 안 나세요?”
어기의 필사적인 항변이야. 아빠에겐 그냥 '물건'이었을지 몰라도 어기에겐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준 '방패'였거든. 'beyond belief'라는 표현에서 어기가 느꼈던 상실감이 얼마나 컸는지 느껴져.
“Of course I remember, Auggie,” he said softly. “Ohh, Auggie, don’t be mad. I’m sorry.
“당연히 기억하지, 어기야.” 아빠가 부드럽게 말했다. “오, 어기야, 화내지 마라. 미안하다.”
아들의 울먹임에 아빠 마음도 약해졌어. '당연히 기억하지'라며 어기의 감정을 다독이려 하지만, 이미 버린 헬멧이 돌아올 리는 없지. 아빠의 사과엔 미안함과 단호함이 묘하게 섞여 있어.
I just couldn’t stand seeing you wear that thing on your head anymore, you know? I didn’t think it was good for you.”
“그저 네가 그 물건을 머리에 쓰고 있는 걸 더는 지켜볼 수가 없었어, 알지? 그게 너한테 좋지 않다고 생각했거든.”
아빠의 최종 변론이야. 헬멧 뒤에 숨는 게 어기의 정신 건강에 해롭다고 판단한 거지. 이건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아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한 아빠만의 '스파르타식 사랑'이었던 거야.
He was trying to look me in the eye, but I wouldn’t look at him.
아빠는 내 눈을 맞추려 애썼지만, 나는 아빠를 쳐다보지 않았다.
아빠는 지금 아들의 영혼을 울리는 진심을 전하고 싶은데, 어기는 '헬멧 실종 사건'의 배신감 때문에 눈길도 안 주고 있어. 한 명은 '제발 좀 봐줘' 모드고, 한 명은 '벽이랑 대화하세요' 모드네.
“Come on, Auggie, please try to understand,” he continued, putting his hand under my chin and tilting my face toward him.
“에이, 어기야, 제발 좀 이해해 주렴.” 아빠는 내 턱 밑으로 손을 넣어 내 얼굴을 당신 쪽으로 기울이며 말을 이었다.
눈을 안 마주쳐주니까 아빠가 물리적인 힘(?)을 썼어. 턱을 슥 들어 올려서 강제로 눈을 맞추게 하는 건데, 이거 완전 드라마 남주인공들이 하는 제스처 아니야? 아빠의 간절함이 느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