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y, please,” said Mom. “She’s very heavy.” “What about Daddy?” I cried.
“아가, 제발 비키렴.” 엄마가 말했다. “데이지가 너무 무겁단다.” “아빠는요?” 내가 소리쳤다.
엄마는 지금 축 늘어진 큰 개를 안고 있어. 마음도 무거운데 몸도 천근만근인 상황이지. 어기는 이 난국을 타개할 슈퍼히어로로 아빠를 소환하고 있어. 아빠라면 뭔가 해결해 줄 거라고 믿는 아이의 순수한 믿음이 보여서 더 짠해.
“He’s meeting me at the hospital,” Mom said. “He doesn’t want Daisy to suffer, Auggie.”
“아빠는 병원에서 만나기로 했어.” 엄마가 말했다. “아빠는 데이지가 고통받는 걸 원하지 않으셔, 어기야.”
아빠는 이미 작전 실행 중이야. 엄마가 '고통(suffer)'이라는 단어를 꺼낸 건, 어기에게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시키려는 마지막 카드야. '살리는 것'보다 '안 아프게 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는 슬픈 현실을 알려주는 거지.
Via moved me away from the door and held it open for Mom. “My cell phone’s on if you need anything,” Mom said to Via.
비아가 나를 문에서 떼어 놓고 엄마를 위해 문을 잡아주었다.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라. 폰 켜둘게.” 엄마가 비아에게 말했다.
비아 누나가 총대를 멨어. 동생을 힘으로 제압해서 길을 터주는 악역 아닌 악역을 맡은 거지. 엄마는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집에 남을 아이들을 위해 '비상연락망'을 챙기고 있어. 비아가 이제 어른 역할을 해야 하는 순간이야.
“Can you cover her with the blanket?” Via nodded, but she was crying hysterically now.
“담요로 데이지를 좀 덮어줄래?” 비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제 걷잡을 수 없이 울고 있었다.
담요로 덮는다는 건 마치 시신을 수습하는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을 줘. 꾹 참았던 비아의 감정 댐이 결국 터져버렸어. 'Hysterically'하게 운다는 건 이제 이성적인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슬픔이 압도했다는 거야.
“Say goodbye to Daisy, kids,” Mom said, tears streaming down her face.
“데이지에게 작별 인사를 하렴, 얘들아.” 엄마가 말했다. 엄마의 얼굴에도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결국 올 것이 왔어. 엄마가 공식적으로 '이별'을 선언했어. '다녀올게'가 아니라 'Goodbye'라고 말하라고 시키는 건, 다시는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거라는 걸 엄마는 확신하고 있다는 뜻이야. 엄마도 울면서 이 말을 뱉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I love you, Daisy,” Via said, kissing Daisy on the nose. “I love you so much.”
“사랑해, 데이지.” 비아가 데이지의 코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정말 많이 사랑해.”
비아가 데이지의 코에 뽀뽀하면서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있어. 평소에 틱틱거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사랑하는 마음만 남은 거지. '정말 많이 사랑해'라는 말이 반복되는 게 우리 가슴을 아주 그냥 후벼파네.
“Bye, little girlie...,” I whispered into Daisy’s ear. “I love you...”
“잘 가, 우리 아가...” 나는 데이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사랑해...”
어기도 데이지의 귀에 대고 마지막 인사를 해. 'little girlie'는 데이지를 부르는 아주 친근한 애칭이야. 귀에 속삭였다는 건 데이지가 그 목소리를 꼭 기억해줬으면 하는 마음 아닐까?
Mom carried Daisy down the stoop. The taxi driver had opened the back door and we watched her get in.
엄마는 데이지를 안고 현관 계단을 내려갔다. 택시 기사가 뒷문을 열어주었고, 우리는 엄마가 차에 타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제 진짜 떠나는 순간이야. 엄마는 무거운 데이지를 안고 계단을 내려가고, 택시 기사도 분위기를 아는지 묵묵히 문을 열어줘. 뒷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의 마음이 얼마나 무겁겠어.
Just before she closed the door, Mom looked up at us standing by the entrance to the building and she gave us a little wave.
차 문을 닫기 직전, 엄마는 건물 입구에 서 있는 우리를 올려다보며 가볍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엄마도 발걸음이 안 떨어지겠지. 차에 타서 문을 닫기 전 그 찰나에 아이들을 올려다보며 손을 흔들어줘. '걱정하지 마, 잘 다녀올게'라는 무언의 메시지 같은 거야.
I don’t think I’ve ever seen her look sadder. “I love you, Mommy!” said Via.
나는 엄마가 그토록 슬퍼 보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사랑해요, 엄마!” 비아가 말했다.
어기 눈에도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슬퍼 보여.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데이지를 사랑한 한 사람일 뿐이니까. 비아도 그 슬픔을 같이 느끼면서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외쳐.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순간이야.
“I love you, Mommy!” I said. “I’m sorry, Mommy!” Mom blew a kiss to us and closed the door.
“사랑해요, 엄마!” 내가 말했다. “미안해요, 엄마!” 엄마는 우리에게 손키스를 날리고는 문을 닫았다.
어기도 소리쳐. 특히 '미안해요'라는 말이 가슴 아파. 아까 문 막아세우고 떼썼던 게 미안해서일까, 아니면 이 모든 슬픈 상황이 그냥 미안해서일까? 엄마는 대답 대신 손키스를 날리며 눈물을 머금고 떠나.
We watched the car leave and then Via closed the door. She looked at me a second,
우리는 차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고, 이윽고 비아가 문을 닫았다. 누나는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차가 멀어지는 걸 보면서 진짜 이별이 실감 났을 거야. 비아가 문을 닫는 건 마치 한 단락이 끝나는 것 같아. 누나가 어기를 쳐다본 건 '너 괜찮니?'라고 묻는 무언의 위로였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