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 voice faltered and trailed off. “What happened?” Jonas asked again, after a moment. “Please tell me.”
그의 목소리가 떨리더니 잦아들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잠시 후 조너스가 다시 물었다. “제게 말해 주세요.”
로즈메리를 회상하던 기버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다가 결국 멈춰버려. 10년 전의 슬픈 기억이 할아버지의 목을 꽉 죄고 있는 것 같지. 조너스는 이 무거운 분위기를 깨고 다시 한번 진실을 요구해. 궁금해서 현기증 날 지경인 조너스의 간절함이 느껴지니?
The Giver closed his eyes. “It broke my heart, Jonas, to transfer pain to her.
기버는 눈을 감았다. “조너스, 그녀에게 고통을 전달하는 것은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단다.
할아버지가 눈을 감으셨어. 그건 단순히 눈꺼풀을 내린 게 아니라, 차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의 뚜껑을 여는 비장한 동작이야. 사랑하는 제자에게 고통을 주입해야 했던 스승의 찢어지는 심정이 문장 하나하나에 꾹꾹 눌러 담겨 있어.
But it was my job. It was what I had to do, the way I’ve had to do it to you.”
“하지만 그것은 내 일이었어.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었고, 너에게 해야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이었지.”
직업병도 이런 직업병이 없어. 괴로워도 해야만 하는 기억의 수신자라는 운명... 할아버지는 로즈메리에게 고통을 준 게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정해진 매뉴얼에 따른 업무였다는 걸 강조해. 조너스에게 고통을 주는 지금 이 순간도 사실 할아버지에겐 괴로운 업무 연장선인 셈이지.
The room was silent. Jonas waited. Finally The Giver continued.
방 안은 고요했다. 조너스는 기다렸다. 마침내 기버가 말을 이었다.
이 숨 막히는 침묵! 정적만이 가득한 방 안에서 조너스는 재촉하지 않고 할아버지가 다시 용기를 낼 때까지 기다려줘. 찐친이라면 이럴 때 가만히 있어 주는 게 국룰이지. 그리고 드디어 할아버지가 로즈메리의 진짜 훈련 이야기를 시작하려 해.
“Five weeks. That was all. I gave her happy memories: a ride on a merry-go-round; a kitten to play with; a picnic.
“5주간이었다. 그것이 전부였다. 나는 그녀에게 행복한 기억들을 주었다. 회전목마 타기, 함께 놀 아기 고양이, 소풍 같은 것들이었다.”
로즈메리의 훈련 기간은 딱 5주였대. 군대 훈련소 기간보다도 짧지? 그 짧은 시간 동안 할아버지는 손녀뻘인 그녀에게 세상에서 제일 달콤한 기억들만 골라줬어. 회전목마에 아기 고양이라니, 이건 뭐 거의 힐링 캠프 수준 아니냐고. 하지만 이 달콤함이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었다는 게 문제지.
Sometimes I chose one just because I knew it would make her laugh,
“가끔은 단지 그녀를 웃게 해 줄 것이라는 걸 알았기에 어떤 기억을 선택하기도 했다.”
할아버지 마음 좀 봐. 교육 목적보다는 그냥 제자의 웃는 얼굴이 보고 싶어서 기억을 골랐대. 무뚝뚝해 보여도 속은 완전 '손녀 바보' 재질이지? 누군가를 웃게 하려고 고민하는 마음, 그게 진짜 찐사랑 아니겠어?
and I so treasured the sound of that laughter in this room that had always been so silent.
“항상 그토록 고요했던 이 방 안에서 들리는 그 웃음소리를 나는 너무나 소중히 여겼다.”
기버의 방은 원래 침묵만 흐르는 삭막한 곳이었어. 그런데 로즈메리의 웃음소리가 그 정적을 뚫고 울려 퍼졌을 때, 할아버지는 그 소리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졌을 거야. '보물처럼 여겼다'는 말에서 할아버지의 외로움이 훅 느껴져서 코끝이 찡해지네.
“But she was like you, Jonas. She wanted to experience everything. She knew that it was her responsibility.
“하지만 그녀는 너와 같았단다, 조너스. 그녀는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어 했어. 그것이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
로즈메리도 조너스처럼 호기심 대마왕이었대. 적당히 좋은 것만 보고 넘어가도 되는데, 굳이 '다 보여주세요!'라고 외치는 저 용감함... 아니, 무모함인가?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그녀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것 같아 불안 불안해.
And so she asked me for more difficult memories.” Jonas held his breath for a moment.
“그래서 그녀는 내게 더 힘든 기억들을 달라고 요청했단다.” 조너스는 잠시 숨을 죽였다.
로즈메리가 드디어 '매운맛'을 보여달라고 선언했어. 행복한 기억만으로는 수신자의 임무를 다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거지. 조너스는 자기가 겪었던 그 고통들이 생각나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나 봐. 숨 참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지?
“You didn’t give her war, did you? Not after just five weeks?” The Giver shook his head and sighed.
“설마 전쟁의 기억을 주신 건 아니죠, 그렇죠? 겨우 5주밖에 안 지났는데 말이에요.” 기버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너스가 기버 할아버지를 거의 취조하듯 묻고 있어. 자기도 겪어본 그 끔찍한 '전쟁' 기억을 5주 차 신입에게 줬을까 봐 걱정되는 거지. 할아버지의 깊은 한숨에는 '내가 그렇게까지 무식한 놈은 아니란다'라는 억울함과 슬픔이 섞여 있어.
“No. And I didn’t give her physical pain. But I gave her loneliness. And I gave her loss.
“아니란다. 그리고 육체적인 고통도 주지 않았지. 하지만 그녀에게 외로움을 주었어. 그리고 상실감을 주었단다.”
할아버지는 육체적 고통 대신 정신적 고통을 선택했대. '외로움'과 '상실감'. 차라리 매 맞는 게 낫지,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은 약도 없잖아. 5주 된 신입에게는 이 정서적 매운맛도 핵불닭볶음면급으로 치명적이었을 거야.
I transferred a memory of a child taken from its parents. That was the first one. She appeared stunned at its end.”
“부모에게서 아이를 빼앗는 기억을 전달했지. 그것이 첫 번째였다. 기억이 끝났을 때 그녀는 아연실색한 모습이었단다.”
첫 번째 매운맛 메뉴가 '생이별'이었어. 부모에게서 아이를 뺏는 장면이라니, 이건 뭐 멘탈 파쇄기 수준이지. 로즈메리가 멍하니 충격받은 표정을 지었다는 묘사에서 그 고통의 깊이가 느껴져. 사랑만 가득하던 세상에서 이런 비극을 처음 마주했으니 오죽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