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got to stop and rest,” he said after a while. Stanley looked at Big Thumb.
“좀 멈춰서 쉬어야겠어.” 한참 뒤에 그가 말했다. 스탠리는 ‘큰 엄지’를 바라보았다.
결국 제로가 '항복' 선언을 했어. 걷고 또 걸어도 끝이 안 보이니 체력이 바닥난 거지. 스탠리는 대답 대신 저 멀리 '큰 엄지' 산을 봐.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친구가 쓰러지니 속이 타들어 가겠지? 목적지는 눈앞인데 발걸음은 안 떨어지는 이 환장할 상황!
It still didn't look any closer. He was afraid if Zero stopped, he might never get started again.
그것은 여전히 조금도 더 가까워 보이지 않았다. 그는 제로가 멈춘다면, 다시는 시작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
스탠리 지금 심장이 쫄깃해지는 중이야. 산은 요지부동인데, 제로의 배터리는 거의 0%거든. 여기서 멈추면 제로가 다시는 못 일어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 거지. 마치 시동 꺼진 구닥다리 차를 밀고 가는 기분이랄까?
“We're almost there,” he said. He wondered which was closer: Camp Green Lake or Big Thumb?
“거의 다 왔어,” 그가 말했다. 그는 캠프 그린 레이크와 ‘큰 엄지’ 중 어디가 더 가까운지 궁금했다.
스탠리의 '거의 다 왔어'는 사실상 자기 최면이야. 뒤돌아 캠프로 가나, 앞으로 산으로 가나 도긴개긴인 상황이거든. 지옥 같은 캠프와 미지의 산 사이에서 갈등하는 스탠리의 뇌 정지 순간이지.
“I really have to sit down.” “Just see if you can go a little—”
“정말 좀 앉아야겠어.” “그냥 조금만 더 갈 수 있는지 봐 봐—”
제로의 엔진이 드디어 꺼졌어. '나 진짜 못 가!'라는 비명 섞인 투정인데, 스탠리는 어떻게든 달래보려고 '조금만 더...'라고 붙잡지. 스포일러지만, 제로의 끈기는 여기서 툭 끊어지기 직전이야.
Zero collapsed. The shovel stayed up a fraction of a second longer,
제로가 쓰러졌다. 삽은 아주 찰나의 순간 동안 더 서 있었다.
와, 이 장면 완전 영화 같아! 제로는 픽 쓰러졌는데, 그가 짚고 있던 삽만 잠시 허공에 덩그러니 서 있는 거 있지? 0.1초의 정적 뒤에 삽도 따라 쓰러지는 그 비극적인 묘사, 소름 돋지 않니?
perfectly balanced on the tip of the blade, then it fell next to him.
삽날 끝으로 완벽하게 균형을 잡더니, 이내 그의 옆으로 쓰러졌다.
삽도 제로랑 같이 고생해서 그런지, 마지막까지 의리를 지키며 균형을 잡다가 제로 옆에 나란히 누웠어. 이제 둘 다 아웃이야. 스탠리 혼자 이 황무지에 덩그러니 남겨진 그 적막함이 느껴져?
Zero knelt, bent over with his head on the ground. Stanley could hear a very low moaning sound coming from him.
제로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댄 채 몸을 굽혔다. 스탠리는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아주 낮은 신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제로부터 먼저 뻗어버렸어. 땅바닥이랑 거의 물아일체가 돼서 앓는 소리를 내는데, 스탠리 입장에서는 이게 친구 신음인지 죽음의 문턱에서 나는 소리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처절한 상황이지.
He looked at the shovel and couldn't help but think that he might need it to dig a grave.
그는 삽을 바라보았고, 무덤을 파기 위해 그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삽을 보는데 갑자기 호러 영화 한 편 뚝딱 찍는 중이야. 땅 파는 도구가 이제는 무덤 파는 도구로 보이니 스탠리 멘탈이 얼마나 너덜너덜하겠어? '야, 이거 제로 무덤 파는 용인가?' 하는 끔찍한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거지.
Zero's last hole. And who will dig a grave for me? he thought.
제로의 마지막 구덩이라니. 그럼 나를 위한 무덤은 누가 파 줄 것인가, 그는 생각했다.
제로 무덤 걱정하다가 이제 자기 무덤 걱정까지 확장됐어. '제로 죽으면 내가 파주는데, 나 죽으면 누가 파주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거 보니 스탠리도 거의 해탈 직전이야. 우정도 좋지만 일단 죽는 순서부터 따지게 되는 처절한 상황이지.
But Zero did get up, once again flashing thumbs-up. “Give me some words,” he said weakly.
하지만 제로는 정말로 일어났고, 다시 한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였다. “나한테 단어 몇 개만 알려 줘.” 그가 힘없이 말했다.
와, 제로 끈기 보소! 죽다 살아나서 '따봉' 한 번 날리더니 갑자기 단어 공부하재. 이쯤 되면 거의 '공부의 신'도 울고 갈 학구열 아니냐? 몸은 만신창이인데 지식욕은 폭발하는 언밸런스한 매력!
It took Stanley a few seconds to realize what he meant. Then he smiled and said, “R-u-n.”
스탠리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닫는 데 몇 초가 걸렸다. 그러고 나서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R-u-n.”
제로가 갑자기 단어 공부를 하자고 하니까 스탠리가 잠시 뇌 정지가 온 거야. '이 상황에 공부라고?' 싶다가도, 제로의 그 간절한 눈빛에 결국 '스파르타 과외 선생님' 모드로 변신한 거지. 첫 단어부터 'Run'이라니, 지금 우리 상황이랑 딱 맞지 않니?
Zero sounded it out to himself. “Rr-un, run. Run.” “Good. F-u-n.” “Fffun.”
제로는 혼잣말로 소리 내어 읽었다. “Rr-un, run. Run.” “좋아. F-u-n.” “Fffun.”
제로의 눈물겨운 발음 연습 시간! '런' 발음을 하려고 혀를 굴리는데, 거의 힙합 래퍼 뺨치는 라임(Run-Fun)을 맞추고 있어. 몸은 만신창이인데 공부 의지만큼은 전교 1등 포스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