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re you?” she asked as I sat down.
"어떻게 지냈니?" 내가 자리에 앉자 그녀가 물었다.
진료실의 무거운 침묵을 깨는 싱 박사의 첫인사야. 평범한 인사 같지만, 아자에게는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조차 수많은 생각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시작점이지.
The walls in Dr. Singh’s office were bare except for this one small picture of a fisherman standing on a beach with a net slung over his shoulder.
싱 박사의 사무실 벽은 텅 비어 있었다. 해변에 서서 그물을 어깨에 메고 있는 어부의 작은 그림 하나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싱 박사의 사무실은 굉장히 단조롭고 장식이 없어. 그 삭막한 공간에서 아자의 시선을 끈 건 그물을 멘 어부의 그림뿐이야. 왠지 아자의 마음도 그 텅 빈 벽처럼 허전해 보여.
It looked like stock photography, like the picture that came free with the frame. She didn’t even have any diplomas up on the wall.
그것은 액자를 사면 덤으로 끼워주는 사진 같은, 흔해 빠진 스톡 사진처럼 보였다. 벽에는 졸업장조차 걸려 있지 않았다.
싱 박사의 진료실이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정 없는 공간인지 보여주는 장면이야. 전문직 자부심의 상징인 졸업장 하나 없이, 액자 살 때 들어있는 샘플 사진 같은 그림만 덜렁 있는 삭막한 분위기지.
“I feel like I might not be driving the bus of my consciousness,” I said. “Not in control,” she said. “I guess.”
"내 의식이라는 버스를 내가 운전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내가 말했다.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뜻이구나." 그녀가 말했다. "그런 것 같아요."
아자가 자신의 강박적인 생각을 제어할 수 없는 상태를 '운전자가 없는 버스'에 비유하고 있어. 자기 머릿속인데 정작 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그 답답함을 싱 박사가 찰떡같이 요약해주는 대목이야.
Her legs were crossed, and her left foot was tapping the ground like it was trying to send a Morse code SOS.
그녀는 다리를 꼬고 있었고, 왼쪽 발은 마치 모스 부호로 구조 신호를 보내려는 것처럼 바닥을 툭툭 치고 있었다.
무표정한 싱 박사의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쉼 없이 까닥거리는 발동작을 묘사하고 있어. 아자의 눈에는 그 발동작조차도 뭔가 긴급한 구조 신호처럼 보일 정도로 예민해진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지.
Dr. Karen Singh was in constant motion, like a badly drawn cartoon, but she had the single greatest resting poker face I’d ever seen.
카렌 싱 박사는 서투르게 그려진 만화처럼 쉼 없이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녀는 내가 지금까지 본 그 누구보다도 완벽한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몸은 쉴 새 없이 움직이는데 얼굴은 한 점 흐트러짐 없는 싱 박사의 기묘한 모습을 묘사했어. 아자의 예리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부분인데, '서투르게 그려진 만화'라는 표현이 싱 박사의 캐릭터를 확 살려주지.
She never betrayed disgust or surprise. I remember when I told her that I sometimes imagine ripping my middle finger off and stomping on it,
그녀는 결코 혐오감이나 놀라움을 드러내지 않았다. 내가 그녀에게 가끔 내 가운뎃손가락을 뽑아서 짓밟아버리는 상상을 한다고 말했을 때가 기억난다.
싱 박사의 무시무시한 포커페이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야. 에이자가 자기 손가락을 뽑아 버리는 하드코어한 상상을 털어놔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니, 진정한 프로 상담러의 향기가 나지 않아?
she said, “Because your pain has a locus there,” and I said, “Maybe,” and she shrugged and said, “That’s not uncommon.”
그녀는 "네 고통의 궤적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야"라고 말했고, 나는 "아마도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며 "그건 드문 일이 아니란다"라고 말했다.
싱 박사는 에이자의 기괴한 상상을 '고통의 궤적(locus)'이라는 전문 용어로 깔끔하게 정리해버려. 게다가 그런 애들 많다며 쿨하게 넘기는데, 상담사의 내공이 장난 아니지?
“Has there been an uptick in your rumination or intrusive thoughts?” “I don’t know. They continue to intrude.”
"반추하는 생각이나 침습적 사고가 증가했니?" "잘 모르겠어요. 계속해서 침범해와요."
싱 박사가 본격적으로 진료 모드에 들어갔어. '반추(rumination)'니 '침습(intrusive)'이니 하는 어려운 말들을 쓰는데, 사실 '머릿속에 나쁜 생각 자꾸 나니?'라고 묻는 거야. 에이자의 대답이 참 짠하네.
“When did you put that Band-Aid on?” “I don’t know,” I lied. She stared at me, unblinking.
"그 반창고는 언제 붙였니?" "모르겠어요." 나는 거짓말을 했다. 그녀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싱 박사의 예리한 레이더에 딱 걸렸어! 반창고 붙인 시간까지 체크하는 디테일함이라니. 에이자는 대충 둘러댔지만, 싱 박사의 무표정 레이저 발사에 아마 등줄기가 서늘했을걸?
“After lunch.” “And with your fear of C. diff?” “I don’t know. Sometimes it happens.”
"점심 식사 후예요." "그리고 C. 디프 균에 대한 공포는 어떻고?" "모르겠어요. 그냥 가끔 그래요."
에이자가 반창고를 언제 붙였는지 실토(?)하는 장면이야. 싱 박사는 에이자의 고질적인 공포인 'C. 디프 균' 이야기를 슬쩍 꺼내며 상태를 살피고 있어. 에이자의 대답은 늘 그렇듯 모호하지만, 그 안에 담긴 무력감이 느껴져.
“Do you feel that you’re able to resist the—” “No,” I said.
"너는 네가 그 충동을 억제할 수 있다고 느끼니—" "아니요." 내가 말했다.
싱 박사가 에이자의 통제력을 확인하려고 질문을 던지는데, 에이자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No'라고 잘라버려. 자기 머릿속의 폭풍을 멈출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에이자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거지.