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okay!” I said. “Via...” “Mom, it's fine.” This time I meant it.
“괜찮아요!” 내가 말했다. “비아야...” “엄마, 정말 괜찮아요.” 이번에는 진심이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뾰로통해서 톡 쏘아붙이던 비아가 이제 엄마를 안심시켜줘. 엄마가 이름을 부르며 미안해하니까, '에이, 엄마 진짜 괜찮다니까!'라며 먼저 손을 내미는 성숙한 딸의 모습, 진짜 기특하지 않니?
She looked so genuinely sorry I just wanted to let her off the hook.
엄마가 정말이지 너무 미안해하는 표정이라 그냥 엄마를 그만 용서해주고 싶었다.
엄마 얼굴에 '나 대역죄인이요'라고 쓰여 있는 걸 보니, 비아도 더 이상 마음의 가시를 세울 수가 없었나 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지만, 때로는 이렇게 부모 이기는 자식도 없는 법이지. 엄마를 그만 놔주고 싶다는 비아의 마음이 참 따뜻해.
She kissed and hugged me, then returned to the grapes. “So, is something going on with Miranda?” she asked.
엄마는 나에게 입을 맞추고 꼭 안아준 뒤, 다시 포도를 손질하러 돌아갔다. “그래, 미란다랑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니?” 엄마가 물었다.
훈훈한 화해의 포옹 한 번 하고, 엄마는 다시 일상으로 복귀! 근데 엄마들 특유의 그 레이더 알지? 분위기 좀 풀렸다 싶으니까 바로 핵심 질문을 던져. '그래서 미란다랑은 왜 그래?'라며 은근슬쩍 본론으로 훅 들어오시네.
“Just that she's acting like a complete jerk,” I said.
“그냥 걔가 완전 재수 없게 굴어서 그래요.” 내가 말했다.
비아가 드디어 폭발! 가장 친했던 친구를 'complete jerk'라고 부를 정도면 상처가 진짜 컸나 봐. 미란다의 변한 모습에 비아가 느낀 실망감과 빡침이 이 짧은 문장 하나에 다 담겨 있어.
“Miranda's not a jerk!” Auggie quickly chimed in.
“미란다 누나는 재수 없는 사람 아니야!” 어기가 얼른 끼어들었다.
눈치 없는 우리 귀염둥이 막내 어기 등장! 어기는 미란다 누나를 엄청 좋아하고 잘 따랐거든. 누나들의 우정에 금이 간 줄도 모르고 미란다 편을 들다가 비아의 속을 더 긁어놓네. 이럴 때 보면 어기도 참 해맑아.
“She can be!” I yelled. “Believe me.”
“그럴 수도 있어!” 내가 소리쳤다. “내 말 좀 믿어 줘.”
어거스트가 미란다 누나는 절대 그럴 리 없다고 편을 드니까 비아가 답답해서 폭발했어. 가장 친했던 친구의 변해버린 모습을 직접 겪고 있는 비아 입장에서는 동생의 저 해맑은 쉴드가 얼마나 속 터지는 일이겠어? '내 말 좀 믿어라, 이 녀석아!' 하는 비아의 절규가 느껴지지?
“Okay then, I'll pick you up, no problem,” Mom said decisively, sweeping the half-grapes into a snack bag with the side of her knife.
“그럼 알았다. 내가 데리러 갈게, 문제없어.” 엄마는 칼옆면으로 반으로 자른 포도들을 간식 봉지에 쓸어 넣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비아가 지하철 타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니까 결국 엄마가 한발 물러섰어. 근데 엄마 손 좀 봐! 말은 단호하게 하면서도 손은 기계적으로 어기의 간식을 챙기고 있어. 포도를 반으로 자르는 저 정성, 역시 어기 전용 영양사다운 포스야.
“That was the plan all along anyway. I'll pick Auggie up from school in the car and then we'll pick you up.”
“어차피 원래 그러려던 참이었어. 차로 학교에서 어거스트를 먼저 태우고 그다음에 너를 데리러 갈게.”
엄마는 비아가 부탁해서 가는 게 아니라, 원래 가려던 길이었다고 쿨한 척하고 있어. 딸의 자존심을 세워주려는 엄마만의 배려일지도 모르지. 어기 먼저 태우고 비아 태우는 환상의 수송 작전 루트를 짜는 중이야.
“We'll probably get there about a quarter to four.” “No!” I said firmly, before she'd even finished.
“아마 4시 15분 전쯤 거기 도착할 거야.” “안 돼요!” 엄마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가 단호하게 잘랐다.
엄마가 도착 예정 시간을 말하니까 비아가 반사적으로 소리를 질렀어. 4시 15분 전이면 한창 애들 하교하고 북적거릴 시간인데, 그때 엄마 차 타고 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고딩의 필사적인 몸부림이야.
“Isabel, she can take the subway!” said Dad impatiently. “She's a big girl now. She's reading War and Peace, for crying out loud.”
“이사벨, 비아도 지하철 타고 올 수 있어!” 아빠가 참을성 없게 말했다. “비아도 이제 다 큰 애라고. 세상에, 무려 ‘전쟁과 평화’를 읽고 있단 말이야.”
드디어 아빠의 논리적인(?) 쉴드 등판! 아빠는 비아가 톨스토이의 고전을 읽는 지적인 아이라는 사실을 근거로 지하철 타기를 허락해야 한다고 주장해. 전쟁과 평화를 읽으면 지하철 빌런들도 다 물리칠 수 있다고 믿는 걸까? 아빠의 딸 사랑이 참 엉뚱하고도 귀여워.
“What does War and Peace have to with anything?” answered Mom, clearly annoyed.
“‘전쟁과 평화’가 이거랑 무슨 상관이에요?” 분명히 짜증이 난 엄마가 대꾸했다.
엄마는 아빠의 뜬금없는 톨스토이 드립에 어이가 없어졌어. '책 읽는 거랑 지하철 타는 게 무슨 상관인데?'라며 정곡을 찌르는 거지. 엄마의 짜증 지수가 수직 상승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느껴져.
“It means you don't have to pick her up in the car like she's a little girl,” he said sternly.
“비아가 어린애인 것처럼 차로 데리러 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야.” 아빠가 엄격하게 말했다.
아빠가 엄마의 과잉보호에 아주 세련된 쐐기를 박고 있어. '내 딸은 이제 톨스토이 읽는 지성인인데 기사 노릇이 웬 말이냐'는 거지. 비아를 어엿한 숙녀로 대접해 주라는 아빠의 '독립 선언' 같은 멘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