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 kids had a birthday party,” Zero said. “I guess it was about two weeks after my mother left.”
“어떤 아이들이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어,” 제로가 말했다. “엄마가 떠나고 한 2주쯤 지났을 때였던 것 같아.”
엄마가 떠난 지 겨우 2주... 배고픔과 외로움에 익숙해질 법한 그 시기에 제로가 마주한 건 세상 화려한 생일 파티였어. 누군가는 축복을 받고 있는데 제로는 혼자 남겨진 시간을 계산하고 있었다니, 이 대비가 너무 마음 아프지 않아?
“There was a picnic table next to the playscape and balloons were tied to it. The kids looked to be the same age as me.”
“놀이기구 옆에 피크닉 테이블이 있었고 풍선들이 매달려 있었어. 아이들은 나랑 비슷한 또래로 보였지.”
알록달록 풍선에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테이블... 제로한테는 그 풍경이 마치 다른 세계 이야기처럼 보였을 거야. 자기랑 나이도 비슷한 애들이 웃고 떠드는데, 자기는 그 풍경 속에 섞이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그 소외감이 느껴져?
“One girl said hi to me and asked me if I wanted to play. I wanted to, but I didn’t.”
“한 여자애가 나한테 인사를 하더니 같이 놀고 싶은지 물었어. 그러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어.”
아이들은 선입견이 없어서 제로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어. 제로도 얼마나 같이 놀고 싶었겠어? 하지만 스스로가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버린 아이의 거절이 너무 가슴을 후벼파네. 'I wanted to' 뒤에 생략된 그 수많은 갈망이 느껴져서 더 슬퍼.
“I knew I didn’t belong at the party, even though it wasn’t their playscape. There was this one mother who kept staring at me like I was some kind of monster.”
“그게 그애들의 놀이터가 아니었는데도 나는 내가 그 파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어. 어떤 엄마 한 분이 나를 무슨 괴물 보듯 계속 쳐다보고 있었거든.”
제로는 공공장소인 공원에서조차 자기가 '침입자'라고 느꼈어. 아이들은 같이 놀자고 하는데, 어른들의 그 싸늘한 시선이 제로를 괴물로 만들어버린 거지. 'keep staring' 한다는 표현에서 그 엄마의 무례함과 제로가 느꼈을 수치심이 팍 느껴져서 진짜 화가 난다.
“Then later a boy asked me if I wanted a piece of cake, but then that same mother told me, ‘Go away!’”
“그 후 나중에 한 소년이 나에게 케이크 한 조각을 원하는지 물었지만, 바로 그때 그 똑같은 엄마가 나에게 ‘저리 가!’라고 말했다.”
착한 남자애가 케이크 먹으라고 말을 걸어줬는데, 아까 그 빌런 엄마가 등판해서 초를 쳤네. 케이크 한 조각 주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애 기를 죽이고 그래? 'Go away'라니, 진짜 인심 고약하기 짝이 없다. 제로의 작은 희망이 무너지는 순간이야.
“and she told all the kids to stay away from me, so I never got the piece of cake.”
“그리고 그녀는 모든 아이들에게 나에게서 떨어져 있으라고 말했고, 그래서 나는 케이크 한 조각을 끝내 받지 못했다.”
혼자 안 주는 것도 모자라 애들까지 다 선동해서 따돌리네? 케이크 한 조각이 문제가 아니라 제로의 작은 마음까지 짓밟아버린 거야. 이 대목 읽을 때마다 혈압이 오르는데, 제로의 덤덤한 말투가 더 마음 아프게 들려.
“I ran away so fast, I forgot Jaffy.” “Did you ever find him— it?”
“나는 너무 빨리 도망치는 바람에 재피를 잊어버렸어.” “그 인형을— 그것을 다시 찾았니?”
너무 무섭고 서러워서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유일한 친구인 재피까지 두고 왔대. 스탠리가 무심결에 'him(그)'이라고 불렀다가 인형인 걸 깨닫고 'it(그것)'으로 고쳐 부르는 게 포인트야. 스탠리도 이제 재피를 제로의 소중한 인격체급 친구로 생각하게 된 거지.
For a moment, Zero didn’t answer. Then he said, “He wasn’t real.”
잠시 동안 제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말했다. “그는 진짜가 아니었어.”
“He wasn't real.” 이 짧은 한마디가 주는 먹먹함이 대박이야. 인형은 가짜지만 제로한테는 진짜 친구였고, 그 가짜 친구마저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이 깔려 있는 것 같아. 제로가 왜 그렇게 말수가 적고 마음을 닫은 애가 됐는지 이제야 퍼즐이 맞춰지지?
Stanley thought again about his own parents, how awful it would be for them to never know if he was dead or alive.
스탠리는 자신의 부모님에 대해, 그리고 그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영영 모르는 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끔찍한 일일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
자나 깨나 부모님 걱정하는 스탠리, 이 정도면 유교 드래곤도 감동할 효자 인정이지? 근데 진짜 생사 확인 안 되면 기다리는 사람 멘탈은 바사삭 가루가 되는 거잖아. 제로 사연 듣다가 자기 부모님 생각까지 미치니까 마음이 아주 천근만근인 상태야.
He realized that was how Zero must have felt, not knowing what happened to his own mother.
그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 채 제로가 느꼈을 감정이 바로 그랬을 것임을 깨달았다.
드디어 제로의 마음을 100% 동기화시킨 스탠리! 자기가 부모님 생사 모를까 봐 걱정하는 그 마음이, 바로 제로가 엄마를 기다리며 느꼈을 그 감정이라는 걸 깨달은 거지. 역지사지의 끝판왕 모먼트야.
He wondered why Zero never mentioned his father. “Hold on,” Zero said, stopping abruptly. “We’re going the wrong way.”
그는 왜 제로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했다. “잠깐만,” 제로가 갑자기 멈춰 서며 말했다. “우리는 길을 잘못 가고 있어.”
제로의 엄마 사연은 들었는데 아빠 얘긴 쏙 빠졌네? 스탠리가 'TMI 좀 더 풀어봐'라고 생각하던 찰나, 제로가 갑자기 'STOP!'을 외쳤어. 인간 내비게이션 제로가 경로 이탈을 감지했나 봐! 아빠 걱정보다 길 찾는 게 우선인 상황이지.
“No, this is right,” said Stanley. “You were heading toward Big Thumb when you saw the boat off to your right,” said Zero.
“아니야, 이 길이 맞아,” 스탠리가 말했다. “네가 네 오른쪽에서 보트를 보았을 때 너는 엄지 바위를 향해 가고 있었어,” 제로가 말했다.
스탠리는 뇌피셜로 맞다고 우기는데, 제로는 인간 블랙박스급 기억력을 뽐내며 팩트를 제시하고 있어. '너 그때 오른쪽에서 보트 봤잖아, 기억 안 나?'라고 조근조근 반박하는 제로! 사막에서 길 잘못 들면 인생 로그아웃이니까 제로 말 듣는 게 신상에 좋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